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알바생 몰카, 경찰 “죄 안돼”…정말 처벌 못하나?
PC방 알바생 몰카, 경찰 “죄 안돼”…정말 처벌 못하나?
“성적 불쾌감은 당신의 주관” 경찰의 답변에 두 번 운 피해자

PC방 아르바이트생이 손님에게 불법 촬영을 당했으나, 경찰은 처벌 불가 입장을 보였다. / AI 생성 이미지
PC방에서 일하다 손님에게 신체를 몰래 촬영당한 아르바이트생. 두려움에 경찰을 불렀지만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가해자의 휴대폰에선 다른 여성들의 ‘몰카’ 사진까지 발견된 상황.
과연 옷 입은 전신을 찍은 사진은 이대로 처벌 없이 끝나도 되는 걸까? 엇갈리는 법조계의 시선과 현실적인 대응 방안을 집중 취재했다.
“성적 불쾌감은 네 주관적 생각”…경찰 말에 두 번 운 피해자
“그 중국인은 그시간 동안 저를 노려보고 있어서 너무 무서웠고” PC방 아르바이트생 A씨에게 그날의 기억은 공포 그 자체였다.
메뉴를 가져다주는 평범한 업무 중, 한 중국인 손님이 자신을 몰래 촬영하는 것을 발견했다. A씨가 추궁하자, 손님은 마지못해 사진을 보여줬다. 사진 속에는 A씨의 옆모습 얼굴과 허벅지까지 찍혀 있었고, 몸에 붙는 상의 탓에 가슴 라인도 드러나 있었다.
즉시 경찰에 신고했지만 현장에 출동한 경찰의 답변은 절망적이었다. 경찰은 “이거는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고, 성적 불쾌감이나 모욕감과 불안감은 주관적 생각이라서 저 중국인을 처벌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심지어 가해자의 휴대폰에서는 다른 여성들을 몰래 찍은 사진들이 추가로 발견됐지만, 경찰은 이 역시 처벌이 불가능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가해자는 “그냥 예뻐서 찍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그 중국인이 사진을 복구를 해서 무슨 짓을 할 지 모르지 않냐”고 호소했지만, 여성청소년과 직원은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어떻게 처벌하냐”고 반문할 뿐이었다.
“처벌 불가” vs “고소 가능”, 변호사들도 엇갈린 시선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가해자의 행위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죄(카촬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다. 해당 조항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의사에 반해 촬영했을 때 성립한다.
이를 두고 법조계의 의견은 극명하게 갈렸다. 일부 변호사들은 처벌이 어렵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는 “해당 사안은 카메라촬영죄에 해당하지 않는 바, 형사 고소가 불가능한 사안입니다”라고 단언했으며, “도대체 어떤 명목으로 고소한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이엘 민경철 변호사 역시 “범죄가 안 되기 때문에 아무리 고소해도 처벌을 할 수 없습니다”라고 밝혔다.
옷을 모두 입고 있었고, 노골적인 신체 부위가 아닌 전신 촬영은 ‘성적 수치심 유발’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법무법인 정향 김연수 변호사는 경찰이 단순히 옷을 입었다는 이유로 처벌이 어렵다고 본 듯하지만, 카촬죄는 옷차림뿐만 아니라 촬영 구도, 거리, 특정 신체 부위의 부각 정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태희 민경남 변호사도 최근 대법원이 노출이 심한 옷차림이 아니더라도 피해자 의사에 반해 특정 신체 부위를 강조하거나 굴곡이 드러나도록 촬영했다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다고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며, 정식 고소를 통해 법적 판단을 다시 받아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형사처벌 안 되면 끝?…“초상권 침해” 민사소송과 현실적 대응
만약 형사 처벌이 어렵다면 모든 법적 절차는 끝나는 걸까? 전문가들은 민사상 대응 가능성도 열어뒀다.
제로변호사 홍윤석 변호사는 형사처벌이 어렵더라도 동의 없는 촬영은 명백한 민사상 불법행위라며, 확보한 증거를 바탕으로 “초상권 침해에 대한 위자료 청구 소송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A씨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무엇일까. 다수의 변호사들은 현장 경찰의 판단과 별개로 정식 고소장을 제출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한별 김전수 변호사는 “이미 현장에서 경찰이 사건을 확인하고 별도 조치를 하지 않은 상황이라 하더라도, 촬영된 사진의 내용이나 반복적인 촬영 정황에 따라 추가적인 법적 검토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되는 것은 아닙니다”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쉴드 이진훈 변호사 역시 현장 판단과 무관하게 고소가 가능하다며, 고소장에 CCTV 압수, 상대 휴대전화 포렌식으로 원본 및 삭제 파일 확인 등을 구체적으로 요청하라고 강조했다. 섣불리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조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