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대가 30만원, 봉투 열어보니 1000원짜리…사기 신고하면 저도 처벌되나요?
성매매 대가 30만원, 봉투 열어보니 1000원짜리…사기 신고하면 저도 처벌되나요?
어두운 모텔서 5만원권처럼 속여 건네…변호사들 “사기죄 가능, 그러나 성매매 혐의 감수해야”

성매매 대가로 30만원 대신 1천 원권 지폐를 받아 사기당한 A씨. 그러나 성매매 대금은 '불법원인급여'라 법적으로 돌려받을 수 없어 신고의 실익이 없다. / AI 생성 이미지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만난 상대와 성매매를 한 A씨. 1시간에 30만 원을 받기로 했지만, 상대방 B 씨가 건넨 돈봉투 안에는 5만 원권 대신 1000원짜리 지폐만 가득했다.
속았다는 생각에 상대를 경찰에 신고하고 싶지만, 자신의 성매매 사실이 드러날까 두렵다.
A씨는 억울함을 풀고 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
“30만원이라더니…” 어두운 방에서 벌어진 사기극
A씨는 최근 성매매 앱을 통해 만난 B씨와 1시간에 30만 원을 받기로 하고 모텔로 향했다. B씨는 방 안의 불을 끈 채 화장실 불만 희미하게 켜 두고 현금 봉투를 건넸다.
당시 B씨는 A씨에게 봉투 속 돈을 살짝 보여주며 5만 원권인 것처럼 한 장 한 장 세어 보이기까지 했다. A씨는 어두운 탓에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고 당시에는 의심할 생각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다음 날 은행에 입금하려던 A씨는 봉투에 든 돈이 모두 1000원짜리 지폐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B씨는 A씨의 연락을 모른 척하고 있다. A씨는 뒤늦게 B씨가 "나와 연락했던 어플을 지우라"고 재촉하거나 먼저 서둘러 방을 나간 행동들이 수상했다고 생각했다.
상대방은 사기죄, 나는 성매매…신고는 '양날의 검'
결론부터 말하면, B씨의 행동은 사기죄가 될 수 있지만, 신고 시 A씨 본인도 성매매 혐의로 처벌받을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법무법인 강헌 정현우 변호사는 “상대방이 처음부터 30만 원을 지급할 의사 없이 어두운 장소에서 5만 원권인 것처럼 속여 천 원권을 건넸다면 사기죄 성립을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B씨가 돈을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을 이용해 A씨를 속여 성관계라는 재산상 이익을 얻었으므로 사기죄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판례 역시 성행위 대가를 지급할 것처럼 속이고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면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본다.
하지만 신고는 '양날의 검'이다. 다수 변호사들은 사기죄 고소를 위해선 자신의 성매매 사실을 스스로 밝혀야 하는 딜레마가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는 “사기로 고소할 경우 질문자님도 성매매로 처벌된다”고 명확히 했다. 현행법상 성매매를 한 사람은 1년 이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불법원인급여'의 덫…“약속한 돈 30만원, 법으로 못 받는다”
설령 B씨가 사기죄로 처벌받더라도 A씨가 약속받았던 30만 원을 법적으로 돌려받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성매매의 대가로 주고받기로 한 돈은 민법상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해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해답 김무룡 변호사는 “성매매 대금 약정 자체가 법이 보호하지 않는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해, 민사로도 ‘약속한 돈을 달라’고 청구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법의 힘을 빌려 돈을 받아낼 방법이 사실상 없다는 것이다.
결국 변호사들은 신고의 실익이 거의 없다고 봤다. 30만 원을 받으려다 오히려 성매매로 형사처벌될 위험이 훨씬 크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법률사무소 새율 최성현 변호사는 “현실적으로 대금 회수보다 형사처벌 위험이 훨씬 크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