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살인 줄 알았는데”…합석 한 번에 징역 2년, 인생 망치는 ‘나이의 덫’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19살인 줄 알았는데”…합석 한 번에 징역 2년, 인생 망치는 ‘나이의 덫’

2025. 10. 21 11:10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스무 살” 말만 믿고 기울인 술잔, 2년 징역의 부메랑 되다…‘몰랐다’는 변명이 법정에서 통하지 않는 이유

A씨가 자신을 19살이라고 소개한 여성과 술을 마셨다가 형사처벌 위기에 처했다. /셔터스톡

술친구 앱으로 만난 '19살', 딱 한 잔 마셨을 뿐인데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다.


술친구를 구하는 앱에서 만난 그녀는 자신을 '19살'이라고 했다. 평범한 직장인 A씨는 가벼운 마음으로 술잔을 기울였지만, 그 한 번의 합석이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 줄은 꿈에도 몰랐다.


며칠 뒤, 경찰서에서 걸려온 전화 한 통은 그를 청소년보호법 위반 피의자로 만들었다. "강요하지도 않았고, 딱 한 잔 같이 마신 것뿐인데…" A씨의 밤은 억울함과 불안으로 얼룩지고 있다.


원해서 마신 술인데도 처벌? 법의 칼날은 '제공자'를 향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A씨는 형사처벌 대상이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는 "청소년이 자발적으로 술을 마셨다고 해도, 술을 제공한 성인은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고 단언한다.


현행 청소년보호법은 청소년에게 술을 '제공'하는 행위 그 자체를 범죄로 규정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제공'이란, A씨처럼 술값을 대신 내주거나 본인의 술을 따라주는 모든 행위를 포함한다.


법의 목적은 청소년의 동의 여부가 아닌, 유해 환경으로부터의 '보호'에 맞춰져 있다. 이를 어길 시 청소년보호법 제59조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무거운 처벌이 기다린다.


‘만 19세’와 ‘청소년’의 함정…생일 지났어도 청소년인 이유


A씨를 가장 혼란스럽게 만든 것은 '나이'의 덫이다. 민법상 성인은 '만 19세'지만, 청소년보호법상 청소년은 '만 19세 미만인 자' 중 '만 19세가 되는 해의 1월 1일을 맞이한 자를 제외'한 사람을 뜻한다.


말이 복잡하지만, 구체적인 예시를 보면 명확해진다. 2024년 기준, 2005년생은 생일이 지나면 민법상 성년이 되지만, 2024년 12월 31일까지는 청소년보호법의 적용을 받는 '청소년'이다.


“정말 몰랐다”는 항변, 법정에서 통할까…‘미필적 고의’의 무게


"정말 청소년인 줄 몰랐다"는 A씨의 항변은 법정에서 통할까. 법원은 '고의성' 여부를 따진다. 상대가 청소년임을 알았거나, 조금만 주의했다면 알 수 있었는지를 핵심 쟁점으로 본다.


대법원 판례(2008도11282) 역시 행위자가 상대방이 청소년임을 '최소한 미필적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미필적 고의'란 '혹시 청소년일지도 모르지만, 괜찮겠지'라며 위험을 용인하는 심리 상태를 말한다. A씨처럼 신분증 확인 없이 상대의 말만 믿은 경우는 여기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상대방이 정교하게 위조된 신분증으로 A씨를 완벽히 속였다는 사실을 입증한다면 처벌을 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수사기관과 법원은 성인에게 더 무거운 '확인 의무'를 지운다. 술잔을 건네기 전 신분증 확인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것. A씨의 '몰랐다'는 외침이 공허한 메아리가 될 수 있다는 서슬 퍼런 경고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