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신고했더니 '성추행범'으로…가해자의 '보복성 맞고소', 법은 누구 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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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 신고했더니 '성추행범'으로…가해자의 '보복성 맞고소', 법은 누구 편일까

2025. 09. 04 17:30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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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처벌 피해도 '보호처분' 가능성…전문가들 '초기 법적 대응이 관건'

A씨의 자녀가 학교에서 집단따돌림을 당하다 신고하자, 가해 학생 부모가 "엉덩이를 만졌다"며 보복성 맞고소를 했다. /셔터스톡

"내 아이가 왕따 가해자에서 성추행범이 됐습니다"…악랄한 보복, 법은 왜 침묵하나


학교폭력 피해자인 내 아이가 하루아침에 '성추행범'으로 몰렸다. 6개월간의 집단따돌림을 견디다 못해 신고하자, 가해 학생 부모가 "엉덩이를 만졌다"며 보복성 맞고소로 돌아온 것이다. 피해자 가족은 이제 법 앞에서 두 번째 싸움을 시작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형사처벌 피하면 끝?…'보호처분'이라는 숨겨진 덫


A씨의 자녀는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으로, 형사책임 능력이 없는 ‘촉법소년’이다. 징역이나 벌금 같은 형사처벌을 받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하지만 법의 문턱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형사처벌을 피했다는 안도감도 잠시, A씨 가족 앞에는 소년법상 ‘보호처분’이라는 또 다른 산이 버티고 있다. 보호처분은 전과 기록은 남지 않지만 사회봉사, 특별 교육 이수, 심하면 소년원 송치까지 가능한 일종의 보안처분이다.


조기현 변호사는 “실제 추행이 인정되면 보호관찰이나 수강명령 처분이 예상된다”며 “혐의를 벗지 못하면 생활기록부 관련 불이익 등 사실상의 낙인이 찍힐 수 있어 무혐의를 강하게 주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도 맞고소"…'무고죄' 반격 카드는 양날의 검


A씨는 상대 측의 신고가 명백한 ‘보복’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한다. 허위 사실로 고통을 준 상대방 부모를 ‘무고죄’로 처벌해 반격할 수는 없을까? 전문가들의 의견은 팽팽하게 엇갈린다.


일부 변호사들은 전략적 맞고소를 통한 힘의 균형을 조언한다.


이재성 변호사는 “상대 측이 공격적으로 나오는 이상, 가해 학생의 다른 폭력 행위를 근거로 맞고소해 힘의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반면 섣부른 맞고소가 감정싸움으로 번져 본질을 흐릴 수 있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권민정 변호사는 “상대방 부모를 무고죄로 고소하는 것은 A씨 아이의 성추행 혐의에 대해 무혐의 결정이 나온 뒤에 고려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학교에 신고한 행위를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의 고소로 봐 무고죄를 인정한 판례가 아직 없다는 점도 신중론에 힘을 싣는다.



아이의 눈물, 부모의 한숨…경찰서에 혼자 보내면 안 되는 이유


경찰 조사를 앞둔 A씨 가족의 가장 큰 고민은 '변호사를 동행해야 하는가'이다. 이에 대해 법률 전문가들은 ‘필수’라고 한목소리를 낸다. 특히 아이가 아직 어리고, 혐의가 ‘성추행’이라는 점에서 조력자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안병찬 변호사는 “강제추행은 구체적이고 일관된 피해자 진술만으로 유죄가 인정될 수 있다”며 “아이가 경찰 조사에서 긴장해 진술이 흔들리면 치명적일 수 있다”고 전문가 조력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조기현 변호사는 한발 더 나아가 변호사 선임이 수사기관에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그는 “미성년자 사건은 보호자의 보호 의지가 수사기관 판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며 “변호사 선임 자체가 ‘내 아이를 적극적으로 보호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가 되어 수사관의 태도를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 사건은 법적 처벌을 피하는 것을 넘어, 집단따돌림이라는 상처 위에 ‘성추행범’이라는 낙인이 찍히는 것을 막기 위한 한 부모의 처절한 싸움이 되고 있다. 법의 저울이 어느 쪽으로 기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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