롤에서 패드립하고 "통매음 걸어 봐" 조롱…이 후 '통매음'으로 법정 선 10대
롤에서 패드립하고 "통매음 걸어 봐" 조롱…이 후 '통매음'으로 법정 선 10대
게임 방식 지적당하자 피해자 상대로 패드립⋯통매음 고소해보라며 조롱도
실제로 재판 넘겨지자 "성적욕망 유발할 목적 없었다" 주장했지만
재판부 "성적 욕망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 있었다"⋯다만, 선고유예 결정

게임 중 채팅을 통해 소위 패드립을 시작한 A군. 통매음으로 고소할 테면 고소하라는 듯한 태도를 취하며 B씨를 조롱했는데, 이 일로 A군은 법정에 서게 됐다. 성폭력처벌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죄 혐의로.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너네 엄마 XX해서 화났냐", "너네 엄마처럼 XX소리 내서 적군을 꼬셔라"
온라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 단체 채팅방이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로 뒤덮였다. 10대인 A군은 같은 팀을 이뤄 게임하던 20대 B씨에게 자신의 게임 방식을 지적당하자, B씨 어머니를 조롱하는 등 소위 '패드립'(패륜과 애드리브를 합친 말로, 상대방을 비난하기 위해 그 부모를 욕설 소재로 삼는 것)을 하기 시작했다.
B씨가 "성희롱하지 마라" "자제해달라"고 했지만, A군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A군은 고소할 테면 고소하라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통매음 걸어 봐, 될 것 같냐고ㅋ"라며.
그의 호언장담과 달리 A군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에 규정된 '통신매체이용음란죄'(이하 통매음) 혐의로 법정에 섰다. 재판에서 A군은 B씨에게 위와 같은 발언을 한 건 인정하면서도, 게임 중 화가나 이를 분풀이한 것일 뿐 성적 욕망을 유발하려는 목적 등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통매음의 성립요건을 부정하기 위해서였다. 성폭력처벌법상 통매음은 ①전화, 컴퓨터 등 통신매체를 이용해 ②자기 또는 타인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③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이나 글, 음향 등을 ④상대방에게 전달했을 때 성립한다. 처벌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우선, 온라인 게임 채팅 중 일어난 일(①·④)로 통매음 성립 요건 일부는 이미 충족됐다. 이에 A군 측은 나머지 요건(②·③)을 부정하는 전략을 내세웠다.
하지만 이 사건을 맡은 청주지법 형사6단독 최유나 판사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우선 최 판사는 아래 대법원 판례를 들어 A군에게 성적 욕망을 만족시키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판단했다(②).
"성적 욕망에는 성행위나 성관계를 직접적인 목적이나 전제로 하는 욕망뿐 아니라, 상대방을 성적으로 비하하거나 조롱하는 등 성적 수치심을 줌으로써 자신의 심리적 만족을 얻고자 하는 욕망도 포함된다. 이러한 성적 욕망이 상대방에 대한 분노감과 결합돼 있다 해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8도9775)
다시 말해 A군이 B씨에게 분노를 표출하려는 게 주된 목적이었더라도, 이를 위해 상대방의 부모를 성적으로 비하했다면 이는 A군의 성적 욕망을 만족시키기 위한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반드시 가해자와 피해자 성별이 남녀여야 하는 건 아니었다. A군과 B씨처럼 '동성' 간이어도 인정될 수 있었다.
이어 최 판사는 A군이 채팅에서 사용한 표현은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짚었다(③).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들의 기준에서 볼 때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표현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이를 종합했을 때, A군의 통매음 혐의가 유죄라고 판단했다. "피해자가 느낀 성적 수치심 등에 비춰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꾸짖기도 했다.
다만 A군이 △잘못을 인정하는 점 △게임에서 탈퇴한 점 △초범인 점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해 지난해 12월 '벌금 70만원의 선고유예'를 판결했다. 선고유예란, 죄는 인정되지만 선고를 미룸으로써 2년간 범죄를 저지르지 않으면 선고 자체가 없었던 일이 된다. 사실상 처벌이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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