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내느니 자식에게" 서울 부동산 증여 폭주…합법과 탈세의 경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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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내느니 자식에게" 서울 부동산 증여 폭주…합법과 탈세의 경계는

2025. 10. 13 12:28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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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증여 건수 한 달 만에 44% 급증

명의신탁·저가양도는 탈세

강남구 일대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한 직장인 김 모(58) 씨는 최근 고3 자녀에게 재건축 아파트 한 채를 증여하기로 마음먹었다. "아파트값도 계속 오를 것 같고 부동산 세금도 강화될 것 같아서"라는 게 이유다. 김씨처럼 부동산을 팔기보다 물려주려는 움직임이 거세지면서, 지난달 서울의 부동산 증여 건수는 한 달 만에 44%나 급증했다.


하지만 절세를 위한 증여가 자칫 탈세라는 범죄의 늪에 빠질 수 있다. 국세청은 이미 편법 증여 혐의자 104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한 상황. 부모의 내리사랑인 증여와 국세청이 쫓는 편법 탈세는 법적으로 어떻게 구분될까.


합법적 증여의 3가지 조건: 계약, 등기, 그리고 세금 납부

"자식에게 무상으로 재산을 주겠다"는 부모의 의사와 "받겠다"는 자녀의 승낙이 있다면 증여 계약은 성립한다(민법 제554조). 부동산의 경우, 소유권이 완전히 넘어가려면 등기까지 마쳐야 한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합법적인 증여가 되려면 가장 중요한 마지막 단계가 남았다. 바로 증여세 신고 및 납부다.


  1. 증여 계약: 부모와 자녀 간의 합의
  2. 소유권 이전 등기: 부동산의 명의를 자녀 앞으로 변경
  3. 증여세 신고: 재산을 받은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관할 세무서에 신고하고 세금 납부


이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고, 실제로 자녀가 재산의 주인이 되어 관리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 합법적인 절세 행위다.


이런 증여는 '탈세'입니다

문제는 세금을 피하려는 꼼수가 동원될 때 발생한다. 국세청이 '편법 탈세'로 규정하고 집중 감시하는 대표적인 유형은 다음과 같다.


① 이름만 빌리는 '명의신탁'

가장 흔한 수법이다. 아들 명의로 집을 사두고 실제로는 아버지가 월세를 받거나 재산세를 내는 등 모든 관리를 하는 경우다. 이는 진짜 증여가 아닌 '명의신탁', 즉 이름만 빌린 가짜 증여로 간주된다.


우리 법은 명의신탁의 주된 목적이 세금을 피하려는 것(조세회피목적)에 있다고 보고, 이름만 빌려준 재산 가액 전체를 증여받은 것으로 판단해 세금을 부과한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5조의2).


증여세는 물론, 부동산실명법 위반으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 이하의 벌금이라는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


② 빚을 떠넘기는 척 '부담부 증여' 위장

부모가 자녀에게 빚(전세보증금, 주택담보대출 등)을 포함해 아파트를 증여하는 '부담부 증여'를 악용하는 사례다. 형식상 자녀가 빚을 떠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부모가 뒤에서 그 빚을 대신 갚아주는 방식이다.


부모가 대신 갚아준 빚은 '추가 증여'로 간주되어 별도의 증여세가 부과된다.


③ 시세보다 싸게 파는 '저가 양수도'

시가 20억짜리 아파트를 아들에게 10억에 파는 것처럼 계약서를 꾸미는 경우다. 부모 자식 간의 거래라도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거래했다면, 그 차액은 증여로 본다.


세법은 특수관계인 간의 거래에서 시가와 거래가의 차액이 일정 기준(시가의 30% 또는 3억 중 적은 금액)을 넘으면, 그 차액에서 기준금액을 뺀 금액을 증여로 보고 세금을 부과한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5조).


합법과 불법, '실질적 소유권 이전' 여부로 갈린다

결국 합법적인 증여와 불법적인 탈세를 가르는 핵심 기준은 '실질과세의 원칙'이다. 서류상 명의가 누구든, 그 재산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사용하는 사람이 진짜 주인이며 세금 납부의 의무자라는 뜻이다.


자녀에게 집을 물려줬다면, 그 순간부터 해당 부동산에서 나오는 월세 수입, 재산세 납부, 관리비 지출 등 모든 권리와 의무는 자녀의 몫이어야 한다. 만약 증여 후에도 부모가 여전히 부동산을 관리하며 이익을 취한다면, 국세청은 이를 탈세 목적의 명의신탁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정부가 부동산감독원(가칭) 신설을 예고하고 고강도 세무조사를 진행하는 만큼, 부모들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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