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前) 집주인 빚 때문에, 내 집이 경매에 넘어간다고?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전(前) 집주인 빚 때문에, 내 집이 경매에 넘어간다고?

2021. 11. 22 13:58 작성2021. 11. 23 20:50 수정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내 집 된 지 3일밖에 안 됐는데⋯매도인 채권자들이 주택에 가압류 건 사실 뒤늦게 알게 돼

변호사들 "매매계약 해제 사유 된다⋯매도인과 공인중개사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

전 집주인의 빚 때문에 집이 경매에 넘어갈 수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된 A씨. 불과 잔금일 며칠 전에 매도인 채권자들이 집에 가압류를 걸었지만, 공인중개사조차 "몰랐다"고 한다. 할 수만 있다면 시간을 되돌려 매매계약을 없던 일로 하고픈 A씨. 이제라도 방법이 없을까? /게티이미지코리아·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마침내 내 집 마련에 성공했다는 기쁨도 잠시. A씨는 은행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고 그대로 주저앉았다. 전 집주인이 진 빚 때문에, A씨 집이 경매에 넘어갈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다. "내 집이 된 지 이제 겨우 3일째인데 무슨 소리냐"며 다그치는 A씨에게 은행 측이 전달한 말을 정리해보면 이랬다.


A씨가 잔금을 치르기 불과 며칠 전에, 전 집주인 B씨의 채권자들이 해당 집을 담보로 가압류를 걸어놨다는 것. 이 같은 사실을 공인중개사도 미처 확인하지 못했던 듯했다. 결과적으로 A씨는 전 집주인에게서 빚 때문에 가압류가 걸린 집을 산 상황이 돼버렸다.


계약할 때 근저당 해제를 조건으로 두기까지 했는데, 그보다 더한 가압류가 걸려 있다는 걸 알았다면 절대로 해당 집을 매매하지는 않았을 터. A씨는 지금이라도 모든 상황을 되돌리고 싶다. 더군다나 가압류 사실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계약을 진행한 공인중개사에게도 책임을 묻고 싶다.


"가압류 사실 알았다면 매매계약 안 했을 거야!" A씨 말대로 '계약해제' 사유 된다

사연을 접한 변호사들은 "A씨가 매매계약을 파기하고 매매대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JLK 법률사무소의 김일권 변호사는 "A씨가 전 집주인(매도인) B씨와 매매계약을 맺을 당시, 저당권 설정을 말소하는 것을 조건으로 명시했던 상황"이라며 "이는 곧 저당권 등기는 물론이고 가압류 등기 등도 허용하지 않는 것으로 약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빚 문제가 없는 집을 사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는 취지였다. 이에 김 변호사는 "따라서 매도인의 계약 위반을 이유로 매매계약을 파기하고 매매대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짚었다.


법률사무소 나란의 서지원 변호사 역시 "매도인에게 귀책사유를 물어 계약해제와 매매대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했다. 변호사 한병진 법률사무소의 한병진 변호사는 ​​"우선, 매도인에게 내용증명을 보내 가압류 말소를 요구해야 한다"며 "만일 가압류 말소하지 않을 경우,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해야 한다"고 짚었다.


공인중개사 상대로도 손해배상 청구할 수 있어

이어 변호사들은 "해당 매매계약을 추진한 공인중개사를 상대로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거래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담보'와 '등기' 관련 사항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과실이 인정될 거라는 취지였다.


법무법인 서울의 이장우 변호사는 "큰 금액과 법적 권리 등이 오가는 부동산 매매는 매우 중요한 거래에 해당한다"며 "이 업무를 주로 하는 공인중개사로선 상당한 주의의무를 가지게 된다"고 꼬집었다.


법무법인 세안의 정진규 변호사도 "1차적 책임은 매도인에게 있지만, 공인중개사도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공인중개사라면, 안전한 거래 이행을 위해 A씨가 잔금을 치르기 전에 가압류 여부를 확인했어야 한다"는 게 정 변호사의 지적이다.


한편 한병진 변호사는 "A씨가 공인중개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는 있지만, 실제 손해액의 60% 정도 금액만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공인중개사의 역할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거래 당사자인 A씨 역시 등기부등본을 직접 확인하는 등 주의를 기울였어야 할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