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청물 '다운로드 후 시청'…소지죄일까, 시청죄일까
아청물 '다운로드 후 시청'…소지죄일까, 시청죄일까
파일 저장 안 해도 '임시 파일' 남으면 소지죄 성립 가능성…'시청죄'만 해당된다는 의견도 팽팽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은 다운로드 후 바로 삭제해도 임시 파일 때문에 '소지죄'가 성립될 수 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아청물)을 다운로드한 뒤 시청만 하고 바로 지웠다면, '소지죄'일까 '시청죄'일까?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아청물)을 다운로드한 뒤 시청만 하고 저장하지 않았다면, 이는 '소지죄'일까, 아니면 '시청죄'일까? 한 온라인 법률 상담 플랫폼에 올라온 이 질문에 현직 변호사들의 의견이 엇갈리며 뜨거운 법적 논쟁이 벌어졌다.
"다운로드=소지"…'임시 파일'이 발목 잡나
"다운로드 행위 자체만으로도 소지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김경태 변호사(김경태 법률사무소)의 단호한 답변이다. 다수 변호사들은 다운로드 순간, 사용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임시 파일(캐시)'이 기기에 생성되기 때문에 법적으로 '소지'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윤관열 변호사(법률사무소 조이) 역시 "모바일 기기에서 파일 앱에 저장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일시 저장(캐시 파일)이 남아 있는 경우, 이는 법적으로 ‘소지’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수사기관이 디지털 포렌식(디지털 증거 분석)을 통해 기기에 남은 흔적을 찾아낸다면 혐의 입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장휘일 변호사(더신사 법무법인)도 "다운로드를 통해 일시적으로 기기 내에 파일이 존재하는 경우도 포함될 수 있다"며 같은 의견을 냈다.
"시청죄만 적용" vs "소지와 시청 동시 처벌"…엇갈린 의견
반면, 일부 변호사들은 '시청죄'만 적용될 것이라는 간결한 답변을 내놓았다. 김현중 변호사(리라법률사무소)와 이진규 변호사(법률사무소 수훈)는 각각 "시청죄만 적용된다"고 답하며 다른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
이러한 의견 대립 속에서 박지영 변호사(법무법인 신의)는 보다 현실적인 관점을 제시했다. 그는 "시청을 하기 위해서는 영상물을 다운로드 받아 소지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대부분 소지와 시청 동시에 처벌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2020년 법 개정으로 아청물은 소지뿐 아니라 '시청'만 해도 1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게 됐다.
이재용 변호사(JY법률사무소)는 "소지나 시청이나 1년 이상의 징역형으로 처벌한다는 조항 자체는 동일하게 적용되므로 처벌수위 법정형은 두 경우가 다르지 않다"면서도, 유죄 판결 시 최소 15년 이상 신상정보가 등록되는 등 무거운 보안처분이 뒤따른다고 강조했다.
법원의 판단 기준은? '고의성'과 '지배 가능성'
결국 법적 판단의 핵심은 '사실상의 지배' 여부와 '범죄의 고의'로 모인다. 법원은 아청물을 "사실상의 점유 또는 지배하에 두는 행위"를 소지로 본다. 즉, 언제든 다시 볼 수 있는 상태로 자신의 기기 안에 두었다면 소지로 판단될 가능성이 크다.
김준성 변호사(법무법인 공명)는 '범죄의 고의'를 중요한 쟁점으로 꼽았다. 그는 "아청물 관련 범죄로 처벌받기 위해서는 상담자가 상대 여성이 아동, 청소년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이를 감안하고서라도 본건 행위를 하였어야 적용이 되는 것"이라며, 고의성 입증 여부가 처벌 수위를 가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결론적으로, 단순 호기심에 아청물을 다운로드하고 시청한 행위는 법의 엄중한 심판대에 오를 수 있다. '저장하지 않았다'는 항변은 디지털 증거 앞에서 무력할 수 있으며, 법원은 단순 시청 행위조차 아동·청소년에 대한 잠재적 성범죄로 보고 엄격히 규제하는 추세다.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돌이킬 수 없는 법적 책임을 낳을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