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늘어날까 봐"…실종 사건 허위 종결·기록 조작한 경찰 구속 송치
"일 늘어날까 봐"…실종 사건 허위 종결·기록 조작한 경찰 구속 송치
업무 부담감에 실종신고 '셀프 종결'

'실종 허위종결' 수사 결과 브리핑 /연합뉴스
실종 사건을 지속해서 수사해야 하는 부담을 피하고자 접수된 신고를 임의로 종결 처리한 경찰관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제주경찰청은 직무유기, 공전자기록 위작 및 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된 A 경장을 검찰에 송치했다.
A 경장은 조사 과정에서 사건을 종결하지 않을 경우 후속 조치와 인계 업무가 늘어나는 점이 부담스러워 거짓으로 종결 처리했다고 범행을 인정했다.
프로파일러 분석에서도 피로 누적에 따른 업무 회피와 무책임한 태도가 결합한 범행으로 파악됐다.
사망 사건으로 드러난 허위 보고
A 경장의 범행은 실종자들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A 경장은 지난 5월 접수된 30대 여성의 실종 신고에 대해 대상자와 연락이 닿았다고 속인 뒤 사건을 종결하고, 시스템에는 교통사고 사망으로 허위 입력해 기록을 삭제했다.
이어 7월에 발생한 60대 남성 실종 사건에 대해서는 수사 적발을 피하려고 삭제 대신 '소재 발견'으로 거짓 입력해 조기 종결했다.
그러나 수색 과정에서 두 실종자 모두 숨진 상태로 발견됐으며, 경찰은 수색 중 A 경장의 이상 행적을 포착해 정식 수사에 착수했다.
전수조사서 추가 부실 처리 정황 확인
경찰이 A 경장이 담당했던 실종 사건 298건을 전수조사한 결과, 다수의 부실 처리 정황이 추가로 밝혀졌다.
A 경장은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서 15명의 실종자 기록을 사망 등의 사유로 거짓 입력해 삭제했으며, 48건은 아예 시스템에 입력조차 하지 않았다.
이외에도 실종자의 소재를 확인하지 않은 채 사건을 마무리지은 사례가 10건 더 확인되어 관련 수사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업무 부담' 진술의 법리적 의미와 형사책임
A 경장이 밝힌 '업무 부담에 따른 회피'라는 진술은 법리적으로 고의성 및 범죄 성립을 명확히 입증하는 핵심 근거가 된다.
법률 전문가들은 단순 착오나 과실이 아닌 '일이 많아질까 봐 의도적으로 조작했다'는 자백이 직무유기죄의 구성요건인 '직무를 버린다는 인식과 고의'를 증명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국가 전산망에 거짓 정보를 입력하고 삭제한 행위는 공전자기록 위작 및 행사에 해당하며, 허위 보고로 경찰 조직의 정당한 수색 권능을 방해했다는 점에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도 적용된다.
향후 수사 지연과 실종자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 인정 여부 등에 따라 피의자에게 중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