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처벌받나?' 몸캠 피싱 피해자의 착각…변호사들 "당신은 100% 피해자"
'나도 처벌받나?' 몸캠 피싱 피해자의 착각…변호사들 "당신은 100% 피해자"
사진 교환 후 15만원 협박당한 A씨 사례로 본 법적 대응법…'증거인멸'은 최악의 선택

몸캠 피싱 피해자는 처벌받지 않는 명백한 피해자이므로 죄책감에서 벗어나야 한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사진 보냈다고 처벌? 몸캠 피싱 피해자의 착각, 변호사들이 말하는 '3단계 행동 강령'
호기심에 보낸 사진 한 장이 15만 원짜리 협박의 족쇄가 됐다. 유포의 공포보다 더 두려운 건 "내 손으로 보냈는데, 나도 처벌받나?"라는 죄책감이다.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DM)로 만난 상대와 사진을 교환한 A씨. 상대는 자신의 신체 사진을 먼저 보내며 A씨에게 얼굴과 성기가 나온 사진을 요구했다. 잠시 망설였지만 사진을 보낸 것이 화근이었다.
상대는 돌연 "문화상품권 15만 원을 주면 조용히 넘어가겠다"고 협박했고, A씨가 거부하자 "텔레그램에 올렸다"고 통보했다. 실제 유포 여부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A씨는 극심한 불안감과 함께, 자신도 처벌받을 수 있다는 죄책감에 빠졌다.
'내 손으로 보냈는데'…왜 처벌받지 않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A씨는 범죄자가 아닌 명백한 '피해자'다. 법률 전문가들은 A씨가 스스로 사진을 보냈다는 사실이 결코 그를 '가해자'로 만들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법무법인 베테랑의 윤영석 변호사는 "상대방의 요청에 응해 합의 하에 사진을 교환한 것이므로, 자기 의사에 반하여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글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했다고 볼 수 없어 통신매체이용음란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범죄의 시작은 사진 교환이 아니라, 이를 빌미로 한 협박과 유포 행위부터라는 분석이다.
'피싱범의 3단 덫'…어떤 처벌을 받게 되나?
오히려 범죄의 족쇄는 가해자의 몫이다. 가해자가 사진을 빌미로 협박을 시작하는 순간, 법의 덫은 여러 갈래로 조여온다.
우선 성적 촬영물을 이용해 금품을 요구한 행위는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3 제1항(촬영물 등 이용 협박죄)'에 해당해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여기에 문화상품권을 요구한 행위는 별도로 '공갈 미수죄'를 구성한다.
만약 협박범이 실제로 사진을 유포했다면, '제14조의3 제2항(촬영물 등 이용 반포죄)'이 적용돼 최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이라는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된다. 법무법인 공명의 김준성 변호사는 "촬영물 이용 협박 행위는 죄질이 매우 불량하여 구속 수사 가능성이 높다"고 사안의 중대성을 강조했다.
공포 속 피해자가 해야 할 3단계 행동 강령
전문가들은 피해자가 죄책감에서 벗어나 즉각적인 법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공포에 질려 대화창을 삭제하는 것은 '증거인멸'이라는 최악의 선택이 될 수 있다. 혼란 속에서도 반드시 해야 할 행동 강령은 다음과 같다.
첫째, 증거 확보다. 김경태 변호사는 "상대방과의 대화 내용 전체, 협박 증거, 금품을 요구한 내용 등 모든 증거를 화면 캡처하여 보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해자가 계정을 삭제하기 전에 서둘러야 한다.
둘째, 신고다. 확보된 증거를 바탕으로 경찰청 사이버수사팀에 신속히 신고해 가해자 특정과 처벌 절차를 밟아야 한다.
셋째, 지원 요청이다. 여성가족부가 운영하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를 통해 불법 촬영물 삭제 지원과 법률·심리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변호사를 선임해 형사 고소는 물론,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는 민사소송까지 함께 진행하는 것도 강력한 대응 방법이다.
A씨의 사례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가 결코 혼자가 아니며, 법의 보호를 받을 명백한 권리가 있음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