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53회 스토킹도 모자라…헤어진 연인 '알몸 사진' 가족에게 보냈다, 법원의 판단은
[단독] 53회 스토킹도 모자라…헤어진 연인 '알몸 사진' 가족에게 보냈다, 법원의 판단은
성폭력처벌법 위반·스토킹 혐의
'가족 앞 수치심'이 결정적 근거
![[단독] 53회 스토킹도 모자라…헤어진 연인 '알몸 사진' 가족에게 보냈다, 법원의 판단은 기사 관련이미지](https://d2ilb6aov9ebgm.cloudfront.net/1773726773713928.png?q=80&s=832x832)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연인 관계가 끝난 뒤 시작된 집요한 스토킹과 보복성 불법 촬영물 제공 범죄가 발생했다.
1심 법원은 가해자에게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며 엄벌을 내렸으나, 불과 두 달여 만에 열린 항소심에서 판결은 집행유예로 극적으로 뒤집혔다.
과연 무엇이 재판부의 판단을 바꾸어 놓았을까.
"연락하지 마" 경고 무시한 53차례의 집착… 언니에게 향한 노출 사진
사건의 사실관계는 명확했다.
피고인 A씨와 피해자 B씨는 2021년 12월경부터 교제를 시작해 2023년 2월 8일경 헤어졌다.
이별 과정에서 B씨는 A씨에게 향후 연락을 하지 말아 달라는 의사를 분명히 전달했다.
하지만 A씨의 집착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결별 바로 다음 날인 2023년 2월 9일 오전 10시 19분경, A씨는 발신번호 표시 제한으로 B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를 시작으로 2월 12일 오전 11시 58분경까지 불과 나흘 만에 총 53회에 걸쳐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반복적으로 전화하거나 메시지를 전송했다.
명백한 스토킹 범죄였다.

A씨의 범행은 단순한 연락에 그치지 않았다.
B씨가 계속해서 연락을 피하자, A씨는 2023년 2월 10일 오후 7시 2분경 B씨의 친언니인 C씨에게 연락을 취했다.
A씨는 C씨에게 동생에게 말을 전해 달라고 부탁하며, 과거 B씨와 교제하던 중 전달받았던 B씨의 가슴 노출 사진을 C씨에게 전송해 버렸다.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 촬영물을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타인에게 제공한 것이다.
1심 재판부의 철퇴 "회복 불가능한 피해"… 징역 1년 6개월 실형
이 사건에 대해 1심(사건번호 2023고단2413)에서 A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아울러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및 40시간의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들의 죄질과 범정이 매우 나쁘다고 질타했다.
특히 신체 노출 사진 유포 범행으로 인해 피해자가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었으며, 당시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는 점을 실형 선고의 핵심 이유로 짚었다.
또한 A씨가 재물손괴죄 등으로 수회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실형 뒤집은 결정적 한 수… 두 달 만에 열린 감옥문, 이유는 '합의'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된 A씨는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며 즉각 항소했다.
그리고 약 두 달 뒤 항소심(사건번호 2023노3923) 판결 선고에서 극적인 반전이 일어났다.
원심을 파기하고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며 그를 석방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A씨가 수회의 범죄 전력이 있음에도 범행을 무분별하게 반복했고 그 죄질이 불량하여 엄벌의 필요성이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러나 1심 판결을 뒤집은 결정적인 법적 변수가 등장했다.
바로 항소심 과정에서 이루어진 '피해자와의 합의'였다.
재판부는 A씨가 당심에 이르러 피해자 B씨와 원만히 합의하여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감형의 가장 주요한 양형 조건으로 삼았다.
여기에 피고인이 범행 일체를 자백하며 약 2개월간의 구금 생활을 통해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친 것으로 보이는 점, 동종 전과는 없는 점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었다.
결과적으로 1심의 단호했던 실형 판결은 피해자의 처벌 불원 의사 앞에서 집행유예라는 처분으로 뒤바뀌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