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의자 위 영아 사망, '비극적 사고'인가 '학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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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의자 위 영아 사망, '비극적 사고'인가 '학대'인가

2026. 03. 03 11:00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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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제 복용한 아빠, 6시간 지체된 병원행…엇갈린 과거 전력

흔들의자에서 의식 불명 상태로 발견된 후 숨진 셋째 딸. 아빠는 사고라 주장하지만 경찰은 수면제를 복용한 그의 과실에 무게를 둔다. / AI 생성 이미지

자택 흔들의자에서 의식이 없는 채 발견된 셋째 딸. 아빠는 "스스로 뒤척이다 일어난 사고"라 주장하지만, 경찰은 수면제를 복용한 아빠의 과실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과거 아동학대 전력과 무죄 판결이 교차하는 가운데, 사망 원인을 밝힐 부검 결과와 6시간이나 지체된 병원행의 진실에 법조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아직 안 죽었다" 아내의 절규…6시간 늦어진 병원행


비극은 한 아빠가 흔들의자에 엎드린 채 의식이 없는 셋째 딸을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어제 오전 8시 30분경 딸을 발견하고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며 아내를 깨웠다. 그러나 긴급한 조치가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아빠 A씨에 따르면, 아내는 "아직 죽지 않았다, 살릴 수 있다”며 극심한 혼란 상태에서 아이를 놓지 못하고 자해까지 했다.


아비규환의 시간이 흐른 뒤 A씨는 “오후 2시 30분경 제가 먼저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지인에게 연락하였고, 지인의 강력한 권유로 병원에 이동했습니다”라고 밝혔다. 아이는 병원에서 끝내 사망 판정을 받았고, 병원의 신고로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A씨의 자택을 조사하고 노트북과 휴대전화를 확보해 디지털 포렌식 분석에 착수했다.


엇갈린 진술과 과거…아빠의 주장은 사실일까


사고 경위를 두고 A씨와 경찰의 시각은 첨예하게 엇갈린다. A씨는 “고의로 아이에게 위해를 가한 사실은 전혀 없습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흔들의자가 자동으로 움직이며 아이가 스스로 몸을 뒤척이다가 옆으로 기울어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주장했다. 의도치 않은 사고라는 것이다.


그러나 경찰은 A씨가 새벽에 두 차례 수면제를 복용한 사실에 주목하며, 잠결에 A씨가 발로 흔들의자를 차면서 아이가 충격을 받았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A씨의 과거 전력 역시 수사기관이 사건을 복합적으로 보는 이유다. 그는 이전에 아동방임 및 정서학대 전과가 있지만, 동시에 아이의 팔 골절 사건에 대해서는 무죄를, 늑골 골절 사건에서는 무혐의 처분을 받은 이력도 가지고 있다.


부검 결과에 달린 운명, '과실치사' vs '아동학대치사'


법조계는 부검 결과가 A씨의 운명을 가를 결정적 증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검사 출신 김정호 변호사(법무법인 청목)는 “만약 사망시점이 08:30경 이전으로 추정될 경우 과실치사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고, 만약 그 이후로 밝혀진다면 아동학대치사죄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라고 분석했다.


아동학대치사죄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이 내려지는 중범죄다. 윤관열 변호사(법률사무소 조이) 역시 “아동학대치사 또는 방임치사로 인정될 경우 실형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벌금형으로 끝날 가능성은 사망 사건에서는 낮은 편입니다”라며 사안의 심각성을 경고했다.


'수면제'와 '지연된 6시간'…법조계가 보는 핵심 쟁점


수면제 복용과 병원 이송 지연은 A씨의 과실 정도를 판단할 핵심 쟁점이다. 수면제 복용에 대해 서아람 변호사는 “보호자가 영유아를 돌보는 상황에서 수면제를 복용해 정상적인 보호·감시 기능을 현저히 약화시켰다고 평가될 경우 과실 판단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고의성을 부정하는 근거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보호자로서의 주의 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을 강화하는 사정으로 평가될 수 있다는 의미다.


병원 이송 지연은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 김정호 변호사는 “만약 (오전 8시 30분) 이후에 사망한 것으로 밝혀진다면 그 지연으로 인해 아동이 사망했다고 볼 여지가 있기 때문에 이는 치명적인 내용으로 보여집니다”라고 강조했다. 부검을 통해 밝혀질 사망 시각이 사건의 향방을 결정할 가장 중요한 열쇠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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