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인 줄 알았는데 마약 총책이었다"…태국발 '환각의 투수' 검거, 최소 10년형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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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인 줄 알았는데 마약 총책이었다"…태국발 '환각의 투수' 검거, 최소 10년형 직면

2026. 02. 02 15:30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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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타민 1.9kg 밀수한 전직 프로야구 선수 구속기소

가족 여행객까지 운반책 동원해 감시망 피해

인천국제공항 내 케타민 전달 장면 /연합뉴스

한때 마운드 위에서 팬들의 환호를 받던 전직 프로야구 투수가 태국을 거점으로 한 대형 마약 밀수 조직의 총책으로 활동하다 검찰에 덜미를 잡혔다. 단순 투약을 넘어 해외에서 마약을 조달하고 국내로 공급하는 조직의 수장 역할을 한 사실이 드러나며 체육계와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부산지검 강력범죄수사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전직 프로야구 투수 A(33)씨와 프로그램 개발자 B(30)씨 등 조직 총책 2명을 구속기소 했다고 2026년 2월 2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약 한 달간 3차례에 걸쳐 태국에서 시가 1억 원 상당의 마약류인 케타민 1.9kg을 국내로 밀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항 화장실서 수십 초 만에 '투척'…어린 자녀 동반 가족까지 범행 방패막이

베일에 싸여있던 총책 A씨의 정체는 의외의 곳에서 드러났다. 검찰은 최근 2년간 대전과 인천, 부산 등지에서 발생한 태국발 마약 밀수 사건들의 수법이 유사하다는 점에 주목해 전담 수사팀을 구성했다. 결정적인 단서는 검거된 운반책들의 진술이었다. 운반책들은 총책에 대해 충남 사람 같았다거나 대전 연고 프로야구단의 열성적인 팬인 것 같았다는 증언을 남겼고, 검찰은 이를 토대로 수사력을 집중해 A씨가 해당 구단 출신 투수였음을 특정했다.


이들의 범행 수법은 매우 대담하고 비정했다. 텔레그램 IP 추적과 가상화폐 거래 내역 분석 결과, 이들은 인천국제공항과 태국 수완나품 공항 화장실에서 단 수십 초 만에 마약을 주고받는 접선 방식을 사용했다. 특히 세관의 감시가 상대적으로 소홀한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을 운반책으로 포섭해 범행의 방패막이로 삼는 치밀함을 보였다. 수사 과정에서 A씨 등은 휴대전화 등 관련 증거를 모두 은닉하며 끝까지 범행을 부인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뷰|이현태 변호사➀] "마약은 처벌보다 치료" 1심 실형 뒤집은 집요한 '전략']

"기수 시점은 공항 반입 시점"…중형 피하기 어려운 법리적 쟁점들

법조계는 이번 사건이 조직적이고 전문적으로 이루어진 점과 밀수입된 마약의 양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매우 무거운 처벌이 내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A씨 등에게 적용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1항에 따르면 밀수입한 마약류의 가액이 5,000만 원 이상일 경우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케타민은 시가 1억 원 상당으로 해당 법령의 가중 처벌 요건을 완벽히 충족한다.


법리적으로 마약류 수입 범행의 기수 시기는 항공기로부터의 양륙 또는 지상 반입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서울고등법원 2023. 6. 29. 선고 2023노127 판결에 따르면 케타민이 김해국제공항에 도착해 운반책이 검거된 시점에 이미 범행은 기수에 이른 것으로 간주된다. 또한 A씨와 B씨가 직접 운반하지 않았더라도 텔레그램을 통해 릴레이식으로 의사 연락을 주고받았다면 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 판례의 일관된 입장이다.


범죄 수익 철저 환수…마약 범죄 '무관용 원칙'으로 일망타진

처벌 수위와 관련해서는 과거 유사 판례들이 엄중한 잣대를 보여준다. 케타민 205g을 수입한 사건에서 부산지방법원은 2024. 10. 16. 선고 2024고합189 판결을 통해 징역 9년의 중형을 내린 바 있다. 본 사건의 경우 밀수량이 1.9kg으로 그보다 9배 가까이 많고, 3차례에 걸친 반복적인 범행과 증거 인멸 시도가 확인된 만큼 징역 10년 이상의 실형 선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대법원 양형기준 역시 조직적 전문적 범행을 가중 요소로 규정하여 징역 10년에서 14년 사이를 권고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67조에 의거해 마약류와 그 대가를 모두 몰수하고, 몰수가 불가능할 경우 그 가액을 전액 추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한 국내 유통책 등 하선 조직원들을 끝까지 추적해 일망타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한때 마운드의 주역이었던 투수는 이제 차가운 법정에서 자신의 범죄 행위에 대한 엄중한 심판을 기다리는 처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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