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오빠가 가져" 약속 믿고 아버지 10년 넘게 모셨는데, 이제 와서 "공평하게 나누자"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집 오빠가 가져" 약속 믿고 아버지 10년 넘게 모셨는데, 이제 와서 "공평하게 나누자"

2020. 05. 19 12:04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아버지 모시면 나중에 집 상속" 약속했던 동생들

유언장 없었다면⋯가족들 간의 약속은 법적 구속력 없어

기여분 극대화가 최선⋯합의 안 되면 가정법원에 기여분 청구 소송

아버지를 모시는 문제를 상의할 당시 아버지를 모시는 대신 아버지 소유의 집은 A씨가 상속받는 것에 동의했었던 여동생들. 하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딴소리를 한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약 10년 넘게 연로한 아버지를 모시고 살아온 A씨 부부. 얼마 전 아버지가 노환으로 돌아가신 뒤 집을 정리하다 날벼락 같은 소리를 들었다.


"오빠, 유산은 똑같이 나누는 거지?"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홀로된 아버지를 모시는 문제를 상의할 당시, 여동생들은 A씨가 아버지를 모시는 대신 아버지 소유의 집은 A씨가 상속받는 것에 동의했었다. 이 때문에 A씨 부부가 아버지를 모시게 됐고, 아버지의 생활비, 재산세, 공과금 등도 모두 이들이 부담해 왔다.


그런데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여동생 두 명은 약속과 달리 상속재산을 똑같이 나누어야 한다는 딴소리를 하는 것이다. 그동안 자신의 집이라고 여기며 살아온 아버지 소유의 집을 내주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인 A씨.


더구나 여동생 두 명은 아버지에게 차용증을 쓰고 각각 1억 원씩을 빌려 가 갚지도 않았다. 알음알음 알아보니 상속재산을 전혀 분배하지 않을 수는 없는 상황인 것 같다. 법적으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식들은 모두 같은 몫의 유산을 상속받게 돼 있다고 한다. 하지만 똑같이 나누는 건 "너무 억울하다"며 변호사의 도움을 구했다.


아버지 집 상속 약속, '공식적인 유언장' 작성 없어 무효

'아버지를 모시는 사람이 집을 상속받는다'는 가족 간의 약속은 법적 효력이 있는 걸까.


변호사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가족들이 합의하에 그런 결정을 했다고 해도 아버지가 공식적으로 유언장을 작성하지 않았다면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공동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는 " A씨의 경우 아버지로부터 증여가 이루어진 것도 아니고, 가족들 간 상속분할의 합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도 없다"며 "결국 가족들의 약속은 법적인 효력을 갖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설령 생전에 아버지가 A씨에게 집을 상속하는 데 동의했고, 그것이 유언의 취지였다 해도 유언으로서의 효력을 갖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유언을 통한 재산상속에는 엄격한 법정 요건을 갖춰야 하는데 이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A씨가 그동안 아버지의 생활비와 재산세, 공과금 등을 부담해 온 것도 재산 상속과는 상관없다"며 "기여분 산정 때 (이런류의) 자료로 제출해 기여분을 높이는 쪽으로 가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동생들이 빌려 간 돈은 미리 상속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아버지를 장기간 부양해온 A씨는 상속 재산 분할시 '지금까지 기여해온 부분'을 주장할 수 있다고 말한다.


기여분 제도는 '피상속인의 재산 유지나 증가에 특별히 기여했거나 피상속인을 부양한 자가 있는 경우, 상속분을 산정할 때 그 기여분을 가산해 주는 제도다. 이는 상속재산분할의 우선순위에서 유류분(遺留分⋅일정한 상속인을 위해 법률상 보장된 상속재산)보다 앞선다.


법률사무소 황금률 박성현 변호사는 "공동상속인 중에 부모를 특별히 부양한 A씨에게는 기여분이 인정된다"며 "그 기여분은 공동상속재산에서 제외되고, A씨의 고유한 상속분으로 정해진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인화 법무법인 인화의 김명수 변호사는 "상속재산분할 협의 문제에다가 기여분 문제가 더해진 사안"이라며 "공동상속인들이 원만하게 협의해 결정하면 좋지만, 그것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가정법원에 청구해 소송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통 기여분은 공동상속인들의 협의로 정하지만 제대로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기여분을 주장하는 상속인이 가정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 이때 가정법원은 부양의 시기·방법, 상속재산의 액수 등의 참작하여 기여분을 정하게 된다.


또한 여동생들이 아버지로부터 빌려 간 돈도 모두 상속재산에 포함해 분할해야 한다고 했다.


법무법인 주원 이영철 변호사는 "여동생들이 아버지로부터 1억 원씩 빌려 간 돈은 상속인이 자신에게 돌아올 상속재산의 일부를 미리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나중에 여동생들이 받을 상속분에 포함해 계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여분 제외하고, 나머지 금액을 똑같이 나눠야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A씨 남매의 경우 상속재산 분배는 어떻게 이뤄질까. 만약 A씨의 아버지가 남기고 간 재산이 10억원 상당의 집과 현금 1억원 등 총 11억일 경우. 제일 먼저 A씨의 기여분이 확정돼야 한다.


변호사들은 두 여동생이 '3분의 1씩' 상속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만한 협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가정법원이 기여자의 모든 상황을 종합해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법원이 A씨가 14년간 아버지를 부양한 것에, 생활비와 세금까지 부담한 특별 기여까지 인정해 그의 기여분을 3억 원으로 결정했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 분할대상이 되는 전체 상속재산은 아버지가 여동생들에게 빌려준 대여금 2억 원을 포함해 모두 13억 원이 된다. 여기서 제일 먼저 A씨의 기여분 3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그리고 남은 재산 10억 원을 '3분의 1'로 나누면 한 사람당 3억3333만원씩 분배된다.


따라서 A씨는 기여분 3억 원에 이를 더하면 모두 6억 3333만 원을 상속하게 된다. 두 여동생은 이미 1억 원씩 특별수익(아버지에게 빌려 간 각 1억원씩의 돈)이 계산됐으므로, 한 사람당 2억 3333만원씩 상속된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