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고소했는데 경찰이 '혐의없음' 하면 끝? 불송치 대비법은
스토킹 고소했는데 경찰이 '혐의없음' 하면 끝? 불송치 대비법은
익명 질문함 괴롭힘 증거 추가 제출…검찰 단계 변호사 역할과 이의신청 핵심

스토킹 범죄 고소 후, 변호사는 검찰 단계에서 추가 증거와 의견서를 제출하며 기소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한다. / AI 생성 이미지
온라인 스토킹으로 가해자를 고소한 A씨. 수사 결과가 나오기로 한 이달이 다 지나가도록 연락이 없어 불안한 마음이 커졌다.
A씨의 스토킹 가해자는 동성인 여성이며, 괴롭힘은 익명 질문·답변 플랫폼인 'Asked' 등 SNS에서 이뤄졌다. A씨는 경찰 수사 단계에서 미처 내지 못한 SNS 게시물 증거와 정신과 진료 기록, 엄벌 탄원서 등을 추가로 확보한 상태다.
만약 경찰이 사건을 검찰로 보내지 않는 '불송치' 결정을 내리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반대로 사건이 검찰로 넘어간다면, 변호사는 기소까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경찰 수사 끝났다고 변호사 역할도 끝? 검찰 단계에선 뭘 하나
결론부터 말하면, 사건이 경찰의 손을 떠나 검찰로 송치되더라도 변호사의 역할은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검사가 가해자를 재판에 넘길지(기소)를 최종 결정하는 단계이기에, 변호사의 적극적인 조력이 기소 여부를 가를 수 있다.
법무법인 명륜 오지영 변호사는 "사건이 검찰로 송치되면 고소인 측 변호인은 검사에게 사건의 쟁점과 증거를 명확히 정리해 제출하고, 기소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통해 처벌의 당위성을 설득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때 변호사는 경찰 단계에서 제출하지 못한 추가 증거들을 제출하며 기소 가능성을 높인다. 와이에이치 법률사무소 김영호 변호사는 "검찰 단계에서 변호사는 추가 증거 제출, 의견서 작성, 피해자 진술 보완, 검사 면담을 통한 사건 설명 등을 수행한다"고 밝혔다.
검사와의 소통은 무분별하게 연락하기보다, 필요한 시점에 의견서나 추가 증거 같은 서면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변호사들은 조언했다.
익명 SNS 게시물, 어떻게 내야 '스토킹 증거'로 인정받나
A씨가 추가로 확보한 증거는 대부분 익명 플랫폼에 올라온 게시물이다. 이런 온라인 증거는 어떻게 제출해야 법적 효력을 가질까.
변호사들은 단순 캡처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률사무소 일로 채민수 변호사는 "단순 메시지가 아닌 SNS 게시물, 익명질문함 게시물은 작성자 특정, 게시 시점, 피해자와의 관련성, 반복성 입증이 어려울 수 있다"며 "캡처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어 URL, 게시일시, 계정 정보, 전후 맥락을 함께 보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토킹 범죄는 행위의 '지속성·반복성'이 핵심 요건이다. 따라서 증거를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 가해 행위가 계속됐음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A씨가 가진 심리상담 기록이나 정신과 처방전 내역 역시 중요한 증거다. 법률사무소 평정 김단 변호사는 "심리상담 기록, 정신과 처방 내역은 피해의 심각성을 뒷받침하는 자료로 활용되며, 엄벌탄원서와 함께 기소 필요성을 보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경찰이 '불송치' 결정 내린다면…모든 게 끝날까
A씨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경찰이 '혐의 없음' 등의 이유로 사건을 검찰에 보내지 않고 자체적으로 종결하는 '불송치' 결정이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불송치 결정이 내려져도 사건이 끝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불복할 경우, 고소인은 통지를 받은 날부터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이의신청이 접수되면 사건은 의무적으로 검찰에 송치돼, 검사가 다시 한 번 들여다보게 된다.
이때 중요한 것이 '이의신청서'의 내용이다.
법무법인로웰 김훈희 변호사는 "불송치 결정이 내려질 경우에도 바로 포기할 필요는 없다"며 "불송치 이유를 분석하여 새로운 증거나 법리적 반박을 중심으로 이의신청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경찰대 수사관 출신인 법률사무소 신임 박교현 변호사 역시 "불송치 결정서의 내용을 확인한 다음 이를 법리적으로 반박하고, 경찰의 수사 미진을 지적하는 체계적인 이의신청서 작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단순히 억울함만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경찰의 판단에 어떤 법리적·사실적 오류가 있었는지를 논리적으로 짚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