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린 폰에서 나온 '파일 이동' 기록... 삭제했다 믿었는데, 압수수색 당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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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린 폰에서 나온 '파일 이동' 기록... 삭제했다 믿었는데, 압수수색 당할까?

2026. 01. 16 09:45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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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소지죄는 계속범, 이동 기록은 현재 소지 의심 불러... 수사 가능성 높아"

불법 영상 파일은 삭제해도 '파일 이동' 기록이 남으면 경찰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 AI 생성 이미지

불법 영상 파일을 삭제하고 기기까지 버렸는데, 과거 '파일 이동' 기록만으로 경찰 수사를 받을 수 있을까?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법적 딜레마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불법 영상물을 삭제하고 저장했던 스마트폰까지 버렸다면, 모든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최근 한 온라인 법률 상담 플랫폼에 올라온 질문은 디지털 증거의 영속성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버려진 기기에서 과거 다른 기기로 파일을 '옮긴' 기록이 발견됐을 때, 이미 공소시효(범죄 혐의가 인정되어 처벌할 수 있는 기간)가 지났다고 믿었던 행위가 다시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다.


"삭제하면 끝? '계속범'의 덫에 걸리다"


많은 이들이 불법 영상물 소지죄를 파일을 저장한 순간에 성립하고 삭제하면 끝나는 '즉시범'으로 오해한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다르다. 특히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소지죄는 범죄 행위가 일정 시간 이어지는 '계속범'으로 본다. 이는 파일을 완전히 삭제하거나 타인의 지배 아래로 넘어가기 전까지는 하나의 범죄가 계속되는 것으로 취급됨을 의미한다.


권민수 변호사(법무법인 의담)는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소지죄는 계속범으로서, 소지를 개시한 때부터 지배관계가 종료한 때까지 하나의 죄로 평가된다"고 대법원 판례(2022도15319)를 근거로 설명했다.


즉, 내 컴퓨터에서 파일을 지웠더라도 클라우드나 다른 외장하드에 남아있다면 소지 행위는 끝나지 않았고, 공소시효 역시 시작되지 않은 셈이다.


"과거의 '이동 기록', 현재의 '압수수색' 부를까"


문제의 핵심은 '파일 이동 기록'이다. 실제 파일은 없지만, 과거에 다른 기기로 옮겼다는 로그 파일이 발견된 경우, 수사기관은 이를 어떻게 볼까. 다수 법률 전문가들은 이를 현재진행형 범죄의 단서로 보고 수사에 착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다.


김경태 변호사는 "하나의 기기에서 다른 기기로 파일을 옮긴 기록이 발견된 경우, 수사기관은 현재까지도 소지가 계속되고 있을 가능성을 의심하게 된다"며 "실제 영상물의 현재 소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 등의 수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연수 변호사(법무법인 시우) 역시 "다른 기기로 옮겨진 기록이 있으면 수사기관의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소지가 의심되는 매체나 클라우드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이동 기록'은 사라진 범죄의 흔적이 아니라, 아직 끝나지 않은 범죄를 가리키는 '이정표'로 해석될 여지가 큰 것이다.


"기록만 있고 파일은 없다면... 그래도 유죄?"


그렇다면 압수수색 결과 다른 기기에서도 파일이 발견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 현재 시점의 소지죄로 처벌하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과거의 기록만으로 현재의 범죄를 입증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장휘일 변호사(더신사 법무법인)는 "불법 영상물이 다른 기기로 옮겨진 기록만으로는 소지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중요한 점은 '소지'와 '보유'가 해당 시점에 존재했는지 여부"라고 선을 그었다. 김경태 변호사도 "압수수색을 통해 현재 실제 소지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다면, 과거의 기록만으로는 현재의 소지죄를 입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는 수사기관의 강제수사를 거친 후에야 얻을 수 있는 결론이다. 그 과정에서 겪게 될 심리적 압박과 법적 대응의 어려움은 온전히 당사자의 몫으로 남는다.


박성현 변호사(법률사무소 유)는 "경찰 조사 단계에서 진술 전략을 철저히 준비하고, 변호인의 도움을 받아 무혐의 결정을 받을 수 있도록 증거와 정황을 명확히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디지털 세상에 한번 남겨진 발자국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삭제' 버튼을 누르는 순간 모든 것이 끝났다고 믿는 것은 위험한 착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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