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만원 사기당했는데 '피의자 잠적'…경찰은 '묵묵부답',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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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만원 사기당했는데 '피의자 잠적'…경찰은 '묵묵부답', 해법은?

2025. 12. 23 11:01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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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전문가 22인 "탄원서·체포영장으로 압박, 가압류로 재산부터 묶어야"

A씨가 전 남자친구에게 3천만 원 넘는 돈을 사기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낸 지 두 달이 지났지만, 피의자가 경찰 출석을 거부하면서 수사는 제자리걸음이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전 남친에 3천만원 사기당했는데…'출석 거부' 피의자에 속수무책인 피해자, 변호사 22인의 조언은?


전 남자친구에게 3천만 원 넘는 돈을 사기당했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낸 지 두 달. 하지만 피의자가 경찰 출석을 거부하면서 수사는 제자리걸음이다. 답답한 상황에 놓인 피해자를 위해 22명의 변호사가 '탄원서'와 '체포영장'이라는 압박 카드와 '가압류'라는 실전 팁을 제시했다.


"수사관은 '안 온다'는 말만"…애타는 피해자


피해자 A씨는 전 남자친구에게 3천만 원대 사기를 당했다며 두 달 전 경찰서를 찾았다. 그러나 피의자인 전 남자친구가 경찰의 출석 요구에 일절 응하지 않으면서 수사는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A씨는 "수사관에게 연락하면 '피의자가 안 온다'는 말만 반복한다"며 "저는 정신적으로 너무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형사 절차는 피의자 조사가 이뤄져야 본격적으로 진행되는데, 이처럼 피의자가 의도적으로 조사를 피할 경우 피해자는 속수무책으로 느껴지기 쉽다.


잠적한 피의자, 강제로 부를 방법은? '체포영장'


변호사들은 피의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을 거부하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로 데려올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캡틴법률사무소 박상호 변호사는 "기간이 얼마나 지나야 체포영장을 발부할 수 있다는 것은 법으로 정해져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무적으로는 통상 2~3회 이상 정당한 사유 없이 불출석할 경우 영장 신청을 검토한다. 경찰 출신인 법무법인 헌원의 조선호 변호사는 "수사기관이 여러 차례 출석 요구를 하였음에도 응하지 않으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하게 된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선승의 안영림 변호사 역시 "보통 3차례 정도 거부하면 체포영장을 신청한다"고 조언했다. 결국 수사관의 의지가 중요한 셈이다.


"가만히 있으면 해결 안 돼"…피해자의 '액션 플랜'


수사관이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피해자가 직접 '행동'에 나서야 한다. 가장 많은 변호사가 추천한 방법은 '탄원서' 제출이다.


법률사무소 민앤정 권민정 변호사는 "이 경우 경찰서 등에 탄원서를 제출하라"고 명료하게 조언했고, 법무법인 한별 김전수 변호사도 "수사관에게 엄벌 탄원서를 제출하고, 지속해서 조사를 빠르게 진행할 것을 요청할 수 있다"고 거들었다.


더 강력한 조치로 수사관 교체를 요청하는 방법도 있다. 법률사무소 유(唯) 박성현 변호사는 "수사기관에 정식으로 신속한 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하거나, 민원을 통해 담당 수사관 변경을 요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법무법인 정동의 이왕진 변호사는 "불성실한 수사 등을 이유로 한 교체 신청은 후임 수사관에게도 부정적 인식을 줄 수 있어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조언을 덧붙였다.


'시간 끌기'는 착각…도주가 피의자에게 불리한 이유


피의자는 조사를 피하면 처벌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는 명백한 착각이다. 변호사들은 조사 지연이 오히려 피의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경고한다.


김전수 변호사는 "피의자가 지속해서 조사를 거부한다면, 피의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단언했다. 수사에 성실히 임하지 않는 태도는 '반성의 기미가 없음'으로 해석돼 향후 재판에서 양형(형벌의 정도를 정하는 것)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반향의 정찬 변호사 역시 "피의자가 의도적으로 출석을 피하는 것 역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처벌과 '내 돈'은 별개…'가압류'부터 서둘러야


형사 고소는 가해자를 처벌하는 절차이지, 피해 금액을 돌려받는 절차가 아니다. 피의자가 처벌을 받더라도 돈을 돌려주지 않거나 재산을 미리 빼돌리면 피해 회복은 요원해진다.


이에 캡틴법률사무소 박상호 변호사는 "사기죄 형사고소 외에도 가압류 처분과 같은 보전처분을 통해 재산을 은닉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압류'란 민사소송 판결이 나기 전에 채무자가 자신의 재산을 마음대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법원의 결정으로 묶어두는 조치다.


클리어 법률사무소 김동훈 변호사 역시 "피의자가 도주하거나 재산을 은닉하지 못하도록 가압류 등 보전처분도 병행해야 한다"며 민사적 조치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형사 절차와 별개로, 내 돈을 지키기 위한 싸움도 동시에 시작해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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