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 후원했는데 성착취 방조? 서아람 변호사, 161명 줄소환 뚫고 '불송치' 이끌어
1000원 후원했는데 성착취 방조? 서아람 변호사, 161명 줄소환 뚫고 '불송치' 이끌어
피의자 161명 송치된 '그' 사건
사라진 시청기록 대신 디지털 증거로 증명

불법 방송에 1000원을 후원한 대학생이 방조 혐의를 받았지만, 서아람 변호사의 조력으로 불송치 처분을 받았다. /로톡뉴스
시험공부 후 켠 유튜브 방송, 무심코 누른 1000원 후원이 '성착취 방조범'이라는 족쇄가 되어 돌아왔다. 피의자 대다수가 검찰로 넘겨지는 절망적 상황에서, 검사 출신 서아람 변호사는 삭제된 시청기록 대신 쇼핑내역이라는 의외의 증거로 방조의 고의가 없었음을 입증, 불송치 처분을 이끌어냈다.
나도 방조범? 1000원 후원이 부른 비극
전문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학업에 매진하던 대학생 A씨. 그는 시험 기간 밤, 공부를 마치고 휴식을 위해 우연히 한 유튜버의 라이브 방송에 접속했다. 평소 보던 방송이라 생각해 습관적으로 1,000원을 후원했지만, 내용이 재미없어 곧바로 방송을 껐다.
하지만 이 짧은 순간은 곧 공포로 변했다. A씨가 봤던 방송이 미성년자에게 성적 벌칙을 강요하는 불법 방송이었음이 드러나면서, 그 역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 방조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된 것이다. 성범죄 관련 전과는 A씨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드는 사형선고나 다름없었다.
이 사건은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며 사회적 공분을 샀고, 수사기관은 후원자 280여 명 중 무려 161명을 검찰에 송치하며 강력한 처벌 의지를 보였다.
법조계에서도 후원 액수와 무관하게 전과가 남을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절박해진 A씨는 검사 출신 서아람 변호사에게 도움을 청했다.
사라진 시청기록, '미필적 고의'의 덫
방조죄는 정범이 범행을 한다는 정을 알면서 그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행위를 말한다(형법 제32조). 방조범이 성립하려면 정범의 실행을 돕는다는 방조의 고의와 정범의 범행에 대한 인식이 모두 필요하다.
특히 대법원은 범죄의 구체적 내용을 몰랐더라도 미필적 인식이나 예견만으로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해(대법원 2005도1247 판결), 혐의를 받는 이에겐 불리한 법리다.
A씨의 상황은 더욱 암울했다. 자신의 결백을 증명해 줄 유튜브 시청 기록이 자동 삭제 설정으로 인해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 시청했다는 주장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방법이 사라진 채, '범죄 방송인 줄 알면서도 후원했다'는 미필적 고의의 덫에 걸릴 위험이 큰 상황이었다.
서아람 변호사의 역전 전략… '쇼핑내역'과 '구독목록'
서아람 변호사는 "이 사건의 핵심은 A씨가 해당 방송의 불법성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그리고 성착취물 제작을 도울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였다"고 말했다. 그는 방조의 고의가 없었음을 입증하기 위해 치밀한 전략을 펼쳤다.
첫째, 사라진 시청 기록을 대체할 디지털 증거를 확보했다. 서 변호사는 A씨와 그날의 행적을 면밀히 재구성한 끝에, 방송 시청 직후 다른 온라인 쇼핑몰에서 제품을 결제한 내역을 찾아냈다.
이는 성적인 장면을 기대하며 방송을 계속 본 것이 아니라, 흥미가 없어 곧바로 채널을 이탈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정황 증거가 되었다.
둘째, 접속 당시 방송 상황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서 변호사는 "A씨가 방송에 접속해 있던 시점에는 어떠한 성적인 멘트나 미션 수행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으며, 자극적인 장면 역시 전혀 존재하지 않아 일반 시청자 입장에서 해당 방송의 불법성을 인지하기 매우 어려웠음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셋째, A씨의 평소 시청 습관으로 고의성을 반박했다. A씨의 유튜브 구독 목록 전체를 증거로 제출하며, 문제의 채널 구독이 불법 행위를 지지하는 팬 활동이 아닌, 알고리즘에 노출되는 채널을 습관적으로 구독하는 성향의 연장선이었음을 증명했다.
161명 송치될 때 '혐의없음'…변호사의 조언은?
경찰은 대규모 수사 끝에 피의자 160여 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서 변호사의 치밀한 조력을 받은 A씨는 대다수가 기소 의견으로 넘어가는 상황에서도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을 받아냈다.
후원 당시 자극적인 장면이 없었다는 점과 디지털 증거로 입증된 짧은 시청 시간 등이 방조의 고의가 없다는 법리적 주장을 뒷받침한 결과였다. A씨는 ‘덕분에 조사를 잘 받았고 심적으로도 큰 위로가 되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서아람 변호사는 "수사기관은 억울함을 스스로 증명해주지 않는다. 오히려 유도신문을 통해 원하는 답변을 끌어내려 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며, "경찰 조사를 앞두고 계신다면, 본인의 진술이 왜곡되지 않도록 변호인과 함께 경찰 피의자 신문과 자료 제출 및 의견서 제출을 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