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청물 질문 올렸다가 '신고 협박'…변호사들 "실제 수사 가능성 희박"
아청물 질문 올렸다가 '신고 협박'…변호사들 "실제 수사 가능성 희박"
온라인에 던진 법률 질문 하나에 '범죄자' 낙인…법조계 "혐의 입증 불가, 걱정 말라" 이구동성

가상 아청물 시청 처벌 여부를 온라인에 질문했다가 신고 협박을 받은 사례가 발생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가상 인물이 나오는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아청물)을 봐도 처벌되냐는 온라인 질문 하나에 ‘경찰 신고’라는 날벼락이 떨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던진 단순 법률 질문이 ‘경찰 신고’ 협박으로 돌아왔다. 질문자는 범죄 사실을 고백한 것이 아니었지만, 한 네티즌은 그를 잠재적 범죄자로 몰며 신고를 공언했다. 순식간에 범죄자 취급을 받게 된 A씨는 실제 수사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떨어야 했다.
‘캡처 완료, 신고합니다’…질문 글에 날아든 살벌한 경고
사건의 발단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였다. A씨는 가상 사설망(VPN) 등 우회 경로 없이 2D(가상 인물) 아청물을 시청할 경우 법적 처벌을 받는지 순수하게 궁금해 질문 글을 올렸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친절한 답변이 아닌, “경찰청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ECRM)에 신고하겠다”는 협박성 댓글이었다.
변호사 8인의 압도적 다수 의견…“수사 가능성? 사실상 제로”
결론부터 말하면, A씨가 실제 경찰 조사를 받을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법률 전문가 8명 중 압도적 다수는 ‘수사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의견을 냈다.
로티피 법률사무소 최광희 변호사는 “해당 신고만으로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며 “설령 수사가 시작되더라도 시청 사실 자체를 확인하기 어려워 안심해도 된다”고 단언했다. 법무법인 신의 박지영 변호사 역시 “신고가 접수되더라도 사건화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잘라 말했다.
수사 문턱도 못 넘는 이유…‘범죄 혐의’의 무게
변호사들이 이처럼 확신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경찰 등 수사기관이 수사를 시작하려면 ‘범죄 혐의를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A씨의 글은 ‘아청물을 시청했다’는 범죄 사실의 고백이 아닌, ‘만약 시청한다면 처벌되는지’를 묻는 가정적 질문일 뿐이다.
법조계는 이처럼 법적 정보를 확인하려는 질문 행위 자체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이 규정하는 ‘소지·구입·시청’이라는 구체적인 범죄 실행 행위로 볼 수 없다고 분석했다. 김경태 변호사는 “단순 질문 형태의 게시글만으로는 수사 개시의 근거가 되기 어렵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그래도 찜찜하다면?…변호사들의 ‘맞춤형 처방전’
물론 법적 책임과 별개로,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한 조언도 나왔다. 다수의 변호사는 “오해를 살 만한 게시글은 즉시 삭제하고, 앞으로 비슷한 글은 작성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만에 하나 수사기관에서 연락이 오더라도, 글을 쓴 취지가 범죄 의도가 아닌 단순 법률 질문이었음을 침착하게 설명하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리버티 김지진 변호사는 조금 더 적극적인 대응책을 제시했다. 그는 “불안하다면, 질문의 취지가 법리적 궁금증 해소에 있었다는 점을 명확히 하는 ‘법리적 내용확약서’를 미리 준비해두는 것도 방법”이라며 “이는 사건화가 되더라도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정황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