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카톡하자더니"…'스토커'로 신고 당한 억울한 남성, '무고죄' 칼 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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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카톡하자더니"…'스토커'로 신고 당한 억울한 남성, '무고죄' 칼 빼들었다

2025. 10. 21 15:07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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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다시 얘기할까?" 그녀가 먼저 보낸 카카오톡 한 줄. 사흘 뒤 남성은 '스토커'가 되어 경찰서에 앉아 있었다. 모든 것을 뒤집을 수 있는 '화해의 대화'를 손에 쥔 그는 이제 반격을 준비한다. 한순간에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뀐 이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여자친구로부터 스토커로 신고 당했다가 무혐의로 풀려난 A씨가 상대방을 무고좌로 고소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스토킹 혐의로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한 통의 전화가 A씨의 세상을 무너뜨렸다.


불과 사흘 전, 자신에게 "다시 카톡하자"며 먼저 손을 내밀었던 여성 B씨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경찰의 목소리였다. 한순간에 '스토커'로 전락한 A씨는 이제 억울함을 풀기 위해 법의 문을 두드린다. 자신을 거짓으로 신고한 B씨를 '무고죄'로 처벌해달라며.


“갑자기 스토커가 되었습니다”… 롤러코스터 같았던 4일


사건은 2025년 1월 1일, A씨와 B씨의 말다툼에서 시작됐다. 감정이 격해지자 B씨는 돌연 A씨의 카카오톡을 차단했다. A씨는 영문을 알기 위해 전화를 걸었고, 잠시 후 B씨에게서 먼저 문자가 왔다. 둘은 대화 끝에 오해를 풀고 화해했다. 심지어 B씨는 A씨에게 “다시 카카오톡으로 대화하자”고 먼저 제안했다.


그렇게 1월 3일까지 사흘간 두 사람은 이전처럼 평범한 대화를 이어갔다. 하지만 행복은 길지 않았다. 1월 4일, 두 사람은 다시 다퉜고 이번엔 상황이 완전히 다르게 흘러갔다. B씨가 파출소로 달려가 A씨를 스토킹 혐의로 신고한 것이다.


경찰의 연락을 받은 A씨는 그 즉시 B씨에게 더는 연락하지 않았지만, 사건은 이미 경찰의 인지수사(고소·고발 없이 경찰이 범죄 혐의를 포착해 직접 수사하는 것)로 전환된 후였다.


경찰이 A씨 앞에 내민 인지수사 보고서의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거기엔 A씨가 '연락을 거부하는 B씨에게 1월 1일부터 4일까지 5차례나 전화를 걸고 수차례 메시지를 보내 공포심을 유발한 스토커'로 기록되어 있었다.


하지만 A씨의 휴대폰에 남아있는 진실은 달랐다. 그 기간 동안 B씨와 나눈 다정한 대화, 심지어 B씨가 먼저 말을 걸어온 기록이 선명했다.


'지속적 괴롭힘' vs '화해 후 대화'…엇갈린 진실


A씨의 주장은 보고서 내용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스토킹 범죄가 성립하려면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A씨는 “1월 1일 다툼 이후 B씨가 먼저 연락을 제안해 3일간 정상적으로 소통했다”고 항변한다.


B씨가 먼저 대화를 제안한 카카오톡 내용이 그 증거다. A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B씨의 신고 내용 중 핵심인 ‘연락 거부 의사’와 ‘지속성’은 허위가 된다. 결국 경찰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스토킹 혐의에 대해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A씨는 억울한 경찰 조사를 받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B씨에 대한 무고죄 고소를 검토하고 있다. B씨가 스토킹 혐의를 성립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사실관계를 왜곡해 신고했다는 것이다.


법조계 “카톡 대화가 결정적 증거…‘처벌 목적’ 입증해야”


법률 전문가들은 B씨의 행위가 무고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무고죄는 타인이 형사처벌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신고했을 때 성립한다.


법무법인 새율의 윤준기 변호사는 “상대방이 먼저 연락을 요청했고 정상적인 소통이 있었다는 점을 카카오톡 대화 내역 등으로 입증할 수 있다면, 이는 명백한 허위 신고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공명의 김준성 변호사 역시 “무고가 명확하다고 보여져 지금 바로 고소하는 것이 좋다”며 “상대방이 허위 사실임을 인식하면서도 오로지 형사처벌을 받게 할 목적으로 신고했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조언했다.


결국 B씨가 A씨를 처벌받게 할 ‘고의’를 가지고, 화해 후 정상적으로 대화한 사실을 숨긴 채 ‘지속적 괴롭힘’이 있었던 것처럼 꾸며 신고했는지를 밝혀내는 것이 핵심이다.


다만 법조계는 수사기관이 고소권 위축을 우려해 무고죄를 매우 신중하게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단순한 감정적 과장이나 법리적 오해만으로는 무고죄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거짓 신고의 대가, 법원의 시험대에 오르다


A씨의 법적 대응이 인용된다면, B씨는 최대 10년의 징역형과 함께 A씨가 겪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까지 져야 할 수 있다. 스토킹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의 칼날이, 누군가의 악의적인 거짓말로 무고한 사람을 향할 때 우리 법원은 어떤 판결을 내릴 것인가. A씨의 고소장은 이제 그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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