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트라우마, 선고일에 가해자 안 마주칠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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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트라우마, 선고일에 가해자 안 마주칠 방법은?

2025. 12. 18 16:09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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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피해자의 질문에 현직 변호사 16인 답하다... 피고인 출석 의무부터 '대리 방청' 꿀팁까지

성범죄 피해자가 선고일에 가해자와 마주치는 두려움 없이 판결 결과를 알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선고일에 또 그 얼굴을...” 피해자의 눈물, 법정에 가지 않고도 판결 알 수 있다


재판의 마지막 날, 가해자를 향한 법의 심판이 내려지는 선고기일. 하지만 한 성범죄 피해자에게 그날은 또 다른 공포의 시작이다. 가해자와 한 공간에서 숨 쉬어야 한다는 두려움에 “차라리 결과를 몰랐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변호사마저 나오지 않는다는 법정, 피해자는 가해자와의 불편한 대면 없이 판결 결과를 알 방법은 없는 걸까? 한 피해자의 절박한 질문에 16명의 변호사가 내놓은 답을 따라가 봤다.




“피고인은 꼭 나와야 하나요?”... 핵심은 ‘고단’과 ‘고정’


“피고인은 선고기일에 꼭 출석해야 하나요?” 이 질문에 변호사들의 답변은 ‘그렇다’와 ‘아닐 수 있다’로 나뉜다. 왜일까? 사건의 종류에 따라 출석 의무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변호사는 “피고인은 의무적으로 출석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검사 출신 권민정 변호사는 “형사사건이고, 고정사건이 아니라면 출석을 해야 한다. 피고인은 의무”라고 잘라 말했다. 경찰대 출신 오승윤 변호사 역시 “출석하지 않는다면 구속영장이 발부될 수도 있다”며 피고인의 출석이 원칙임을 강조했다. 이는 검사가 정식으로 재판에 넘긴 ‘고단’이나 ‘고합’ 사건에 해당한다.


반면, 예외도 존재한다. 벌금형 등 가벼운 처분(약식명령)에 불복해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고정’ 사건이다. 박성현 변호사는 “피고인은 약식 사건에 대한 정식재판 청구 사건 아니면 선고일에 무조건 출석해야 한다”고 설명하며 이 차이를 명확히 했다. 즉, 사건 번호가 ‘고정’으로 시작한다면 피고인이 불출석해도 판결이 선고될 수 있다는 의미다.




내 변호사는 왜 안 오나... “원래 출석 의무 없어요”


피해자를 더욱 불안하게 만든 것은 “내 변호사도 선고기일에 출석하지 않는다”는 소식이었다. 하지만 이는 지극히 정상적인 절차다.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는 “피고인은 선고기일에 출석하고, 통상 변호인은 출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리버티의 김지진 변호사 역시 “선고기일에는 변호인은 출석 의무가 없다”고 거들었다.


판결 ‘선고’만이 이뤄지는 날이기에, 법리 다툼을 벌이는 변호인이 굳이 참석할 법적 의무나 실익이 없다는 것이다. 이는 피고인의 변호인뿐만 아니라 피해자 측 변호사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가해자 마주칠 공포... ‘대리 방청’이 현실적 해법


그렇다면 피해자는 어떻게 해야 당일 판결 결과를 알 수 있을까? 변호사들은 ‘대리 방청’을 한 목소리로 추천했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는 “(피해자인 경우) 타인을 보내 방청석에 앉아 있게 하면 아무 문제 없다”며 “사건번호와 상대방 이름 정도 잘 파악해서 부탁하면 될 것”이라고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재판은 원칙적으로 모두에게 공개된다는 ‘공개재판의 원칙’ 덕분이다.


JY법률사무소 이재용 변호사는 “성범죄 사건의 경우 가해자와 대면하는 것이 불편한 관계로 피해자가 원할 경우 피해자측 변호사나 소속 직원이 대신 방청하여 결과를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가족이나 지인이 아니더라도 법률사무소 직원을 통해 확인하는 방법도 있다는 뜻이다.


부장검사 출신인 이철호 변호사는 “공판검사실에 연락해서 선고결과를 물어봐도 된다”는 또 다른 방법을 제안하기도 했다. 다만 선고 당일에는 검사가 법정에 있어 즉시 확인은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은 믿을 만한 제3자가 법정에서 직접 선고를 듣는 것이다. 피해자는 더 이상 법정에서까지 두려움에 떨지 않아도 될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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