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친구의 배신, 홧김에 건 전화 한 통이 '범죄자' 낙인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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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었던 친구의 배신, 홧김에 건 전화 한 통이 '범죄자' 낙인 찍는다

2025. 11. 18 15:40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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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적 대응은 '최악의 자충수'…이미 연락했다면 반드시 알아야 할 사후 대처법

억울한 고소에 휘말렸을 때 허위 진술인에게 감정적으로 연락하면 추가 혐의를 받을 수 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변호사들 만장일치 '절대 금물'…억울한 고소, '선방어 후반격'이 정답이다


내 편이라 믿었던 친구가 경찰에 나를 음해하는 거짓 진술서를 냈다면?

피가 거꾸로 솟는 배신감에 당장 전화기를 들고 싶겠지만, 그 순간 당신은 더 깊은 범죄의 수렁으로 빠져들 수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억울함을 풀려다 '증거인멸 교사'나 '협박'이라는 더 무거운 혐의를 뒤집어쓸 수 있다며 냉정한 법적 대응을 주문했다.


친구는 왜 등 뒤에 칼을 꽂았을까


황당한 모욕죄로 고소당한 A씨. 다행히 현장 지인들에게 '그런 사실이 없다'는 사실확인서까지 받아두며 결백을 증명할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평소 사이가 좋지 않던 다른 지인이 고소인 편에 서서 허위 진술서를 냈다는 소식에 이성을 잃을 뻔했다.


대체 왜 그랬을까. 친구의 배신에는 여러 동기가 숨어있을 수 있다. 고소인과의 관계가 더 돈독했거나, 오래된 질투심이 비뚤어진 방식으로 표출됐을 수도 있다. 혹은 고소인의 압박에 못 이겨 거짓말을 보탰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유가 무엇이든, 그 동기를 파헤치겠다며 섣불리 연락하는 것은 스스로 덫에 걸어 들어가는 행위다.


"사실대로 말해" 한마디가 '협박'으로 둔갑하는 순간


"너 왜 거짓말했어? 사실대로 말해줘." 억울한 마음에 던진 이 한마디가 수사기관에서는 어떻게 들릴까.


김경태 변호사(김경태 법률사무소)는 "사건 관계인에 대한 회유나 협박으로 오해받아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잘라 말했다. 수사관이나 판사는 이를 '진술을 번복하라는 압박'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만약 "너 때문에 내가 처벌받게 생겼다"는 식의 말을 덧붙였다면, 이는 '불이익을 암시하는 협박' 혐의로 이어질 수도 있다. 감정적 대응은 당신의 진술 전체에 대한 신빙성을 떨어뜨리는 부메랑이 될 뿐이다.


경찰서 거짓말, 왜 '위증죄' 처벌은 안 되나


많은 이들이 오해하는 지점도 있다. 경찰·검찰 수사 단계에서 제출된 '허위 진술서'는 그 자체로 '위증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위증죄(형법 제152조)는 법률에 따라 선서한 증인이 '법정'에서 허위 진술을 했을 때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백지은 변호사(법률사무소 가온길)는 "진술서만 제출한 것이라면, 허위사실을 기재했더라도 법정 증언과 달리 위증죄가 성립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물론 그 친구가 나중에 증인으로 채택돼 법정에서 선서 후에도 같은 거짓말을 반복한다면 그때는 위증죄로 처벌할 수 있다.


'무고죄' 반격, 상대방 마음속을 증명해야 하는 싸움


그렇다면 남은 카드는 '무고죄' 역고소다. 하지만 내가 무죄를 받았다고 해서 상대방이 자동으로 무고죄 처벌을 받는 것은 아니다.


무고죄(형법 제156조) 입증은 상대방의 '마음속'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것과 같다. 상대방이 '허위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나를 '형사처분 받게 할 목적'으로 고소했다는 점을 명백히 입증해야 한다.


하지만 고소인은 "나는 진실이라고 믿었다"거나 "기억이 왜곡됐다"고 주장하면 그만이다. 그 고의성을 객관적 증거로 깨뜨리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무고죄는 유죄 판결을 받기가 상당히 까다로운 범죄로 꼽힌다.


이미 전화했다면? '최악'을 피하는 사후 대처법


만약 이 글을 읽기 전에 이미 친구에게 연락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먼저 할 일은 '추가 연락 절대 금지'다. 엎질러진 물이지만, 더 큰 실수는 막아야 한다.


그다음, 즉시 변호인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놓아야 한다.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정확히 알려줘야 변호인이 '증거인멸 의사가 없었다'는 점을 효과적으로 변론할 수 있다. "피의자는 갑작스러운 배신감에 이성을 잃고 진실을 확인하고자 했을 뿐, 진술 번복을 압박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는 식의 논리를 구성해 수사기관을 설득해야 한다.


승리의 정석: 냉정한 증거로 '무혐의' 받고 역고소하라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해법은 명확하다. '선(先)방어, 후(後)반격' 전략이다. 우선 나를 향한 모욕죄 고소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사실관계확인서, CCTV, 문자메시지 등 객관적 증거를 모아 변호인의견서 형태로 제출하는 것이 핵심이다.


김준성 변호사(법무법인 공명)는 "우선 무혐의 처분을 이끌어 낸 이후에 무고로 고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의 결백이 공식적으로 입증되면, 비로소 반격의 시간이 온다. 그때 나를 불리하게 만들었던 그 '거짓 진술서'는 상대방의 악의를 입증하는 중요한 증거로 쓰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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