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유령 남편, 이혼하고 싶습니다" 법적 해법은?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20년 유령 남편, 이혼하고 싶습니다" 법적 해법은?

2026. 02. 03 17:19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위자료·재산분할 없는 이혼, 전문가들이 말하는 최선의 절차

20년간 연락이 끊긴 남편과 이혼하려는 여성을 위해 법률 전문가들이 해결책을 제시했다. / AI 생성 이미지

20년간 연락 한번 없던 남편과 법적으로 남남이 되려는 한 여성의 사연이다. 재산도, 위자료도 원치 않는 이 절박한 이혼을 위해 법률 전문가들은 어떻게 조언했을까?


남편의 주소를 몰라도 소송이 가능한 '공시송달'부터 미래의 분쟁까지 막는 '조정'의 효력까지, 가장 확실하고 빠른 이별의 방법을 짚어본다.


20년의 단절, 마침표를 찍고 싶은 어머니


“아무것도 원하는 것 없습니다.” 20년 가까이 유령처럼 살아온 남편과 법적인 관계를 완전히 정리하고 싶다는 한 여성. 그의 자녀가 온라인 상담을 통해 어머니의 절박한 심정을 전했다.


사연에 따르면, 여성의 남편은 과거 상습적인 도박으로 돈을 잃었고, 불의의 사고로 장애 판정까지 받은 뒤 주소를 옮기고 연락을 끊었다. 부부는 18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사실상 남남으로 지내왔다.


그러던 중 최근 친가 쪽에서 온 연락으로 어머니가 정신적으로 큰 고통을 받자, 이 불완전한 관계에 마침표를 찍기로 결심한 것이다.


가장 빠른 길, "협의가 최선…대화 어렵다면 조정신청"


전문가들은 소송에 앞서 당사자 간 합의를 시도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35년 경력의 고순례 변호사는 "이 경우에 아버지와 연락해서 두분이서 협의이혼하면 제일 좋습니다. 절차도 간단하고, 서류도 간단하고, 비용도 안 듭니다. 기간도 한 달이면 되구요"라고 가장 빠르고 간단한 해법을 제시했다.


서로 얼굴을 마주하기 어렵다면 법원의 중재를 통한 '이혼조정' 절차도 훌륭한 대안이다. 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의 이재희 변호사는 상담을 요청한 자녀에게 "자녀분께서 부친과 연락이 닿는다면 부친에게 이혼 의사를 물어보세요. 만약, 이혼에 동의하고 재산분할도 하지 않는 것에 동의를 한다면, '조정대리'로 한 두 달만에 이혼을 마무리지을 수 있습니다"라며 조정 절차의 신속성을 강조했다.


대화 불가능할 때, "소송하면 쉽게 이혼 가능"


만약 남편이 이혼을 거부하거나 연락이 전혀 닿지 않는다면, 최후의 수단으로 재판상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20년에 달하는 별거 기간 자체가 혼인이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파탄 났다는 명백한 증거이므로 승소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이는 민법 제840조가 정한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한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두분 혼인 관계는 이미 완전히 파탄에 이른 상황이기 때문에, 이혼소송을 제기하면 이혼은 쉽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확신했으며, 라미 법률사무소 이희범 변호사 역시 "20년 가까이 별거했다면 상대방의 동의없이도 재판상 이혼이 가능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주소 몰라도 괜찮아"…법원의 추적과 '공시송달'


상대방의 주소나 연락처를 몰라 소송을 망설일 필요는 없다. 법률사무소 무율 김도현 변호사는 "상대방의 주소를 알지 못해도 법원을 통해 밝혀 진행이 가능합니다"라고 설명했다. 법원이 직권으로 통신사나 행정기관에 사실조회를 신청해 주소지를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모든 방법을 동원해도 소재 파악이 안 될 경우에는 '공시송달'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법률사무소 엘엔에스 김의지 변호사는 "필요시 공시송달 절차를 통해 소송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라고 조언했다. 공시송달은 법원 게시판 등에 소송 서류를 게시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전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로, 상대방이 잠적하더라도 재판을 진행할 수 있게 한다.


재산 분쟁 '0'…미래의 불씨까지 꺼야


어머니가 위자료나 재산분할을 원치 않는다는 점은 소송을 간소화하는 긍정적 요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분쟁의 소지를 완전히 없애기 위해 이를 법적으로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노경희 변호사는 법원의 '이혼조정' 절차를 통해 합의안을 작성하는 방법을 제안하며, 조정이 확정되면 이는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져 '향후 상대방 배우자에게 위자료, 연금분할, 손해배상 등 소송을 제기할 수 없으므로(부제소합의)', 미래의 법적 분쟁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신사 법무법인 김연주 변호사 역시 혹시 모를 향후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 위자료나 재산분할을 원치 않는다는 점을 소장에 명시해 확실히 법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단순히 서류상 관계를 정리하는 것을 넘어, 미래에 발생할지 모를 법적 분쟁의 불씨까지 완벽히 끄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