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 부인' 사칭 이웃에 2억 뜯긴 노모…차용증 없이 돈 받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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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 부인' 사칭 이웃에 2억 뜯긴 노모…차용증 없이 돈 받을 수 있나

2025. 12. 26 12:55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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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계좌이체·녹취록이 핵심 증거…민사소송 전 ‘가압류’와 ‘형사고소’로 압박해야”

70대 노모가 '장군 부인' 행세 이웃에게 7년간 2억 원을 사기당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차용증 없이 뜯긴 2억, 전문가들 '가압류'와 '형사고소' 투트랙 전략 제시


“엄마, 통장에 돈이 왜 이것밖에 없어?”

아들의 한마디에 70대 노모는 끝내 무너져 내렸다. 7년간 '장군 부인' 행세를 한 이웃에게 노후자금 2억 원을 고스란히 뜯긴 사실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차용증 한 장 없는 절망적인 상황, 그러나 법률 전문가들은 “아직 포기하긴 이르다”며 ‘가압류’와 ‘형사고소’라는 두 개의 칼을 동시에 꺼내 들 것을 주문했다.


"장군 부인이라 믿었는데"…7년간의 가스라이팅과 사라진 노후자금


사건의 시작은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 동네로 이사 온 노모에게 65세 여성 A씨가 접근했다. 자신을 '장군 부인'이라 소개한 A씨는 매일같이 집을 찾아와 친분을 쌓으며 노모의 경계심을 허물었다.


집안 사정을 훤히 꿰뚫은 그는 “큰아들 취직 자리를 알아봐 주겠다”, “결혼할 여자를 소개해주겠다”는 등 달콤한 말로 환심을 샀다.


완벽한 신뢰가 쌓이자 A씨는 본색을 드러냈다. “급히 돈이 필요한데 금방 갚겠다”며 돈을 빌리기 시작한 것이다. 노모는 가족 몰래 모아둔 2억 원을 담보로 대출까지 받아 돈을 건넸다.


2018년부터 계좌로 이체한 돈만 1억 9400만 원, 현금으로 건넨 돈도 900만 원에 달했다. 하지만 돌아온 돈은 3200만 원이 전부였다. 돈을 갚으라는 독촉에 A씨는 “현금으로 많이 갚지 않았냐”며 발뺌했고, 충격을 받은 노모는 결국 모든 사실을 가족에게 털어놓았다.


차용증 없는 2억, 포기해야 하나?…"계좌이체 내역이 더 강력"


가족의 가장 큰 걱정은 돈을 빌려줬다는 증거인 '차용증'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차용증이 없어도 소송에서 이길 확률이 매우 높다고 입을 모았다.


김경태 변호사는 “계좌이체 내역은 금전거래의 중요한 증거”라며 “특히 정기적인 이체 기록과 금액 규모를 볼 때, 단순 증여가 아닌 대여였음을 입증하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김희원 변호사 역시 “차용증 없이도 계좌내역이나 녹취, 메시지 등만으로 대여금 반환 소송에서 승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상대방의 “현금으로 갚았다”는 주장을 역이용할 수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김희원 변호사는 “현금으로 변제했다는 내용은 피고(돈을 빌린 사람)가 입증해야 할 책임이 있다”며 “상대방이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소송 전에 재산부터 묶어라"…'가압류'가 첫 단추인 이유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첫 번째 조치는 '가압류'다. 소송에서 이기고도 상대방이 재산을 모두 빼돌려 빈털터리가 되면 판결문은 휴지 조각이 되기 때문이다. 가압류는 채무자의 부동산이나 예금을 법적으로 동결시켜, 승소 후 돌려받을 재산을 안전하게 확보하는 최우선 생명줄이다.


특히 일부 변호사는 가압류의 '기습 효과'를 강조했다. 법무법인 태희 민경남 변호사는 “내용증명을 먼저 보내면 소송이 들어올 것을 예상하고 재산을 빼돌릴 수 있다”며 “아무 말도 하지 말고 바로 가압류를 진행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재산이 묶인 상태에서 받는 압박감은 채무자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는 것이다.


민사 넘어 '형사고소'라는 칼…"사기죄, 가장 강력한 압박 수단"


이번 사건은 단순한 채무 불이행이 아닌 '사기 사건'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장군 부인을 사칭하고 허위 약속으로 돈을 빌린 행위 자체가 형법상 '사기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법무법인 LKB평산 정다미 변호사는 “민사소송만 생각할 게 아니라 형사 고소를 먼저 하는 방법을 추천한다”며 “수사를 통해 자료 확보도 쉽고, 합의 과정에서 민형사상 피해 회복을 모두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형사고소는 채무자에게 가장 강력한 압박 수단으로 꼽힌다. 법무법인 공명 김준성 변호사는 “형사고소는 그 자체만으로도 채무자에게 심리적으로 매우 큰 압박을 준다”며 “특히 상대방이 사기로 형사처벌을 받아야만 개인회생을 하더라도 채권이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고소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론적으로 법률 전문가들이 제시한 해법은 명확하다. 민사소송이라는 '방패'로 내 돈을 지킬 권리를 확보하고, 형사고소라는 '창'으로 상대를 압박해 돈을 받아내는 '투트랙 전략'이다.


노모의 눈물을 닦아줄 법적 대응의 막이 올랐다. 사기꾼에게 재산을 빼돌릴 시간을 주지 않는 것, 지금 당장 시작하는 신속하고 전략적인 움직임이 사라진 노후자금을 되찾는 유일한 열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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