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사설 큐레이션> 충격적인 베트남 결혼 이주여성 폭행 …“엄벌로 경종 울려야”
<신문 사설 큐레이션> 충격적인 베트남 결혼 이주여성 폭행 …“엄벌로 경종 울려야”

베트남인 아내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남편 A(36)씨가 8일 광주지법 목포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베트남 출신 결혼 이주여성이 두 살배기 아들 앞에서 한국인 남편에게 무차별 폭행당한 사건에 국민적 공분이 일고 있습니다. 최근 SNS를 통해 퍼진 2분 33초짜리 영상에는 남성이 여성의 뺨을 때리고 걷어찬 뒤 구석에 쪼그린 상대에게 또다시 마구잡이 폭력을 가하는 장면이 담겨 있습니다.
동영상을 보면 한국인 남편은 “여기 베트남 아니라고”라는 폭언과 함께 부인을 마구 때립니다. 어린 아들이 “엄마”라고 울부짖는데도 주먹질과 발길질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베트남 출신 여성은 “너무 무서워” 등의 서툰 한국말로 괴로워하면서도 우는 아들을 껴안아 달랬습니다.
이 여성은 갈비뼈가 골절돼 전치 4주 이상의 진단을 받았습니다. 경찰은 어제 폭행을 가한 남편을 특수상해·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했습니다. 피해 여성은 “남편에게 하도 맞아 몰래 (동영상을) 찍었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피해 여성과 아들은 쉼터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한국에 온 지 한 달 남짓 된 이 여성은 평소 서툰 한국말로 “잘못했습니다. 때리지 마세요”라는 말을 가장 자주 했다고 합니다.
◇중앙일보 “이주여성의 비명에 우리는 얼마나 귀 기울였나”
중앙일보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결혼 이주여성의 42.1%가 가정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 여성을 상대로 한 같은 조사(2016년 여성가족부) 결과(12.1%)의 약 3.5배다”라며 “‘때리지 마세요’가 결혼 이주여성들의 일상어가 됐다는 말도 있다는데, 참담하다”고 했습니다.
신문은 “사건이 불거져도 한국인 남성에겐 솜방망이 처벌이 내려지고 오히려 피해자에 불리한 결정이 내려지곤 했다”며 “지난 2월엔 한국인과 결혼한 언니의 아이를 돌보러 온 캄보디아 여성이 형부에게 1년간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한 사건에서 무죄 판결이 나와 지역 사회에서 논란이 됐다”고 지적합니다.
사설은 “국내 체류 외국인이 200만명을 넘어 100명 중 4명이 외국인인 시대”라며 “이제 어엿한 이웃의 자리를 차지한 이들에 대한 학대 범죄에 강력한 처벌로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한겨례 “충격적인 결혼 이주여성 폭행, 무관용 대응해야”
한겨례는 “다문화 가정을 소재 삼는 방송 예능 프로들에서 보듯 낯선 한국 땅에서 행복한 가정을 꾸린 이들 또한 적지 않지만, 보이지 않는 곳의 현실은 여전히 어둡다”고 지적합니다. 결혼 이주여성의 절반 가까이가 가정폭력을 경험했지만, 아예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는 사람이 더 많았는데, 이유는 ‘창피해서’,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할지 몰라서’ ‘아무 효과 없을 것 같아서’ 순이었다고 전합니다.
신문은 “이번 동영상엔 베트남어로 ‘한국은 정말 미쳤다’라는 글이 붙었는데, 아프지만 틀렸다고 하기 어렵다”며 “우리 사회의 여전한 가부장적 인식 그리고 가정폭력을 ‘집안일’로 치부하는 경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한겨례는 “명백한 여성에 대한 폭력이자 아동학대인 이번 사건에 대해 경찰은 끝까지 무관용으로 대응하기 바란다”며 “피해자와 아동들이 가해자의 보복을 두려워하지 않고 정착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세계일보 “다문화가정 차별·폭력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돼”
세계일보는 “독버섯처럼 자라난 편견은 아직도 우리 사회 곳곳을 오염시키고 있다”며 “정헌율 익산시장의 ‘잡종강세’ 발언 파문은 이를 잘 보여준다”고 했습니다. 정 시장이 지난 5월 다문화가족 행사에서 “생물학적, 과학적으로 얘기한다면 잡종강세라는 말도 있지 않으냐”며 “똑똑하고 예쁜 애들(다문화 청소년)을 사회에서 잘못 지도하면 파리 폭동처럼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신문은 “고향 땅을 떠나 머나먼 한국에 온 이주여성과 다문화가정에 대한 차별이야말로 용납할 수 없는 인권유린”이라며 “언어와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가정 내에서조차 차별하는 우리 사회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나 부끄럽고 참담하다”고 했습니다.
사설은 “전체 혼인의 7∼11%는 이민자와의 혼인이다”며 “이런 상황에서 다문화가정 내 폭력을 방치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반문명적 행태일 것이다. 이번 사건을 일벌백계로 다스려 다시는 결혼이주여성이 차별과 폭행에 좌절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국민일보 “결혼 이주여성 폭행은 반문명적 범죄다”
국민일보는 “결혼 이주여성에 대한 폭력은 국제적 지위가 우월하다는 허위의식이 저변에 깔려 자행되는 반문명적 범죄”라며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 엄벌함으로써 강한 경고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말합니다.
신문은 “여성가족부가 실시한 다문화가족 실태 조사에서 이혼하거나 별거 중인 결혼 이주여성의 30.7%가 도움을 청하거나 의논할 사회적 관계를 갖지 못한 채 고립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다문화가정이 늘면서 상담전화나 쉼터가 확대되는 등 정책적 개선이 이뤄지긴 했지만 차제에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사설은 “다문화가정 폭력도 사생활 문제여서 밖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며 “친인척들이나 마을공동체, 교회 같은 종교단체가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하며, 이를 정책으로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