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하자 “결혼 전제로 준 선물이니 보상하라”…돌려줄 의무 있나?
이별하자 “결혼 전제로 준 선물이니 보상하라”…돌려줄 의무 있나?
법조계 “상견례·예식장 예약 없었다면 ‘파혼’ 아닌 ‘이별’…선물 반환 의무 없어”

최근 남자친구와 이별한 A씨는 그로부터 교제 당시 선물한 목걸이와 반지를 돌려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헤어진 연인에게 받은 1000만원짜리 목걸이, 돌려줘야 할까? 변호사들의 답은 한결같았다.
A씨는 최근 남자친구 B씨와 이별한 뒤 황당한 요구를 받았다. 교제 당시 B씨가 선물했던 1000만원 상당의 커플링과 프러포즈 목걸이를 모두 돌려달라는 것이었다.
B씨는 “결혼을 전제로 만났으니 이건 일방적인 파혼”이라며 “선물에 들어간 1000만원은 재산적 피해이니 모두 보상하라”고 주장했다. A씨는 B씨와 결혼을 염두에 두고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양가 부모님이 만나는 상견례나 결혼식장 예약 등 구체적인 혼인 준비는 한 적이 없어 당혹스러웠다.
“이건 파혼이다” 전 남친의 주장, 법적으로 맞을까
B씨의 주장처럼 A씨의 이별 통보는 법적인 ‘파혼’에 해당할까. 법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파혼은 법적으로 ‘약혼’ 관계가 성립한 것을 전제로 한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약혼은 단순히 결혼을 약속하는 것을 넘어, 당사자 사이에 혼인 의사의 합치가 있고 상견례나 예식장 예약, 청첩장 제작 등 결혼을 위한 구체적인 준비 행위가 뒤따를 때 인정된다.
A씨와 B씨의 경우, 이런 구체적인 준비 절차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법적인 약혼 관계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두 사람의 관계가 끝난 것은 ‘파혼’이 아닌 단순한 ‘이별’일 뿐이라는 게 변호사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1000만원 목걸이, ‘예물’ 아닌 ‘선물’…반환 의무는
그렇다면 A씨가 받은 10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은 어떻게 될까. 이 역시 ‘예물’이 아닌 단순 ‘선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예물은 혼인의 불성립을 조건으로 하는 ‘조건부 증여’의 성격을 띤다. 즉, 결혼이 깨지면 돌려주는 것을 전제로 주고받는 물건이다. 하지만 이는 약혼이 성립했을 때의 이야기다.
법무법인 창세의 김솔애 변호사는 “양가 상견례나 식장 예약 등 결혼 준비가 없었던 상황에서는 예물로 인정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법적으로 약혼 관계가 아니었다면, 주고받은 선물은 조건 없이 주는 ‘증여’에 해당한다. 한번 증여가 완료된 선물은 받은 사람의 소유가 되므로, 헤어졌다는 이유로 돌려줄 법적 의무는 없다.
전문가들 “요구 무시하고, 소송 걸면 그때 대응해도 충분”
결론적으로 A씨는 B씨에게 1000만원 상당의 선물을 돌려주거나 돈으로 보상할 필요가 없다. 법률사무소 빈센트의 남언호 변호사는 “상대방의 요구는 무시해도 되며, 차단을 권해드린다”고 조언했다.
여러 변호사들은 만약 B씨가 민사소송을 걸어오더라도 A씨가 패소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망했다. B씨가 소송에서 이기려면 ‘약혼 관계가 성립했다는 점’과 ‘A씨의 잘못으로 파혼에 이르렀다는 점’을 모두 입증해야 하는데, 상견례조차 없었던 상황에서는 이를 증명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B씨의 요구에 섣불리 응하지 말고, 실제 소송이 제기될 경우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법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입을 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