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마지막 통화, 유언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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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마지막 통화, 유언 아니었다"

2026. 04. 10 09:31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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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재산 빼돌린 형제들… 법정상속분 지킬 수 있나

아버지의 "공증 알아봐라"는 통화 녹취를 유언이라 주장하며 형제들이 한 자녀를 상속에서 배제하려 하자, 법률 전문가들은 유언 효력이 없다고 진단했다./ AI 생성 이미지

"공증 알아봐라"는 아버지의 마지막 통화, 과연 유언으로 인정될까. 상주임에도 장례 절차에서 배제된 한 자녀가 다른 형제들의 일방적인 재산 처분 시도에 맞서 법적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수억 원의 자금 이동 정황까지 포착된 가운데, 법률 전문가들은 "녹취는 법적 효력이 없으며, 즉시 상속재산분할소송과 부동산 가처분을 신청해 재산을 보전해야 한다"고 만장일치로 조언했다.


장례식장서도 소외, 수상한 형제들의 재산분할


최근 부친상을 당한 A씨는 망연자실했다. 상주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형제들에 의해 장례 절차에서 사실상 배제당했고, 병원 및 장례 관련 정보조차 제대로 공유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다른 형제 3명은 "부동산은 기부하고 현금성 자산만 나누자"는 일방적인 주장을 펼치기 시작했다. 재산 관련 정보가 특정 형제에게 집중된 채, A씨는 자신의 법정상속분(4분의 1)을 요구했지만 철저히 무시당했다.


형제들이 내세운 유일한 근거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약 1주 전 남긴 통화 녹취였다. 녹취에는 특정 자녀에게 재산을 위임하고 기부하고 싶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지만, "공증 알아봐라", "하려고 한다"는 등 확정되지 않은 표현이 대부분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재산을 확인하던 중 우체국과 농협 등에서 약 1억~3억 원에 달하는 자금이 비정상적으로 이동한 흔적과 일부 임야가 이미 처분된 정황까지 발견됐다.


"유언 아냐" 변호사 만장일치…법정상속 4분의 1 보장


A씨의 사연에 대해 법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통화 녹취는 유언으로 인정받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민법은 유언의 방식을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어,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효력이 없다는 것이다.


홍원표 변호사는 "민법상 유언은 법정 방식에 따라야 하고, 녹음 유언도 유언 취지와 성명·연월일, 증인의 참여와 확인이 갖춰져야 하므로 단순히 '공증 알아봐라', '기부하려고 한다'는 정도의 표현만으로 확정적 유언으로 보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숭완 변호사 역시 "이 녹취는 '공증 알아봐라', '하려고 한다'는 표현에서 보듯 확정된 의사표시가 아니어서, 유언으로 인정받기 어렵다"고 못 박았다.


유효한 유언이 없는 이상, 재산은 법에 따라 상속인들이 나눠 가져야 한다. 정진열 변호사는 "유언이 무효이거나 존재하지 않는 경우, 상속재산은 민법에 따른 법정상속분에 의거하여 분배된다"며 "상속인이 자녀 4명뿐이라면, 성별이나 출생 순서에 관계없이 각각 4분의 1(25%)씩 동일한 비율로 권리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형제들끼리의 기부 합의 역시 A씨의 동의가 없으면 법적 구속력이 없다.


사라진 3억과 땅…'특별수익' 추적해 몫 되찾는다


사망 전 사라진 거액의 현금과 임야는 어떻게 될까? 변호사들은 이 역시 되찾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법원은 상속재산분할 소송 과정에서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 등을 통해 고인의 계좌 내역을 전부 추적할 수 있다. 최이선 변호사는 "수취인 불명의 인출이나 비정상적인 거래 패턴은 상대방의 특별수익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상속가액에 산입되어 의뢰인의 실제 배분 몫을 높여주는 핵심 근거가 된다"고 말했다.


특별수익(特別受益)이란, 일부 상속인이 고인에게서 미리 받은 증여재산을 의미한다. 법원은 이를 '상속분을 미리 받은 것'으로 보고 전체 상속재산에 더해 각자의 최종 몫을 다시 계산한다.


김현정 변호사는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으로 자금 흐름을 특정한 뒤, 부당이득반환·특별수익(민법 제1008조)·유류분(제1115조) 트랙을 병행하는 방식이 실무상 유효하다"고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협상보다 소송"…부동산 가처분으로 재산부터 묶어야


상대방이 법무사를 통해 절차를 서두르는 상황에서 A씨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협상'보다 '소송'이 안전한 선택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다른 형제들이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막는 '부동산 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강희 변호사는 "지금 단계에서 서류에 서명하거나 구두 합의에 응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우선 상속재산분할심판 청구와 함께 부동산 가처분 신청을 병행하여 상대의 임의적인 처분을 막아두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시완 변호사는 "지금 당장 상속재산분할심판 청구와 부동산 가처분 신청을 병행하여 상대방의 임의처분을 막아두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소송이라는 틀 안에서 전체 재산을 명확히 확정한 뒤에야 비로소 공정한 분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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