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계약서'도 소용없다? '구두 해고'는 무조건 무효
'프리랜서 계약서'도 소용없다? '구두 해고'는 무조건 무효
법률 전문가들 이구동성 "실질이 근로자면 법적 보호 대상"

프리랜서 계약 후 '결이 안 맞는다'는 이유로 구두 해고를 당했더라도, 실질적 근무 형태에 따라 근로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 / AI 생성 이미지
2026년 9월까지 계약을 맺고 성실히 일하던 프리랜서에게 '결이 안 맞는다'는 이유로 구두 해고를 통보한 사측.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할까 불안에 떠는 근로자에게 법률 전문가들은 "계약서 제목이 아닌 실질적 근무 형태로 근로자성을 판단하며, 서면 통지 없는 해고는 그 자체로 무효"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프리랜서'라는 이름에 가려진 부당해고의 법적 쟁점과 구제 방법을 집중 취재했다.
"능력 부족, 결이 안 맞아" 교육 한번 없이 날아온 해고 통보
사설 기관과 병원에서 근무하며 2026년 9월 말까지 계약이 돼 있던 A씨는 최근 대표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해고 통보를 받았다. 대표는 "몇 달 동안 지켜봤는데 업무 능력 부족과 보호자 컴플레인이 개선되지 않아 더는 고용하고 싶지 않다"고 통보했다.
A씨는 컴플레인에 대해 한두 번 구두로 들었을 뿐, 개선을 위한 교육이나 구체적인 지도를 받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A씨가 부당함을 호소하자 대표는 "우리 센터랑 결이 안 맞는다. 2월 중순까지만 하고 나가라"며 일방적으로 대화를 마무리했다. 서면 통지나 관련 연락 내역조차 없는 황당한 이별 통보였다.
계약서는 형식일 뿐…법은 '실질적 지휘·감독'을 본다
A씨의 발목을 잡은 것은 '프리랜서 계약서'와 4대 보험 미가입 사실이었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계약서의 제목보다 실제 일하는 방식이 훨씬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A씨가 작성한 계약서의 제목이 '프리랜서'이든,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든, 노동법은 '실질적인 근로 관계'를 봅니다"라고 명확히 했다.
법무법인 창세 박영재 변호사 역시 "기관 내 지정된 장소에서 근무하고 시간표를 기관이 배정하며 업무 지휘·감독을 받았고, 대체 인력을 자유롭게 쓸 수 없는 구조였다면 종속성이 강하게 인정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즉, 사용자가 지정한 시간과 장소에서 구체적인 업무 지시를 받았다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변호인단 일침 "서면 통지 없는 해고, 그 자체로 무효"
이번 사안에서 변호사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사측의 '결정적 하자'는 바로 해고 절차다. 근로기준법 제27조는 해고 시 사유와 시기를 반드시 '서면'으로 통지해야 효력이 발생한다고 규정한다.
디센트 법률사무소 임호균 변호사는 "서면 해고 통보 없이 구두로 근무 종료를 통보한 점은 절차상 하자가 있으며, 업무 능력 부족도 객관적 개선 기회 없이 바로 해고한 경우 부당해고로 다툴 여지도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사측이 '프리랜서 계약 해지'라고 주장하더라도, 근로자성이 인정되는 순간 이 모든 절차 위반은 해고를 무효로 만드는 핵심 근거가 된다.
'3개월'과 '증거'…권리를 되찾기 위한 핵심 키워드
전문가들은 부당해고를 당했다면 즉시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증거 확보다. 한대섭 변호사는 "지금부터는 사측과의 대화를 녹음하고, 출퇴근 기록, 업무 지시 카톡, 시간표 등을 꼼꼼히 모아두십시오"라고 강조했다.
또한 법무법인 쉴드 이진훈 변호사는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검토하시되, 해고일부터 3개월 내 제기해야 합니다(제28조)"라며 구제신청 기한의 중요성을 알렸다.
클리어 법률사무소 김동훈 변호사는 2월 중순 퇴사가 '합의 해지'나 '자진 퇴사'로 왜곡될 위험성을 경고하며, 해고 통보에 따른 비자발적 퇴사임을 입증할 녹취나 메시지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로 인정받으면 원직복직과 함께 해고 기간 동안의 임금 상당액을 지급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