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죽던 날, 장모님이 몰래 빼간 돈…처벌하고 돌려받을 수 있나?
아내가 죽던 날, 장모님이 몰래 빼간 돈…처벌하고 돌려받을 수 있나?
의식 없는 아내 휴대전화로 계좌 이체…'빌려준 돈 갚음' 허위 메모에 녹취 증거까지

암 투병 중인 아내가 사망하기 직전, 장모가 아내의 계좌에서 거액을 몰래 인출한 사건이 발생했다. / AI 생성 이미지
아내가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바로 그날, 남편 A씨는 장모가 아내의 계좌에서 거액을 몰래 빼간 사실을 알게 됐다.
아내가 의식이 없던 시각, 아내의 휴대전화로 이뤄진 이체였다. 손녀에게 돌아가야 할 돈을 되찾고 장모를 처벌하고 싶다는 A씨. 과연 법적으로 가능할까?
아내 사망 3시간 전, '빌려준 돈 갚음' 의문의 이체
A씨의 아내는 오랜 암 투병 끝에 지난 7월 2일 오후 1시 40분경 사망했다. 그런데 A씨는 아내의 휴대전화를 정리하다가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했다. 아내가 사망하기 불과 3시간여 전인 당일 오전 10시, 의식이 없던 아내의 계좌에서 장모의 계좌로 돈이 이체된 것이다.
이체 메모에는 '빌려준 돈 갚음'이라고 적혀 있었다. A씨가 이를 추궁하자 장모는 '큰딸을 시켜 이체했다'고 말했고, 이 내용은 녹음 파일로 남아 있다.
A씨가 돈을 돌려 달라고 요구하자 장모는 "생각해 볼게", "아이가 스무 살 되면 줄게", "내가 보험금을 냈는데 왜 줘야 하냐"는 말만 하고 갔다.
변호사들 "컴퓨터등사용사기죄 가능, 처벌 다퉈볼 만"
변호사들은 장모의 행위가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아내가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해 무단으로 돈을 이체한 행위는, 형법상 '컴퓨터등사용사기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 한장헌 변호사는 "아내가 당시 의식이 없거나 정상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면, 장모가 아내 휴대전화로 본인 계좌에 돈을 이체하고 허위 메모를 남긴 행위는 절도, 컴퓨터등사용사기 등이 문제 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가족 간의 재산 범죄는 '친족상도례' 규정에 따라 처벌이 면제될 수 있다는 점이 변수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법률사무소 리그 공선영 변호사는 "이 경우 피해자는 이체 거래를 처리한 금융기관이 되므로, 아내와 장모 사이의 직계혈족 관계를 이유로 한 친족상도례 형 면제 규정이 적용되지 않아 형사처벌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냈다. 법률사무소 평정 이시완 변호사 역시 같은 취지로 설명했다.
민사 소송은 '승산 높아'…"보험료 냈다는 주장, 법적 근거 없어"
형사 처벌과 별개로, 장모가 빼돌린 돈을 돌려받기 위한 민사 소송은 승산이 높다는 게 변호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아내 명의 계좌에 있던 돈은 아내의 재산이며, 아내 사망 후에는 남편 A씨와 자녀의 '상속재산'이 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베테랑 윤영석 변호사는 "장모는 후순위 상속인으로 상속권이 전혀 없다"며 "장모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청구 또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여 해당 금원을 전액 회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장모가 '보험료를 내가 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윤 변호사는 "보험료를 장모님이 대납했다 하더라도, 이는 아내의 계좌로 정당하게 지급된 보험금을 아무런 법적 원인 없이 무단으로 인출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결국 A씨가 확보한 장모와의 대화 녹취, 카카오톡 대화 내역, 계좌 이체 기록 등이 소송의 핵심 증거가 될 전망이다.
변호사 서아람 법률사무소의 서아람 변호사는 "병원 진료기록과 의무기록, 카카오톡, 녹취파일 등을 모두 보존하는 것이 현재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