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고소한 범인, 이름도 못 듣나요?"…'깜깜이 고소'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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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고소한 범인, 이름도 못 듣나요?"…'깜깜이 고소'의 진실

2026. 01. 30 11:30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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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중엔 개인정보, 기소 후엔 공개…엇갈리는 정보 공개 시점

사이버범죄 피해자는 수사 단계에서 피의자 인권 보호와 수사 공정성을 위해 가해자 신원을 알 수 없다. / AI 생성 이미지

사이버범죄 피해자가 가해자로 특정된 피고소인의 신원을 알고 싶지만 경찰은 '개인정보'라며 거부한다. 이는 수사의 밀행성과 피의자 인권 보호를 위한 법적 절차로, 수사가 끝나고 기소가 이뤄져야 피해자는 가해자의 이름을 알 수 있다.


반면, 피고소인은 방어권 보장을 위해 수사 초기부터 고소인의 이름은 전달받지만, 상세 신상은 보호된다.


"대체 누구랑 싸우나"…피해자도 모르는 피의자 정체


"사이버범죄로 고소했는데, 피고소인이 특정됐지만 경찰은 개인정보라며 이름조차 알려주지 않습니다."


범죄 피해를 당하고도 내가 고소한 상대가 누구인지 모르는 '깜깜이 고소'에 답답함을 느끼는 피해자들이 많다. 이는 수사기관의 부당한 조치가 아닌, 법률에 근거한 원칙이다.


전문가들은 수사 단계에서 피고소인의 신상 정보는 개인정보 보호와 수사의 공정성을 위해 철저히 비공개된다고 설명한다. 법률사무소 가온길의 백지은 변호사는 "수사단계에서 피고소인(피의자)의 인적사항은 민감한 개인정보이므로, 피해자라 하더라도 알 수 없습니다"라고 명확히 했다.


법무법인 신의 박지영 변호사 역시 "고소인이라 하더라도 피고소인(피의자)의 개인정보에 대해서는 알 수 없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수사가 끝나기 전에 피의자 정보가 노출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명예훼손 등 2차 피해를 막고, 수사 자체의 공정성을 지키기 위한 중요한 장치다.


'기소'라는 열쇠…재판정에서 비로소 마주하는 이름


그렇다면 피해자는 사건이 끝날 때까지 가해자의 신원을 전혀 알 수 없는 것일까?


해답은 '기소'에 있다. 경찰과 검찰의 수사가 마무리되고, 검사가 피고소인을 재판에 넘기는 '공소 제기(기소)'가 이뤄지면 굳게 닫혔던 정보의 문이 열린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는 "기소가 되면 피고소인의 신상 정보는 공판 절차에서 공개될 수 있으며, 고소인도 법적으로 알 수 있게 됩니다"라고 설명했다. 백지은 변호사 또한 "기소가 된다면 피고인의 이름을 알 수 있는 통지가 피해자에게 갑니다"라고 덧붙였다.


검사가 법원에 제출하는 공소장에는 피고인의 성명이 명시되고, 공개 법정에서 재판이 진행되므로 피해자는 이 과정에서 비로소 가해자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수사 단계의 '비밀주의'는 기소를 기점으로 '공개'로 전환되는 셈이다.


내 이름은 벌써 노출?…방어권 보장과 2차 피해 방지의 균형


아이러니하게도 피해자는 가해자의 이름을 모르지만, 가해자는 수사 초기부터 피해자의 이름을 알게 될 수 있다.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피의자의 '방어권' 때문이다.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는 "반면 피고소인은 일반적으로 고소장 부본을 통해 고소인의 인적사항을 알 수 있게 됩니다"라고 말했다. 누가 어떤 혐의로 자신을 고소했는지 알아야 방어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다는 취지다.


그렇다고 해서 피해자의 모든 정보가 넘어가는 것은 아니다. 방어권 보장과 2차 피해 방지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안전장치가 존재한다. 법률사무소 파운더스의 하진규 변호사는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정보를 열람하여도 고소인의 신상 관련 부분은 지워진 채 공개됩니다"라고 설명했다.


즉, 피고소인은 방어에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인 고소인의 '이름'은 알게 되지만, 주소나 연락처 등 보복 범죄나 스토킹에 악용될 수 있는 구체적인 신상 정보는 철저히 보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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