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도주범으로 기소된 남자…법원 ‘진범은 따로’ 신원 도용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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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도주범으로 기소된 남자…법원 ‘진범은 따로’ 신원 도용 확인

2025. 11. 26 11:55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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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 도용으로 킥보드 위반 기소

억울한 기소, 법원 무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어느 날 갑자기 수사기관으로부터 범죄 혐의가 있다는 통보를 받는다면 어떨까. 자신이 하지도 않은 일로 재판장에 서게 된 A씨의 사연이 그렇다.


검찰은 A씨가 안전모도 쓰지 않고 전동 킥보드를 몰았으며, 경찰관의 정지 신호마저 무시하고 도주했다고 주장했다. 혐의 내용만 보면 A씨는 도로의 무법자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A씨에게 씌워진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경찰 단속 과정에서 누구도 예상치 못한 '제3의 인물'이 개입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헬멧 미착용에 경찰 지시 불이행까지"... A씨를 옥죄어 온 공소장

사건은 2025년 5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발생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25년 5월 19일 오전 9시경, 오산시의 한 도로에서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채 개인형 이동장치(전동 킥보드 등)를 운행했다.


심지어 적색 신호임에도 정지선을 넘어 주행하다가, 이를 발견한 경찰관이 정지하라는 지시를 내렸음에도 그대로 무시하고 달아난 혐의도 받았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두 달 뒤인 7월 10일 저녁 8시경, 화성시 부근에서도 안전모를 쓰지 않고 개인형 이동장치를 운행했다는 혐의가 추가됐다. 검찰은 이 세 가지 혐의를 묶어 A씨를 경범죄처벌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겼다. 기록상으로는 A씨가 상습적으로 교통 법규를 위반한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단속 걸린 사람, 피고인 아니다"... 밝혀진 도용의 실체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형사단독 이선호 판사는 지난 11월 12일, 피고인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가 A씨의 손을 들어준 결정적인 이유는 '신원 도용'이었다.


재판 과정에서 실제 단속 현장에 있었던 인물이 A씨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이선호 판사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특히 판결문에는 충격적인 사실이 적시됐다. 경찰 단속 당시 적발된 인물은 A씨가 아닌 제3자였으며, 이 인물이 A씨의 개인정보를 도용해 경찰 조사를 받았던 것이다. 현재 A씨의 정보를 도용한 실제 범인은 검거되어 별도로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억울한 누명 벗겨준 '증거재판주의' 원칙

결국 이 사건은 누군가 A씨의 인적 사항을 외워 악용함으로써 벌어진 해프닝으로 결론 났다.


만약 A씨가 적극적으로 소명하지 않았다면, 타인의 범죄 행위로 인해 전과가 남을 수도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


재판부는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하며 억울함을 풀어주었다.


이번 판결은 수사 초기 단계에서 신원 확인 절차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억울한 피고인을 구제하기 위한 법원의 엄격한 증명 책임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남게 됐다.


[참고]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25고단1818 판결문 (2025. 11. 12.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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