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유예 중 또 범죄…'실형이냐, 한번 더 기회냐' 변호사 15인의 법정 전망
집행유예 중 또 범죄…'실형이냐, 한번 더 기회냐' 변호사 15인의 법정 전망
보이스피싱 허위신고로 집행유예, 기간 중 재범 후 기소중지… 집유 기간 끝났다면 처벌 수위는?

집행유예 기간 중 동종 범죄를 저지른 남성의 재판 전 유예 기간이 만료되어 실형 여부가 주목된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인터넷 도박사이트 계좌를 묶으려 보이스피싱 피해자로 위장 신고했다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남성. 그는 유예 기간 중 또다시 범죄를 저질렀다.
실형이 불가피해 보였지만, 재판이 열리기 전 집행유예 기간이 끝나면서 사건은 새 국면을 맞았다. 과연 법원은 그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줄까, 아니면 괘씸죄를 물어 가중처벌할까. 변호사 15인의 의견을 통해 법원의 판단을 예측해본다.
“집행유예 중 재범, 실형 각오해야”…엇갈린 전망
과거 인터넷 도박사이트에 허위로 보이스피싱 피해 신고를 해 계좌를 정지시킨 혐의(전기통신금융사기피해방지법 위반 등)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A씨. 그는 법원의 관대한 처분에도 불구하고 집행유예 기간 중 동종 범죄를 또 저질렀고, 결국 기소중지 상태에 놓였다.
A씨의 재판을 앞두고 기존 집행유예 기간이 끝나자, 그는 '다시 한번 집행유예나 벌금형을 받을 수 없겠냐'며 일말의 희망을 걸고 있다.
하지만 법조계의 시선은 차갑다. 집행유예 기간 중의 재범은 법원이 가장 엄격하게 다루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건영의 김수민 변호사는 "재범이고 같은 종류의 범행이면 죄의 경중이나 죄질을 고려함 없이 실형이 선고되는 것이 맞다"며 "단기실형을 목표로 변론전략을 짜는게 좋겠다"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법무법인 선승의 안영림 검사 출신 변호사 역시 "집행유예 기간 경과를 위해 기소중지 상태를 야기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불리한 판결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원의 선처를 악용했다는 '괘씸죄'가 적용될 수 있다는 경고다.
“집행유예 기간 도과, 법적으로는 가능하다” 희망의 불씨
암울한 전망 속에서도 희망의 불씨는 존재한다. 바로 '집행유예 기간의 경과'라는 변수다. 형법 제65조는 집행유예 선고가 실효되거나 취소됨 없이 유예기간을 무사히 마치면 '형의 선고는 효력을 잃는다'고 규정한다. 과거의 판결 자체가 법적으로 사라지는 셈이다.
법률사무소 조이의 윤관열 변호사는 "집행유예 기간 중에 범죄를 저지르면 실형 가능성이 높지만, A씨의 경우 현재 기소중지 상태였고 집행유예가 이미 도과된 점은 참작될 수 있다"며 유리한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도 "집행유예 기간이 도과되어 이론상으로는 다시 집행유예 선고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집행유예가 실효되는 조건(유예기간 중 고의범죄로 금고 이상 '실형' 확정)을 피했기에, 법적으로는 다시 한번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분석이다.
'죄명 변경'은 환상? “위계공무집행방해 명백”
A씨가 기대했던 또 다른 탈출구는 '죄명 변경'이다. 자신의 행위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라는 무거운 죄가 아닌, '거짓 신고' 수준의 경범죄처벌법 위반으로 가볍게 처벌받을 수 있지 않겠냐는 기대다. A씨는 집행유예 기간 중 범행임에도 벌금형이 나온 판례(2019고단1143)까지 직접 찾아 제시했다.
그러나 변호사들은 고개를 저었다. A씨의 행위는 단순히 거짓말을 한 수준을 넘어, 허위 신고를 통해 수사기관이 '계좌 지급정지'라는 구체적인 공무를 집행하게 만든 명백한 '위계' 행위이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베테랑의 김재헌 변호사는 "전기통신금융사기특별법 위반과 위계공무집행방해는 경범죄처벌법 위반과 성격이 다르며, 이를 단순 경범죄로 주장하는 것은 법리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고 선을 그었다. 법무법인 시우의 김연수 변호사 역시 "검사가 공소장 변경 신청을 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며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있는 집행유예를 위해 노력하시는 것이 훨씬 좋다"고 조언했다.
결국은 '양형 싸움'…반성·피해회복이 관건
결국 A씨 사건의 향방은 '양형(형의 무게를 정하는 과정)' 싸움으로 귀결될 전망이다. 죄명을 바꾸는 '질적 변화'가 어렵다면, 형량을 줄이는 '양적 변화'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변호사들은 한목소리로 진지한 반성과 피해 회복 노력을 강조했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는 "피해 변제, 반성, 정상참작 사유 등을 적극적으로 제출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법률사무소 조이의 윤관열 변호사도 "반성의 태도를 충분히 보여주고, 피해 회복 노력을 하거나 재범 방지 노력을 증명하는 것이 집행유예나 벌금형을 받을 가능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