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커졌네"…2년간 원장에게 성추행 당한 직원의 눈물
"가슴 커졌네"…2년간 원장에게 성추행 당한 직원의 눈물
"월급 가불해줄게, 나랑 사귀자"…法, '의사 면허 취소' 카드 쥔 피해자의 손 들어줄까

치과병원에 근무하는 A씨는 지난 2년동안 원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해왔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월급을 미리 받을 수 있을까요?"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직원의 절박한 물음에 치과 원장은 "그럼 나랑 사귀자"고 답하며 강제로 입을 맞췄다.
2년간 이어진 직장 내 성추행 피해 사실이 드러나면서, 피해자는 정의 구현을, 가해자는 '의사 면허'를 걸고 벌이는 치열한 법적 다툼의 서막이 올랐다.
"가슴 커졌네"…2년간 이어진 원장의 '검은 손길'
피해자 A씨가 겪은 2년은 고통의 연속이었다. 치과 원장은 회식 등을 빌미로 A씨의 어깨와 엉덩이 등을 만졌고, "너 언제 이렇게 가슴이 커졌냐"는 식의 성희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원장의 행동은 A씨의 절박한 상황을 이용해 더욱 노골적이 됐다. 월급 가불을 요청하는 A씨에게 '교제'를 조건으로 내걸며 강제로 입을 맞춘 것이다.
성범죄 유죄=면허 박탈?…원장을 벼랑 끝으로 몬 '의료법'
법률 전문가들은 원장의 행위가 형법상 '강제추행죄(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하는 범죄)'나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이 사건이 주목받는 이유는 가해자가 '의사'라는 점이다.
개정된 의료법에 따라 성범죄로 금고 이상의 형(집행유예 포함)이 확정되면 의사 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 유죄 판결 시 원장은 면허를 잃을 수 있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변호사들은 "면허 취소 가능성은 가해자를 압박하고 합의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장 강력한 카드"라고 설명한다.
성추행 고소했더니 "공갈범"…피해자가 마주할 '두 번째 덫'
하지만 정의를 향한 A씨의 여정 앞에는 또 다른 덫이 놓여있다. 섣불리 합의금을 요구하다 '공갈죄'로 역고소당하는 위험이다.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변호사 조력 없이 개인이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하면, 돈을 노린 무고라는 오해를 사기 쉽다"며 "안전하게 내용증명(우체국을 통해 문서 내용을 증명하는 제도)을 보내는 등 공식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 때문에 먼저 형사 고소를 진행한 뒤 수사 과정에서 합의를 시도하는 편이 더 안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원장이 강제로 입 맞추는 걸 봤다"…판세 뒤흔들 '스모킹 건'의 등장
원장의 강제 입맞춤은 가게 주인이 지켜보는 앞에서 벌어졌다. 범행을 목격한 제3자의 등장은 사건의 양상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법적 다툼의 승패는 결국 '증거'가 가르는데, 목격자의 진술은 A씨의 주장에 결정적인 힘을 싣는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 외에도 피해 사실을 6하 원칙에 따라 기록한 메모, 문자 메시지, 정신과 진료 기록 등을 신속히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성범죄는 피해자의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 자체가 유력한 증거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한 사람은 잃어버린 존엄을 되찾기 위해, 다른 한 사람은 평생의 업인 의사 면허를 지키기 위해 법정에 선다. 사법부가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이 사건은 단순한 성범죄 판결을 넘어 직장 내 권력형 범죄에 대한 우리 사회의 단호한 경고가 될 수 있다. 법원의 시간은 이제 시작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