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박제 해달라” 그 말 믿었다가…성범죄자 될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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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박제 해달라” 그 말 믿었다가…성범죄자 될 위기

2026. 04. 16 14:22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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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요청인 줄 알았는데”…사칭범의 덫에 걸린 남성

사칭범에게 속아 타인의 사진으로 성인물을 제작·유포한 남성이 성범죄자가 될 위기에 놓였다. / AI 생성 이미지

“영구박제해 달라”는 온라인의 한마디를 믿고 상대방의 사진으로 성인 영상을 만들어 전달한 남성이 성범죄자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사진 속 인물은 따로 있었고, 자신과 대화한 상대는 ‘사칭범’이었던 것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설령 속았더라도 실제 피해자의 동의 없는 유포 행위는 중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사칭범에게 속은 정황을 담은 대화 기록이 처벌을 피하거나 낮출 유일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제해줘” 한 마디에 시작된 악몽


악몽은 소셜미디어 ‘블루스카이’의 한 ‘박제글’에서 시작됐다. 한 남성은 특정 여성의 사진과 라인 아이디가 공개된 게시물을 보고 호기심에 연락을 취했다.


상대와 야한 대화를 나누던 중, 그녀는 자신의 사진이라며 여러 장을 보내오더니 돌연 “박제해줘, 영구박제해줘”라고 요청했다. 남성은 그 말을 믿고 사진 몇 장을 트위터 등에 올렸다가 금방 삭제했다.


그러나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받은 사진들을 모아 짧은 영상으로 편집한 뒤, “본인 요청”이라는 말과 함께 성인 사이트 운영자에게 전달했다.


얼마 후, 그는 해당 사이트에 영상이 올라온 것을 발견했지만, 곧이어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 사진 속 여성과 대화 상대는 다른 사람이었고, 자신은 엉뚱한 여성의 성착취물을 유포한 가해자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뒤늦게 영상을 지우려 했지만 운영자와의 연락은 이미 끊긴 상태였다.


속았어도 ‘유포’는 범죄…“7년 징역까지 가능”


법률 전문가들은 사칭범의 요청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법적 책임을 피하기는 어렵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법률사무소 지헌의 임대환 변호사는 “의뢰인님의 행위는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물 반포죄'에 해당할 소지가 크다”며 “결과적으로 영상 속 실제 인물의 의사에 반하여 유포된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피해자의 명시적 동의가 없었으므로 범죄 성립을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법무법인 쉴드 이승현 변호사 역시 “운영자가 최종 업로드했더라도 의뢰인이 자료를 전달하고 게시를 요청한 정황이 있다면 공모나 방조가 문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원의 열쇠, ‘스크린샷’…고의성 부인할 핵심 증거


절망적인 상황이지만, 남성이 보관 중인 ‘스크린샷’이 유일한 탈출구가 될 수 있다. 사칭범이 직접 유포를 요청한 대화 내용은, 범죄의 ‘고의성’을 부인할 핵심 증거이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명륜 오지영 변호사는 “유포 범죄에서 고의가 인정되려면 동의 없이 유포한다는 인식이 있어야 하는데, 질문자님은 당사자 본인의 요청으로 알고 행위한 것이므로 고의가 없었다는 항변이 가능합니다”라고 조언했다.


더신사 법무법인 남희수 변호사 또한 “사칭에 속은 경위, 특정인을 해치려는 의도가 없었다는 점, 게시 후 삭제 시도, 현재 삭제 노력 등은 양형에서 유리한 요소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비록 범죄 혐의를 완전히 벗지 못하더라도, 사칭범에게 속았다는 점을 입증하면 처벌 수위를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의미다.


“삭제 노력 기록하고, 사칭범 고소도 방법”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증거를 보존하고 적극적으로 피해 회복 노력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법률사무소 새율 최성현 변호사는 “현재 성인사이트에 영상이 남아 있다면 사이트 운영자에게 삭제 요청을 다양한 경로로 시도하고, 그 노력의 흔적을 남겨두시는 것이 향후 처벌 수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라고 실질적인 조언을 건넸다.


이와 함께, 가해자이면서 동시에 피해자인 상황을 역으로 활용하는 전략도 제시됐다. 임대환 변호사는 “의뢰인님 역시 사칭범으로 인한 피해자이므로, 해당 사칭범을 특정하여 고소하는 것도 사건을 유리하게 이끌어가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섣부른 대응보다 체계적인 법적 조력을 통해 억울한 사정을 소명하고 피해자와의 합의를 시도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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