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조사 시 과거 수사기록 조회...피해자에게 알릴까? 변호사들 답변은
경찰조사 시 과거 수사기록 조회...피해자에게 알릴까? 변호사들 답변은
16세 때 통매음 수사기록, 성인 된 후 다른 사건으로 조사받을 때 조회 가능성 높아...법조계 "피해자 고지 가능성 없고, 직접적 불이익 없어"

경찰이 소년범 시절 기록을 수사 참고용으로 조회할 순 있지만, 이를 근거로 불이익을 주거나 피해자에게 알리는 것은 불법이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8년 전 '소년범' 기록, 이번 경찰조사 때 발목 잡을까?
"8년 전 16살 때 받았던 경찰조사 기록이 현재의 내 발목을 잡을까?"
24살이 되어 새로운 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앞둔 A씨의 머릿속은 복잡하다. 청소년 시절의 통신매체이용음란(통매음) 관련 기록이 이번 조사에서 불이익으로 작용할지, 심지어 현재 사건의 피해자에게 알려지는 건 아닌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한번쯤 품었을 법한 이 불안감에 대해 법률 전문가들은 어떻게 답했을까.
"경찰, 일단 본다"...수사경력 조회는 '기본'
결론부터 말하면, 경찰은 과거 수사기록을 조회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경찰 출신인 법무법인 베테랑의 심광우 변호사는 "수사관은 통상적으로 조사하기 전에 전과 조회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잘라 말했다.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 역시 "통상적으로 조회를 한다"고 확인했다. 이는 피의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수사에 참고하기 위한 기본적인 절차에 해당한다.
다만 여기서 '범죄경력(전과)'과 '수사경력'은 구분해야 한다. 법률사무소 조이의 윤관열 변호사는 "유죄 판결이 확정된 경우는 전과로 남지만, 수사만 받고 기소되지 않거나 소년법상 보호처분을 받은 경우는 수사경력자료에 남는다"고 설명했다. 즉, A씨의 16세 시절 기록은 형사처벌이 아닌 '수사경력'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
"피해자에게 알린다? '법률 위반'"...비밀유지 의무
A씨의 가장 큰 두려움은 과거 기록이 현재 사건의 피해자에게 알려지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변호사는 "절대 그럴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은 직무상 범죄·수사경력을 조회한 사람이 그 내용을 누설하지 못하도록 강력한 비밀유지 의무를 부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광우 변호사는 "이걸 피해자한테 알려줘서는 안 되고 알려줄 이유도 달리 없다"고 강조했다. 윤관열 변호사도 "수사와 직접 관련 없는 과거 기록을 피해자에게 알릴 경우 오히려 피의자의 개인정보 보호 문제로 논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사기관 내부 참고자료일 뿐, 제3자에게 공유되는 정보가 아니라는 것이다.
'소년범' 꼬리표의 딜레마...사라지지 않는 기록
문제는 이 '수사경력'이 언제까지 따라다니느냐다. 현행법상 소년부 송치나 보호처분 기록은 3년이 지나면 조회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 원칙이다. A씨의 경우 8년이 지났으니 안심해도 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검사 출신인 법무법인 선승의 안영림 변호사는 "보호처분 기록의 경우 별도의 삭제 규정이 없어 평생 보존되는 문제가 있다"는 현실을 전했다.
그는 "작년 서울행정법원이 해당 법률 규정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상태"라며 "법이 개정되기 전까지는 수사경력에 소년보호처분 내용이 계속 조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법의 원칙과 수사 실무 사이의 괴리가 존재하는 셈이다.
"과거 때문에 불이익? 걱정 마라"...전문가들 조언
그렇다면 이 '사라지지 않는 기록'은 A씨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다행히 전문가들은 직접적인 불이익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심광우 변호사는 "기존 조사하였던 기록 때문에 특별히 새로운 건에 대한 조사 단계에서 불이익을 당할 우려는 없을 거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조언했다. 다만 "동종 관련인 경우 참고자료로 활용은 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결론적으로 과거 기록이 조회될 수는 있지만, 그 자체로 불이익을 받거나 피해자에게 알려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과거의 기록이 현재의 나를 부당하게 옥죄어서는 안 된다는 법의 정신이 수사 현장에서도 지켜져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