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상사가 신입사원에게 스무 살 많은 직원과 “사귀라”…법원 “성희롱이다”
직장 상사가 신입사원에게 스무 살 많은 직원과 “사귀라”…법원 “성희롱이다”
사회 통념상 ‘성적 굴욕감’을 느꼈다는 점이 인정된다면 위자료 줘야

직장 상사가 신입에게 "저 직원과 사귀어보라"고 몰고 간 것은 직장내 성희롱이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셔터스톡
직장 상사가 신입사원에게 나이 많은 다른 직원과 사귀어 보라는 식으로 몰고 간 게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농담이라도 상하 관계 속에서 사회 통념상 ‘성적 굴욕감’을 느꼈다는 점이 인정된다면 위자료를 줘야 한다는 판결이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8-2부(이원중 김양훈 윤웅기 부장판사)는 국내 한 대기업 여직원 A씨가 상사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단한 1심을 유지해 위자료를 300만 원으로 정했다.
근속연수 25년 차인 B씨는 여러 사람이 함께한 식사 자리에서 옆 부서 신입사원 A씨에게 C씨와 잘 맞을 것 같다고 몰아갔다. C씨는 당시 자리에 없었던 다른 부서 직원으로, A씨보다 20세가량 많은 미혼 남성이었다.
이에 A씨가 완곡하게 선을 그었지만, B씨는 멈추지 않았다.
이 사건은 해당 기업에서 공론화됐고, 회사는 B씨에게 근신 3일 징계처분을 내렸다.
그리고 A씨는 이 사건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휴직까지 하게 됐다며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에 대해 “상사가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한 성적 언동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한 것으로, 남녀고용평등법이 금지하는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남녀고용평등법 시행규칙상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도 성희롱 판단 기준 예시로 규정돼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