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사망 후 나타난 '유령 상속인', 재산 뺏길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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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사망 후 나타난 '유령 상속인', 재산 뺏길 판

2026. 02. 20 12:31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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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연락 끊긴 전처 자녀와 재산 분할 위기, 법적 해법은?

아버지 사망 후 30년간 절연했던 전처 자녀와 상속 분쟁이 발생했다. / AI 생성 이미지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서류에만 존재하던 30년 절연 상태의 '전처 자녀'가 나타났다. 평생 어머니가 마련한 아파트 보증금을 법에 따라 나눠줘야 할 위기다.


법조계는 '상속재산분할심판'으로 상대방을 찾고, '기여분'을 주장해 재산을 지켜야 한다고 조언한다. 복잡한 상속 분쟁의 해법을 변호사들의 자문으로 짚어봤다.


'가족관계증명서' 속 낯선 이름, 멈춰버린 계약 승계


최근 부친상을 당한 한 가족은 망연자실했다. 돌아가신 아버지 명의의 아파트 임대차 계약을 어머니 명의로 바꾸려다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가족관계증명서에 30년간 존재조차 몰랐던 아버지의 전처 자녀가 법적 상속인으로 등재돼 있었던 것이다.


아버지는 생전 경제 활동이 거의 없었고, 아파트 보증금은 전부 어머니가 마련한 재산이었다. 얼굴도 연락처도 모르는 상속인의 등장에, 당장 살고 있는 집의 계약 승계조차 불투명해졌다.


첫 단추는 법원을 통해…'주소보정명령'을 받아라


변호사들은 이구동성으로 개인이 사적으로 상대의 연락처를 알아낼 방법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유일한 해법은 법원을 통하는 것이다. 법률사무소 엘엔에스 김의지 변호사는 "법적인 절차를 시작해야만 국가의 도움을 받아 소재를 찾을 수 있습니다"라고 단언했다.


다수의 변호사들은 '상속재산분할심판'을 가정법원에 청구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시작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 소송을 제기하면 법원에서 "상대방(전처 자녀)의 주소를 적어내라"는 주소보정명령을 내리는데, 이 서류를 가지고 주민센터에 방문하면 합법적으로 상대의 주민등록초본을 발급받아 현재 주소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머니 재산 지킬 최강의 무기, '기여분'


상대방의 소재를 파악했다면, 그때부터 본격적인 법리 다툼이 시작된다. 서울종합법무법인 서명기 변호사는 "보증금이 고인의 명의로 계약되어 있었다면 일단은 상속재산으로 보는 것이 원칙"이라고 지적했다.


이 불리한 원칙을 뒤집을 핵심 전략으로 변호사들은 '기여분' 주장을 꼽았다. 더신사 법무법인 정준현 변호사는 "어머니께서 보증금 전액을 마련했다는 금융 거래 내역과 임대차 계약 증빙 서류를 철저히 준비하여 기여분을 적극적으로 주장해야 상속 지분을 방어할 수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기여분'이란 고인의 재산 유지나 형성에 특별히 기여한 상속인에게 더 많은 몫을 인정해주는 제도다. 법률사무소 평정의 이시완 변호사는 "법원은 어머님의 기여분을 대폭 인정하여 전처 자녀의 상속분을 최소화하거나 배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라며 긍정적인 결과를 전망했다.


소송만이 능사 아냐…'협의'가 최선, '관리인'은 차선


모든 법적 절차가 반드시 소송으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다. 주소지를 확보한 뒤에는 '협의'를 시도하는 것이 가장 빠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다만 무턱대고 연락하기보다 철저한 준비가 우선이다.


더신사 법무법인 남희수 변호사는 "지금은 어머님의 자금 출처 증빙 자료를 정리하고 법적 절차를 시작하여 연락 두절된 상속인을 특정하는 것이 가장 시급합니다"라고 조언했다. 준비된 자료를 바탕으로 상대방에게 소정의 합의금을 지급하고 상속 포기를 이끌어내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시나리오다.


만약 협의가 불가능할 경우 다른 대안도 있다. 부산이혼전문변호사 이유진 변호사는 연락이 닿지 않거나 협의가 어려울 경우, 법원에 '상속재산 관리인' 선임을 신청해 그 관리인이 보증금 처리 등 승계 업무를 대리하게 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법원을 통한 소재 파악'으로 문을 열고, '기여분'이라는 법적 무기를 장착해 '협의'를 시도하되, 여의치 않을 경우 '상속재산분할심판'이나 '관리인 선임' 등 다양한 법적 카드를 활용해야 하는 복잡한 싸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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