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급휴직'과 '퇴직' 중 하나 선택하라는데⋯회사가 하라는 대로 해야 하나요
'무급휴직'과 '퇴직' 중 하나 선택하라는데⋯회사가 하라는 대로 해야 하나요
회사가 강요한다고 해도⋯근로자가 원하지 않으면 응하지 않아도 돼
'부당해고'로 이어져야만 근로자는 법적 구제 가능

9년간 그 누구보다 열심히 일해왔지만 '무급 휴직'과 '퇴직' 중 하나를 선택받고 있는 직장인 A씨. 과연 회사가 하라는 대로 해야만 할까? /셔터스톡
"무급 휴직과 퇴직 중에 골라."
A씨는 지난주 팀장과의 면담에서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팀장은 A씨가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고 했다. 그러니 자신보고 둘 중 하나를 선택을 하라고 했다. 하지만 어떤 것을 보고 그렇게 판단했는지는 말해주지 않았다.
답답한 마음에 인사팀 면담을 해봤으나, 팀장과 알아서 협의하라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A씨는 억울하기만 하다. 9년간 그 누구보다 열심히 일해왔다고 자신한다. 그동안 지속적인 언어폭력 등 직장 내 괴롭힘으로 적지 않은 고통을 받기도 했다. 특히, 팀장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업무를 맡겨놓고서는 "네가 능력이 없어서 이것도 못한다"며 자신의 업무능력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 왔다.
그러니 이대로 그만둘 수는 없었다. 그동안 증거로 모아온 녹음을 바탕으로 직장 내 괴롭힘도 신고하려고 한다.
근로자가 회사로부터 강제 휴직이나 권고사직을 통보받았을 경우, 이에 응할 의무가 없다고 변호사들은 말한다.
JLK 법률사무소의 김일권 변호사는 "A씨는 회사가 강제 휴직이나 권고사직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회사의 강요를 거부할 수 있다"고 했다.
법무법인 주원의 이영철 변호사는 "A씨의 경우 경영상 어려움으로 해고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해고하려면 징계해고를 해야 한다"며 "그러려면 징계위원회를 여는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며, 징계 사유가 중대해 해고에 이를 정도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별한 징계 사유가 없는 A씨의 경우 팀장의 퇴직 요구에 응하지 않아도 되며, 만일 회사가 퇴사를 강요한다면 이를 노동청에 신고할 수 있다"고 했다.
법률사무소 해온의 권희진 변호사는 "(A씨가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회사 측에서 부당하게 휴직이나 사직을 강요할 경우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이나 민사소송을 제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변호사들은 A씨가 향후 법적인 구제를 받기 위해서라도 회사의 강요에 무너지면 안 된다고 말한다.
법무법인 굿윌파트너스의 주명호 변호사도 "회사의 강압적인 권유에 대해 거부 의사를 표시해야 한다"며 "근로자가 부당해고를 당해야만 법적인 구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회사 측이 퇴사 등의 압박을 가하는 것은 이런 근로자의 법적 조치를 미연에 방지하려고 하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즉, 자진 퇴사를 하게 되면 법적 구제를 받을 수 없다.
주 변호사는 "상시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에서 부당하게 해고당했다면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거나, 그게 아니더라도 법원에 해고무효 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했다.
부당해고 구제신청의 경우 근로자는 '해고가 있었다'는 사실을, 사용자(회사)는 '해고가 정당했다'는 것을 입증하게 된다.
공동법률사무소 인도 안병찬 변호사는 "부당해고 사실이 인정되는 경우 A씨는 복직하지 않고 보상을 받아도 무방하며, 회사에 임금 지급 청구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이라도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하라고 변호사들은 했다.
법무법인 주원의 이영철 변호사도 "직장 내 괴롭힘은 우선 회사에 이를 신고하고, 가해자와의 분리조치를 요청하라"고 조언한다.
이 변호사는 "A씨의 신고에 대해 회사가 제대로 조사·확인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거나, 분리요청을 들어주지 않는 경우 노동청에 신고 또는 진정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권희진 변호사도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안 되며,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 진다"고 말했다.
김일권 변호사는 "팀장의 언어폭력에 대해서는 지금이라도 노동청에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할 수 있으며, 이는 A씨가 휴직을 하게 되더라도 (신고가) 가능하다"고 했다.
주명호 변호사는 "만약 직장 내에서 심각한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면 고용노동부 상담센터와 연결되는 1350번으로 연락하여 신고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안심의 강문혁 변호사는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인정됐다고 그가 형사 처벌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사용자(회사)로부터 징계를 받고 피해자에 대해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되는 것"이라고 강 변호사는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