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회복실서 사망, '방치된 1시간'의 진실은?
치과 회복실서 사망, '방치된 1시간'의 진실은?
보호자 요청에야 심정지 발견…법조계 '환자 감시 소홀' 지적

치과에서 수면마취 후 발치 치료를 받은 환자가 회복실에서 숨졌다. / AI 생성 이미지
치과에서 수면마취 후 발치 치료를 받은 환자가 회복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보호자가 약 1시간 만에 확인을 요청하고서야 심정지 상태임이 드러나 의료 과실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병원 측의 '환자 감시 의무 위반'을 핵심 쟁점으로 꼽으며, CCTV와 진료기록 등 신속한 증거 확보가 법적 책임을 묻는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비극의 시작, 보호자 요청에야 발견된 심정지
평범한 치과 치료가 비극으로 끝났다. 고인은 수면마취 상태에서 발치와 염증 치료를 받은 뒤, 임플란트 시술을 위해 회복실에서 휴식을 취하던 중이었다.
하지만 약 한 시간 뒤, 보호자가 상태 확인을 요청하자 의료진이 살폈고, 그때는 이미 환자의 심장이 멎은 뒤였다. 유족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상심이 큰 상태입니다"라며 치과에 책임을 묻기 위한 절차에 막막함을 호소했다. 정확한 사인은 두 달 뒤 나올 부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싸움은 증거부터…CCTV·진료기록 확보 전쟁
사건을 접한 법률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신속한 증거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강조했다. 의료 소송의 승패는 병원이 가진 객관적 기록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김경태 변호사는 "우선 신속한 증거 확보가 중요합니다. 진료기록부 사본, 수술 동의서, 마취 기록지, CCTV 영상 등을 최대한 빨리 확보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재영 변호사 역시 "치과에 해당 시술 및 마취와 관련된 모든 의무 기록(마취 기록, 수술 기록지, 회복실 상태 기록 등)을 요청하세요"라고 조언했다.
특히 법원에 '증거보전 신청'을 하면, 병원 측이 진료기록을 수정하거나 폐기하는 것을 막고 원본 그대로의 증거를 확보할 수 있어 소송의 첫 단추를 꿰는 핵심 절차로 꼽힌다.
'1시간의 공백', 환자 감시 소홀이 최대 쟁점
이번 사건의 법적 책임을 가를 최대 쟁점은 회복실에서 의료진이 '환자 감시 의무'를 다했는지 여부다. 수면마취는 환자의 호흡과 혈압 등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시술 후에도 지속적인 관찰이 필수적이다.
법무법인 반향의 유선종 변호사는 "보호자가 체크 요청을 했을 때 심정지가 발생한 점은, 환자에 대한 적절한 모니터링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으므로 이에 대한 증거를 확보해야 합니다"라고 지적했다. 다른 한 변호사도 "수면 마취 과정에서 환자 상태를 제대로 모니터링했는지 여부, 발치 및 염증 치료 후 환자의 회복 상태를 정기적으로 확인했는지 여부, 심정지가 발생했을 때 치과 측의 응급조치가 적절했는지 여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분석했다.
법원은 의료 소송에서 환자 측이 과실을 입증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해, 의료 행위 외에 다른 원인이 개입될 수 없다는 점을 증명하면 의료 과실을 추정하기도 해(대법원 99다3709 판결) 유족의 입증 부담이 다소 완화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