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 폭탄에 또 벌금…판사에게 '이것' 호소하면 감액 가능할까?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벌금 폭탄에 또 벌금…판사에게 '이것' 호소하면 감액 가능할까?

2025. 11. 13 16:27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음주 벌금 분납 중 또 약식기소…법원 '경제 사정 고려' 판례 잇따라, 감액 위한 법적 절차와 핵심 쟁점 분석

벌금형 약식기소 통보 시 경제적 어려움이 있다면 7일 내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날아든 벌금 고지서, 판사에게 '딱한 사정'을 호소하면 과연 깎아줄까?


1년 전 음주운전으로 부과된 벌금을 힘겹게 나눠 내던 한 시민에게 또다시 벌금형 약식기소(공판 없이 서면 심리로 벌금형을 구하는 절차) 통보가 날아들었다. 사소한 시비가 발단이었는데, 이번 벌금은 도저히 낼 수 없는 형편이다.


그의 고민은 깊었다. 재판부에 딱한 사정을 알려 벌금을 줄여달라 호소하고 싶지만, 마음 한편에는 불안이 도사린다. 과거 음주운전 벌금을 언급하는 순간, 판사에게 '상습범'이라는 나쁜 인상만 심어주는 건 아닐까.


경제적 파탄 직전의 현실과 판사의 시선 사이에서 그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변호사들에게 도움을 구했다.


"정식재판 가야" vs "의견서 먼저"…변호사들도 의견 갈렸다


법률 전문가들의 조언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뉘었다. 다수의 변호사는 약식명령을 받은 뒤 7일 안에 정식재판을 청구하라고 권했다. 정식재판을 통해 법정에서 직접 양형의 부당함을 주장하고, 그때까지 벌금을 내지 않아도 되니 시간적 여유도 벌 수 있다는 계산이다. "약식명령이 나오기 전에 벌금이 감액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는 현실적인 판단이 깔려있다.


반면, 일부 변호사는 '사전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약식명령이 나오기 전, 판사에게 경제적 어려움을 담은 의견서와 증빙 자료를 제출해 선처를 구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다. 기초생활수급자 증명서, 월급명세서 등 구체적 자료를 통해 '벌금을 낼 능력이 없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입증하라는 것이다.


'과거 벌금' 언급, 독이 될까 약이 될까?


가장 큰 쟁점은 '과거 음주 벌금 분납 사실'을 밝힐지 여부였다. 한쪽에서는 "괜히 불리한 인상을 줄 수 있으니 언급하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며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다른 시각도 존재했다. 오히려 "이전 벌금을 성실히 분납 중이라는 사실은 현재의 경제적 어려움을 객관적으로 증명하는 가장 강력한 증거"라는 반론이다. 이는 법적 의무를 다하려는 성실한 태도를 보여줘 긍정적 인상을 줄 수 있으며, 두 개의 벌금을 동시에 감당할 수 없는 현실적 고통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법원의 시선 "경제적 파탄은 벌금형의 목적 아니다"


법원은 피고인의 경제적 사정을 양형(형벌의 정도를 정하는 일)에 중요한 요소로 고려한다(형법 제51조). 헌법재판소 역시 "벌금형의 목적이 경제적 파탄을 초래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판시한 바 있다.


실제로 법원은 피고인의 경제적 능력을 고려해 약식명령보다 벌금액을 낮춘 판결을 다수 내놓고 있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스토킹 혐의로 약식기소된 피고인에게 정식재판에서 벌금액을 감액했고, 광주지방법원 역시 공동상해 사건에서 피고인들의 경제 사정 등을 고려해 벌금을 깎아준 사례가 있다.


"벌금 더 오를까 봐…" 걱정 마세요, '7일의 기회'가 있습니다


만약 법원의 약식명령 벌금액이 과도하다고 판단되면, 명령문을 송달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있다. 이때 많은 이들이 '혹시 벌금이 더 오르거나 징역형이 나오면 어쩌나' 걱정하지만, 이는 기우에 가깝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 대해 약식명령의 형보다 무거운 종류의 형을 선고하지 못하도록 규정한다(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 벌금 액수가 소폭 조정될 순 있어도, 갑자기 징역형으로 바뀌는 일은 없다는 의미다.


벌금 폭탄에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면, 포기하기 전에 법이 마련한 구제 절차의 문을 두드려볼 필요가 있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