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엉덩이가 그렇게 웃깁니까?"…헬스장 몰카, 남성도 예외 없었다
"내 엉덩이가 그렇게 웃깁니까?"…헬스장 몰카, 남성도 예외 없었다
헬스장 스트레칭 '몰카' 촬영 후 "극혐" 조롱…피해 남성, 법적 대응 고심

A씨가 헬스장에서 스트레칭을 하는 뒷모습을 일면식도 없는 여성이 몰래 촬영해 "개숭하다"며 지인에게 전송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개숭하다" 조롱과 함께 날아온 '내 뒷모습'…헬스장 '몰카' 조롱당한 남성의 눈물
평범했던 한 남성 A씨의 일상은 지난 9월, 한순간에 악몽으로 변했다. 헬스장에서 운동 후 스트레칭을 하던 그의 뒷모습을 일면식도 없는 여성이 몰래 촬영해 "개숭하다"며 지인에게 전송한 것이다. 사진을 받은 사람은 다름 아닌 A씨의 지인이었다.
"어디 모자라 보인다"…지인 통해 날아온 '몰카' 조롱
A씨는 운동을 마치고 회색 긴바지 차림으로 스트레칭 중이었다. 엉덩이를 뒤로 빼는 자세를 취하자, 한 여성이 그의 뒷모습을 두 차례나 몰래 촬영했다. 이 여성은 촬영한 사진을 메신저로 제3자에게 보내며 "개숭하다", "극혐이다", "어디 모자라 보인다"는 조롱을 쏟아냈다.
이 끔찍한 사실은 사진과 메시지를 받은 제3자가 바로 A씨의 지인이었기에 수면 위로 드러날 수 있었다. 모든 전말을 알게 된 A씨는 가해 여성과의 통화에서 촬영 및 전송 사실을 인정하는 녹취를 확보했다. 그는 현재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정신과 치료까지 받고 있다.
옷 입었는데도 '성범죄'?…세 가지 혐의, 법의 심판은
법조계는 가해자의 행위를 세 단계로 나누어 형사 책임을 따져볼 수 있다고 본다. 각 행위는 별개의 범죄를 구성할 수 있다.
첫째, '몰래 촬영한 행위'다.
이는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카촬죄)' 적용 여부가 최대 쟁점이다. 카촬죄는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동의 없이 촬영할 때 성립한다. 법조계에서는 "A씨가 옷을 입고 있었지만, 스트레칭 자세의 특성상 엉덩이가 부각된 점을 의도적으로 촬영했다면 성별과 무관하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한 행위로 볼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둘째, '조롱 섞인 메시지를 보낸 행위'다.
"개숭하다", "극혐이다"와 같은 경멸적 표현은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깎아내리는 행위로 '모욕죄'에 해당할 수 있다.
셋째, '사진을 제3자에게 전송한 행위'다.
신동우 변호사(법무법인 대온)는 동의 없이 촬영한 사진을 정보통신망(메신저)을 통해 퍼뜨린 것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가 될 수 있으며, 제3자에게 보낸 것만으로도 전파 가능성이 인정돼 '공연성'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내 정신적 고통, 어떻게 증명하나"…민사소송의 길
형사 처벌과 별개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다. 가해자의 행위는 명백한 불법행위이기 때문이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A씨가 동의 없이 촬영당하고 조롱당하며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A씨가 정신과 치료를 받고 진단서까지 확보한 점은 위자료 액수를 산정하는 데 유리한 증거로 작용할 전망이다. 홍대범 변호사(홍대범 법률사무소)는 "초상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대한 부당한 침해는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강조했다.
한 개인의 평범한 일상을 무너뜨린 이번 사건은, 이제 '몰카'와 '사이버 조롱'이 성별과 장소를 가리지 않는 보편적 위협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법원이 옷을 입은 남성의 뒷모습 사진에 대해서도 '성적 수치심'을 인정할지, 그 판단에 우리 사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