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채팅으로 만나 술 마신 뒤 "계산하기 싫어" 도망…합의금 폭탄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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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채팅으로 만나 술 마신 뒤 "계산하기 싫어" 도망…합의금 폭탄으로 돌아왔다

2025. 10. 30 11:53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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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값 아까워 도망쳤다가 경찰 신고

변호사들 “처음부터 속일 의도 입증이 관건”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오픈채팅으로 만난 여성들에게 택시비와 술값을 내주겠다고 약속한 뒤, 술값 계산을 앞두고 도망친 남성이 사기죄 혐의로 경찰에 신고당했다. 여성들이 합의금으로 550만원을 요구하자, 변호사들은 실제 피해액을 크게 웃도는 과도한 금액이라며 합리적인 조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술값 낼게" 약속이 부른 550만원 청구서

사건은 한 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 남성은 친구와 함께 있다가 오픈 카카오톡 채팅방을 통해 여성 2명에게 연락했다. 그는 "택시비와 술값을 낼 테니 같이 놀자"고 제안했고, 여성들은 이 제안을 받아들여 남성이 있는 동네로 이동했다. 남성은 약속대로 택시비를 결제해주며 신뢰를 쌓았다.


이들은 함께 술집으로 자리를 옮겨 안주 2개와 소주 서너 병을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즐거웠던 분위기는 계산을 앞두고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남성은 "술도 더 못 먹을 것 같았고 계산하기 아까운 마음이 컸다"는 이유로 친구와 함께 술값을 내지 않고 그대로 도망쳤다. 황당한 상황에 놓인 여성들은 결국 경찰에 그를 신고했고, 이후 각 250만원과 300만원, 총 550만원의 합의금을 요구하고 나섰다.


단순 먹튀인가, 계획적 사기인가…법의 저울은?

변호사들은 이 사건이 형법상 '사기죄'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처음부터 상대를 속여 재산상 이익을 얻으려는 '기망의 고의'가 있었음이 입증되어야 한다.


법무법인 서헌의 성인욱 변호사는 "오픈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보낼 당시부터 택시비와 술값을 내줄 의사와 능력이 없었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택시비를 결제한 점, 당시 계좌에 잔고가 있었다는 점 등은 '처음부터 속일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반면, 법무법인 클래식의 오대호 변호사는 "오픈 카톡에서 비용을 낼 것처럼 약속하고 상대방을 불러내 실제로는 내지 않았다면, 이는 명백한 기망 행위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약속 자체가 상대를 착오에 빠뜨려 술과 안주라는 이익을 얻기 위한 수단이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법률사무소 도준의 김준혁 변호사는 한발 더 나아가 "피해를 입은 사람은 술집 주인이지 같이 간 여성들은 아니다"라며 법적 피해 주체를 명확히 했다. 여성들의 피해는 자신들이 마신 몫을 제외하고 남성이 먹은 술값을 대신 낸 부분에 한정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550만원 다 줘야 하나?…변호사들 "터무니없다" 한목소리

거액의 합의금에 대해서는 모든 변호사가 "과도하다"고 선을 그었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실제 발생한 술값에 비해 550만원은 명백히 터무니없이 과도한 금액"이라며 "법원에서도 이 금액을 전부 위자료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합의금은 법으로 정해진 기준이 없다. 통상 실제 발생한 금전적 피해액에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더해 산정된다.


변호사들은 안주 2개와 술 서너 병 가격을 고려할 때, 실제 피해액을 중심으로 한 합리적인 수준에서 합의금을 다시 조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합의 안 하면 벌금형…반성하는 태도가 감형 열쇠

만약 합의가 결렬되면 남성은 어떻게 될까. 법무법인 성진의 김진아 변호사는 "합의가 없으면 사기죄로 벌금형이 나올 수 있고, 합의하면 기소유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초범이고 피해액이 크지 않다면 실형보다는 벌금형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결국 최선의 대응은 경찰 조사 단계부터 시작된다. 법무법인 도모의 고준용 변호사는 "섣불리 사실을 모두 인정하거나 변명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며 "변호사와 사실관계를 정리한 뒤, 불리하지 않도록 신중하게 진술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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