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2년 지나면 전 배우자 퇴직금 못 받는다? '황금 기간'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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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2년 지나면 전 배우자 퇴직금 못 받는다? '황금 기간'의 비밀

2025. 12. 05 10:13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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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의이혼 시 재산분할 목록에서 퇴직금·연금을 빠뜨렸다면 '2년' 제척기간에 발목 잡힐 수 있어... 공무원·사학연금 등은 예외적 청구 가능

이혼 시 재산분할에서 퇴직금을 누락했을 경우, 이혼 후 2년이 지나면 청구할 수 없다. 이는 권리가 완전히 소멸하는 '제척기간'이기 때문이다. /쳇 지피티 생성 이미지

이혼 후 뒤늦게 알게 된 전 배우자의 퇴직금, '2년의 벽'에 막혀 한 푼도 못 받을 수 있다.


2021년 8월, 협의이혼으로 결혼 생활에 마침표를 찍은 A씨. 당시 주택 한 채를 재산분할로 넘겨받았지만, 미처 전 배우자의 퇴직금까지는 신경 쓰지 못했다.


수년이 흐른 지금, 뒤늦게 퇴직금에 대한 자신의 몫을 주장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법의 시계는 이미 멈췄을 가능성이 크다.


"내 몫은 어디에?"…이혼 후 잊힌 퇴직금, 되찾을 수 있나


결혼 생활 중 부부가 함께 일군 재산은 이혼 시 기여도에 따라 나누는 것이 원칙이다. 여기에는 예금, 부동산뿐만 아니라 한 배우자의 명의로 된 퇴직금이나 연금도 포함된다.


대법원은 이미 여러 판결을 통해 이혼 시점의 예상 퇴직금 역시 재산분할 대상임을 명확히 했다. A씨처럼 이혼 당시 재산분할 목록에서 퇴직금을 빠뜨렸다면, 뒤늦게라도 추가로 청구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법은 '권리 위에 잠자는 자'를 보호하지 않는다.


'이혼 후 2년', 놓치면 사라지는 권리


문제는 '시간'이다. 우리 민법 제839조의2는 재산분할청구권이 '이혼한 날부터 2년을 경과한 때에는 소멸한다'고 규정한다. 이는 소송을 통해 중단시킬 수 있는 '소멸시효'와 달리, 기간이 지나면 권리 자체가 사라지는 '제척기간'이다. 법원에 사정을 호소해도 되돌릴 수 없는 절대적인 시간이다.


A씨는 2021년 8월에 이혼했으므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은 2023년 8월이었다. 이미 2년이라는 '황금 기간'이 훌쩍 지나버린 것이다. 고순례 변호사는 "상대방이 일반 회사원이라면, 재산분할청구는 협의이혼 후 2년 안에 해야 하기에 이미 2년이 지나 지금은 퇴직금에 대해 재산분할청구를 할 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공무원·군인이라면? '분할연금'이라는 예외의 문


모든 길이 막힌 것은 아니다. 만약 A씨의 전 배우자가 일반 회사원이 아닌 공무원, 군인, 사립학교 교직원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들을 위한 공무원연금법 등 각각의 특별법에는 '분할연금' 제도가 마련돼 있다. 이는 민법상 재산분할청구권과는 별개의 권리로, 이혼 후에도 특정 요건만 갖추면 청구할 수 있다.


고순례 변호사는 "혼인 기간이 5년 이상인 경우, 관련법에 따라 이혼 후에도 연금분할청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혼 당시 작성한 재산분할 합의서에 '연금 분할을 포기한다'거나 '일체의 추가 청구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있다면 이마저도 어려워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국민연금'은 최후의 보루…이것도 조건 있어


전 배우자가 일반 회사원이라 퇴직금 청구 시효를 놓쳤고, 특수직역연금 대상자도 아니라면 마지막 희망은 '국민연금'에 있다.


국민연금법 역시 분할연금 제도를 두고 있다. 혼인 기간이 5년 이상이고, 전 배우자가 노령연금을 받을 나이가 되는 등 몇 가지 조건을 충족하면 혼인 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의 절반을 받을 수 있다.


심규덕 변호사는 "퇴직금에 대한 재산분할청구는 2년이 경과해 불가능하지만, 국민연금에 대해서는 분할연금 청구가 가능하다"며 마지막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는 법원에 소송을 내는 것이 아니라 국민연금공단에 직접 청구하는 방식이다.


"서류 한 장의 무게"…이혼 시 재산분할, 꼼꼼함이 답이다


결론적으로 A씨의 사례는 이혼 합의서에 서명하기 전, 재산 목록을 얼마나 꼼꼼하게 작성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뼈아픈 교훈이다. 당장 눈앞의 부동산이나 예금에 집중하다가 미래에 받을 퇴직금이나 연금처럼 중요한 자산을 놓치기 쉽다.


'좋게 헤어지자'는 마음에, 혹은 법률 지식 부족으로 놓친 권리는 '2년'이라는 시간의 벽 앞에서 영원히 사라질 수 있다. 이혼을 앞두고 있다면 반드시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분할 대상 재산 목록을 하나부터 열까지 점검하고, 합의서 문구 하나하나의 의미를 따져보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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