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입양 동의할게, 대신 양육비는 그만" 전남편의 '꼼수', 막을 방법 있을까?
"딸 입양 동의할게, 대신 양육비는 그만" 전남편의 '꼼수', 막을 방법 있을까?
재혼 후 6세 딸 일반입양·성본변경 준비…친부 '의견청취' 앞두고 법적 분쟁 우려

재혼 후 자녀를 '일반입양'해도 친부의 양육비 지급 의무는 사라지지 않는다./ AI 생성 이미지
재혼 2년 차 A씨는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6세 딸을 현 남편과 함께 키우고 있다. 곧 태어날 쌍둥이를 포함해 온전한 가정을 꾸리고자, A씨는 딸의 유치원 입학 전에 현 남편을 양부로 하는 '일반입양'과 '성본변경'을 신청했다.
그런데 법원으로부터 친부(전 남편)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연락을 받은 뒤부터 고민이 깊어졌다. 이혼 후 3년 반 동안 양육비는 보내 왔지만, 아이를 한 번도 보러 오지 않았던 전 남편. 그런 그가 입양 동의를 빌미로 “앞으로 양육비는 안 주겠다”고 나올까 봐 불안하다.
새 가정을 꾸리는 과정에서 전남편의 ‘양육비 꼼수’를 막아내고 자녀의 복리를 지킬 방법은 없을까?
'친양자' 아닌 '일반입양', 양육비 의무 사라지지 않아
결론부터 말하면, 일반입양이 이뤄져도 친부의 양육비 지급 의무는 사라지지 않는다. 변호사들은 일반입양과 친양자입양의 차이를 명확히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친양자입양은 친생부모와의 법적 관계가 완전히 단절되지만, 일반입양은 양부모와의 관계가 형성됨과 동시에 친생부모와의 친족 관계도 그대로 유지된다.
서울종합법무법인 서명기 변호사는 "일반입양은 친생부와의 친족관계가 종료되지 않으므로, 기존 화해권고결정에 따른 양육비 지급의무도 원칙적으로 그대로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재현 김정세 변호사 역시 "입양은 양육비 면탈의 사유가 아니다"라며 "'동의해 줄 테니 양육비는 끊겠다'는 요구는 법적 근거가 없으니 응할 이유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입양 동의와 양육비는 '별개'…'꼼수' 막을 안전장치는
그렇다면 전남편이 입양 동의를 조건으로 양육비를 문제 삼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변호사들은 법적 안전장치를 마련해 두라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선승 안영림 변호사는 "실무적으로는 일반입양 동의서나 확인서에 '일반입양 동의와 양육비 면제는 별개이며, 기존 화해권고결정상 양육비 의무는 별도 변경 전까지 유지된다'는 취지를 명확히 남기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만약 전남편이 일방적으로 양육비를 끊는 상황도 대비해야 한다.
디센트 법률사무소 임호균 변호사는 "입양 절차와 별개로 기존 화해권고결정이 유효한 집행권원임을 서면으로 명확히 안내하고, 미지급 시 곧바로 급여압류 등 강제집행에 착수할 수 있음을 함께 고지해두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엄마가 못 만나게 했다" 책임 전가, '결정적 증거'로 막아야
A씨는 전 남편이 3년 반 동안 자발적으로 면접교섭을 하지 않았음에도, 이제 와서 자신에게 책임을 돌릴 가능성도 우려했다. 이혼 당시 전남편은 가사조사관에게 "마음의 여유가 없다"며 스스로 면접교섭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변호사들은 이 기록이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법률사무소 도결 이환진 변호사는 "친부가 스스로 면접교섭을 하지 않았다는 점은 가사조사 당시 진술, 문자 등으로 입증하는 방식이 유효하다"며 "법원은 단순 주장보다 반복된 불이행과 그 경위를 본다"고 짚었다.
김정세 변호사는 한발 더 나아가 "의견 청취 회신 전에 가사조사보고서를 기록송부촉탁으로 확보해, 면접교섭 포기 진술과 3년 반의 공백을 시간순으로 선제 제출하라"며 "먼저 깔아두면 상대의 주장은 뒤늦은 변명이 된다"고 조언했다.
친부가 거부·협박한다면…그땐 변호사 조력 필요
현재 절차는 A씨 혼자 진행할 수도 있지만, 만약 친부가 의견 청취 과정에서 입양 자체를 반대하거나 협박성 태도를 보인다면 상황은 복잡해진다.
법률사무소 도결 최우준 변호사는 "상대방이 거부하거나 협박성 대응을 하면 단독 진행은 부담될 수 있다"며 "모든 연락을 기록 가능한 방식으로 제한하고, 위협성 표현이 있으면 보관해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호균 변호사 또한 "친부가 의견 청취 과정에서 이의를 제기하거나 협박성 언행을 보이는 시점부터는 절차가 복잡해질 수 있어, 그때는 대리인을 통한 대응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 사건의 핵심은 일반 입양과 양육비는 별개의 문제임을 명확히 하고, 자녀의 복리를 위해 친부가 장기간 면접교섭을 불이행한 사실 등을 객관적 자료로 소명하는 데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