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팅 앱 만남의 비극…성병 전파, '상해죄' 처벌에 3천만원 배상까지
데이팅 앱 만남의 비극…성병 전파, '상해죄' 처벌에 3천만원 배상까지
법조계, 성병 인지 후 성관계는 '미필적 고의' 상해죄 성립 가능성 커…외국인 상대론 출국 전 신속한 고소·가압류가 관건

데이팅 앱을 통해 만난 외국인 여성과 술을 마신 뒤 성관계를 가진 한 남성에게서 헤르페스 2형 바이러스 감염 증상이 나타났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데이팅 앱으로 만난 외국인과 하룻밤, 평생 지워지지 않는 헤르페스 2형 감염이란 끔찍한 대가로 돌아왔다.
데이팅 앱을 통해 만난 외국인 여성과 술을 마신 뒤 성관계를 가졌던 한 남성. 며칠 뒤 그의 몸에는 헤르페스 2형 바이러스 감염 증상이 나타났다.
그가 여성에게 따져 묻자 돌아온 대답은 충격적이었다. 여성은 자신이 헤르페스 2형 보균자임을 인정하며 "콘돔을 사용하면 전염되지 않을 줄 알았다"고 말했다.
남성은 상대의 자필 진술서와 여권 사진을 확보했지만, 평생 안고 가야 할 병을 얻었다는 사실에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콘돔 쓰면 괜찮을 줄 알았다?"…돌이킬 수 없는 상처
한순간의 만남은 평생의 고통으로 남았다. 남성은 상대방이 1년짜리 워킹 비자로 한국에 체류 중이라는 사실에 더욱 눈앞이 캄캄해졌다. 상대가 본국으로 돌아가 버리면 법적 책임을 묻는 것조차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너무 화가 난다"며 법적 대응이 가능한지와 피해보상 절차에 대해 절박한 심정으로 변호사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형사 처벌과 민사 배상 모두 가능하다'고 답했다. 다만, 상대가 외국인인 만큼 '시간과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법조계 "명백한 상해죄…최대 3천만 원 배상 판례도"
다수의 변호사들은 이번 사안이 형법상 '상해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공명의 김준성 변호사는 "성병이 있는 자가 성관계를 가질 경우 성병이 옮을 수 있다는 것은 일반 상식"이라며 "적어도 상대방에게 미필적 고의가 있음은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법원은 성병을 고의로 전파한 행위에 대해 상해죄를 인정하고 있다. 한 법률 분석 자료에 따르면, 광주지방법원은 헤르페스 보균 사실을 알면서도 성관계를 가져 상대에게 병을 옮긴 가해자에게 벌금 200만 원을 선고하고, 이와 별개로 진행된 민사소송에서 위자료 3,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헤르페스 2형 바이러스가 완치 불가능하고 평생 재발이 반복된다는 점을 위자료 산정에 중요하게 고려했다.
법률사무소 새율의 최성현 변호사 역시 "대법원은 HIV 감염 사례에서 감염 사실을 알리지 않고 성관계를 가진 경우 상해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며 확고한 판례의 태도를 전했다.
'외국인' 상대 소송, 어떻게 이길까?…'출국' 막는 게 핵심
문제는 상대가 언제든 한국을 떠날 수 있는 외국인이라는 점이다. 법무법인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는 "상대방이 외국인이고 1년 워킹비자로 체류 중이라면, 출국 가능성을 고려하여 신속한 법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찰 수사를 통해 가해자의 출국을 제한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형사고소와 함께 민사소송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형사 고소가 진행되면 수사기관에 '출국금지'를 요청해볼 수 있다. 민사적으로는 상대방의 재산을 묶어두는 '가압류' 등의 보전처분을 통해 손해배상의 실효성을 확보해야 한다.
정다미 변호사는 "형사고소를 하면 피해보상이 자연적으로 같이 되는 것은 아니고, 직접적으로 금원 청구를 하려면 민사소송을 하셔야 한다"고 설명하며 형사 합의와 민사 소송의 차이점을 분명히 했다.
피해자가 승소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증거 확보가 필수적이다. 변호사들은 ▲헤르페스 감염 진단서 ▲상대방과의 대화 내용 전체 ▲상대방이 감염 사실을 인정한 자필 진술서 등을 핵심 증거로 꼽았다.
성관계 이전에 해당 질병이 없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다면 더욱 확실한 증거가 된다. 억울한 피해를 입었다면 망설이지 말고 신속하게 법의 문을 두드려 자신의 권리를 찾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