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사고 후 '경찰 조사가 먼저' 주장…목 꺾인 승객 울린 버스회사의 두 얼굴
버스 사고 후 '경찰 조사가 먼저' 주장…목 꺾인 승객 울린 버스회사의 두 얼굴
보복운전 다툼은 나중 문제…전문가 '직접청구권으로 즉시 보상 가능'

출근길 버스 사고로 목을 다친 승객 A씨의 목을 두 번 꺾은 것은 “경찰 조사가 먼저”라며 치료비 지급을 거부한 버스회사의 냉담한 태도였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출근길 버스 사고, 회사가 치료비 거부할 때 '내 돈 안 쓰고' 보상받는 3단계 법적 대응법
출근길 버스 사고로 목을 다친 승객 A씨. 하지만 그의 목을 두 번 꺾은 것은 사고의 충격이 아니었다. “경찰 조사가 먼저”라며 치료비 지급을 거부한 버스회사의 냉담한 태도였다.
“쿵!” 굉음과 함께 A씨의 평온한 일상은 산산조각 났다. 버스가 급차선 변경을 하자 옆 차선 SUV가 경적을 울렸고, 잠시 후 버스 앞을 가로막은 SUV가 급정거하며 추돌 사고가 발생했다. 충격으로 목과 머리에 통증을 느낀 A씨에게 돌아온 것은 기약 없는 기다림뿐이었다.
“과실 따져봐야 안다” 버티는 회사, 법은 누구 편일까?
버스 회사는 “상대방의 보복운전 여부 조사가 끝나야 보험 처리가 가능하다”며 버텼지만, 법의 시계는 A씨의 편이었다. 버스 같은 대중교통은 승객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의무가 매우 무겁기 때문이다.
설령 버스 기사의 잘못이 1%도 없더라도, 법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승객이 다쳤다면 일단 버스 회사가 치료비를 책임지라고 명한다. 이를 사실상의 ‘무과실 책임’이라 부른다.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자배법) 제3조가 바로 그 근거다.
버스회사와 SUV 운전자 중 누가 더 잘못했는지를 따지는 것은, 버스회사가 A씨에게 치료비를 먼저 지급한 뒤에야 할 일이다. 이후 버스회사는 SUV 측에 ‘우리가 낸 돈의 일부를 돌려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데, 이를 ‘구상권’ 행사라고 한다. 즉, 회사들끼리의 다툼 때문에 승객인 A씨가 치료를 미룰 이유는 전혀 없는 것이다.
김경태 변호사(법률사무소 김경태)는 “버스회사와 SUV 운전자 간의 과실 비율을 따지는 것은 그들 사이의 구상권 문제일 뿐, 승객 보상과는 별개”라며 “회사는 승객의 부상을 최우선으로 보상하고, 이후에 상대 차량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회사가 '나 몰라라' 할 때, 내 돈 안 쓰고 치료받는 '3단계 구제법'
그렇다면 A씨처럼 버스 회사가 보상을 미룰 때, 승객은 속수무책으로 기다려야만 할까? 전문가들은 마냥 기다리지 말고 직접 행동에 나설 것을 조언한다.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은 A씨와 같은 피해자가 가해 차량의 보험사에 직접 보험금을 청구할 권리, 즉 ‘직접청구권’을 보장하고 있다.
1단계: 보험사에 직접 치료비 청구
[핵심 행동] → 승객이 버스회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보험사에 연락해 사고를 접수하고 치료비 지급을 요청한다.
[준비물/방법] → 사고 날짜, 버스 번호, 병원 진단서 등을 준비해 버스공제조합(버스가 가입한 보험조합)이나 보험사에 전화로 접수한다.
[근거/팁] →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이 보장하는 '직접청구권'에 따른 정당한 권리이며, 버스회사의 동의는 필요 없다.
2단계: 금융감독원에 민원 제기
[핵심 행동] → 보험사마저 지급을 미루거나 거부할 경우, 금융감독원(금감원)에 민원을 넣는다.
[준비물/방법] → 금감원 홈페이지 'e-금융민원센터'를 통해 온라인으로 접수할 수 있다. 사고 및 보험사 처리 경과를 구체적으로 작성한다.
[근거/팁] → 보험사는 금감원의 감독을 받는 금융기관이므로, 민원이 접수되면 신속히 처리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3단계: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에 상담 요청
[핵심 행동] → 보상 절차가 복잡하게 느껴지거나 추가적인 도움이 필요할 때 전문가의 지원을 요청한다.
[준비물/방법] → 국토교통부 산하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에 전화나 온라인으로 상담을 신청한다.
[근거/팁] → 사고 피해자 보호를 위해 설립된 공공기관으로, 보상 절차 전반에 대한 전문적인 조언과 도움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심규덕 변호사(법무법인 심)는 “보복운전 조사를 핑계로 승객 보상을 미루는 것은 법의 취지에 어긋나는 부당한 행위”라며 “A씨처럼 피해를 본 승객은 즉시 직접청구권을 행사해 치료받을 권리를 당당히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