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전과가 자랑? 전자발찌 무기로 쓴 그놈…법원은 또 "반성했다" 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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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전과가 자랑? 전자발찌 무기로 쓴 그놈…법원은 또 "반성했다" 감형

2026. 01. 29 11:55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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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살해 후 출소한 30대, 전자발찌 보여주며 또 성범죄

김상민 변호사 "보호관찰, 인력·권한 부족해 구멍 뚫려"

아동 살해 전과로 15년 복역한 남성이 출소 후 전자발찌를 찬 상태에서 또다시 성범죄를 저질러 징역 7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셔터스톡

20년 전, 10살 초등생을 성추행하고 살해한 죄로 15년을 복역하고 나온 30대 남성 A씨. 그에게 과거의 끔찍한 범죄 전력은 반성 대상이 아닌, 또 다른 피해자를 겁박하기 위한 무기였다.


지난해 5월, A씨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알게 된 피해자에게 자신의 전자발찌를 보여주며 위협했다. 그리고 여러 차례 추행과 폭행을 저질렀다. 2005년 사건 당시 피해 아동의 아버지가 "A씨는 출소 후 분명 같은 범죄를 저지를 것"이라고 했던 절규 섞인 확신은, 비극적이게도 20여 년 뒤 현실이 되고 말았다.


29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서는 출소 후 다시 성범죄를 저지른 A씨 사건을 통해 구멍 뚫린 보호관찰 시스템의 실태를 조명했다.


살인 전과로 협박… 징역 7년 6개월 선고, 왜?

A씨는 결국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7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애초 '강제추행상해'로 기소했다가 죄질이 더 무거운 '유사강간미수'로 공소장을 변경하며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방송에 출연한 김상민 변호사(로엘 법무법인)는 "유사강간미수로 공소장을 변경한 것은 A씨의 범행이 단순 추행을 넘어섰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실제 살인 전과가 있는 사람이 전과를 언급하며 위협하는 것은 피해자에게 극도의 공포심을 주기 때문에 양형에 매우 불리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법원이 검찰 구형량보다 낮은 형을 선고한 이유는 무엇일까. 재판부는 A씨가 뒤늦게 범행을 인정했고, 폭행이 1회에 그쳤으며 상해 정도가 중하지 않다는 점을 감경 요소로 들었다.


하지만 김 변호사는 "국민 법 감정과 얼마나 부합하는지는 의문"이라며 "우리 사법 시스템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전자발찌 찼는데도 재범"… 관리망 벗어난 위험

더 큰 문제는 A씨가 범행 당시 전자발찌를 찬 보호관찰 대상자였다는 점이다. 국가의 관리·감독 시스템 안에 있었음에도 재범을 막지 못했다.


이러한 보호관찰의 허점은 비단 A씨 사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발생한 '창원 모텔 살인사건'의 피의자 표수철 역시 과거 SNS로 미성년자에게 접근해 성범죄를 저지른 전력이 있었고, 출소 후 보호관찰 중이었음에도 똑같은 수법으로 중학생 3명을 살해했다.


김 변호사는 "표수철은 등록된 주소지에 살지도 않았는데 보호관찰소는 이를 파악하지 못했다"며 "보호관찰소로 불러 면담만 했을 뿐, 주거지를 직접 방문해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아 국가 감시망에서 벗어나 있었다"고 꼬집었다.


"SNS 감시할 법적 근거 없어"… 제도 보완 시급

현행 시스템상 보호관찰 대상자의 재범을 막기에는 한계가 명확하다. 특히 SNS를 이용한 범죄의 경우, 사생활 침해 문제로 실시간 감시할 법적 근거가 없다.


김 변호사는 "면담 과정에서 스마트폰을 확인하는 정도가 전부인데, 이는 얼마든지 숨길 수 있다"며 "SNS가 주요 범행 도구인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특화된 감독 방법이 필요하지만, 현재로선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보호관찰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보호관찰관 인력 확충 및 권한 강화 ▲경찰 등 유관 기관 간 정보 공유 시스템 구축 ▲고위험군에 대한 사법부의 적극적인 전자장치 부착 명령 ▲범행 수법에 따른 맞춤형 감독 프로그램 개발 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혹시 나가게 된다면 반성하고 평생 속죄하며 살겠다." A씨가 1심 최후 진술에서 남긴 말이다. 하지만 그가 과거 범죄를 훈장처럼 내세워 또 다른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은, 철저한 시스템만이 재범을 막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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