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더니…'도박 빚' 600만원 떠넘긴 전 남친, 돈 받을 수 있을까?
사랑한다더니…'도박 빚' 600만원 떠넘긴 전 남친, 돈 받을 수 있을까?
변호사들 “민사소송은 기본, 도박자금 목적이면 사기죄 고소도 가능”

전 남자친구의 도박 빚 600만원을 떠안은 여성이 법적 대응에 나섰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사랑한다' 속삭이더니 '배 째라'…도박 빚 600만원 떠넘긴 전 남친, 법의 심판대에
"사랑한다"는 말을 믿었지만, 돌아온 것은 600만 원의 도박 빚과 "배 째라"는 비웃음이었다. 전 남자친구의 거짓말에 대출까지 받아줬던 한 여성이, 법의 힘을 빌려 빼앗긴 돈과 자존심을 되찾기 위한 싸움에 나섰다.
사랑의 대가? 600만원 빚더미에 앉은 여성
사연의 주인공 A씨는 재작년 교제하던 남자친구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했다. "내 신용으로는 대출이 안 나온다"는 그의 말에 A씨는 작년 11월, 은행에 함께 가 300만 원의 소액생계비 대출을 받아 그 자리에서 송금했다. 한 달 뒤에는 50만 원을 추가로 대출해줬다.
대출뿐만이 아니었다. 핸드폰 소액결제, 신용카드 현금 서비스까지 동원해 남자친구의 도박 자금을 대줬다.그렇게 건너간 돈은 A씨의 이체 내역에 고스란히 쌓여갔다. 반년 전 그와 헤어진 뒤, A씨에게 남은 것은 600만 원이 넘는 빚이었다.
A씨가 상환을 요구하자 전 남자친구는 "이제 막 가게를 열어 돈이 없다"며 버텼다. A씨가 "내용증명을 보내고 법적 절차를 밟겠다"고 최후통첩을 하자, 그는 "내 계좌는 안 쓰면 그만"이라며 비웃듯 답했다.
심지어 교제 당시 A씨의 친언니에게 100만 원을 빌릴 때도 남자친구가 직접 "내가 갚겠다"고 약속했지만, 이 역시 지켜지지 않았다.
민사소송은 기본…'배 째라' 태도가 오히려 증거
법률 전문가들은 우선 민사소송을 통해 빌려준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는 "빌려준 내역을 입증할 이체 내역, 대화 내역 등을 근거로 대여금반환청구 소송을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률사무소 화해의 엄세연 변호사 역시 "대여 사실을 증빙할 수 있는 금융자료, 카톡이나 문자 내용 등을 모아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전 남자친구의 '배 째라' 식 태도가 오히려 법적 대응에 유리한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는 "상대방이 보이는 태도, 특히 계좌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발언은 채무 변제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오히려 법적 대응의 당위성을 강화하는 요소가 된다"고 분석했다. 법원의 판결이 나오면 그의 재산을 묶을 수 있다는 의미다.
'도박자금'이 핵심…'사기죄' 형사고소 가능한 이유
민사소송을 넘어 형사처벌까지 가능한 이유는, 빌려준 돈이 '생활비'가 아닌 '도박 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점 때문이다. 법원은 '나중에 사업해서 갚을게'라며 빌린 돈을 도박에 탕진하는 행위를, 처음부터 갚을 생각 없이 상대를 속인 '계획된 사기'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이것이 바로 형법상 '기망행위(상대방을 속이는 행위)'의 핵심이다.법무법인 공명의 김준성 변호사는 "처음부터 돈을 제대로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을 것으로 보여 형사고소를 한다면 혐의 입증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며 "형사고소는 그 자체만으로도 채무자에게 매우 큰 심리적 압박을 주기 때문에, 수사 과정에서 합의를 통해 피해를 회복하는 방향으로 사건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전략을 제시했다.
캡틴법률사무소의 박상호 변호사도 "차용한 금원을 도박자금 등에 사용한 정황을 보건대, '사기' 행위에 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힘을 보탰다.
전 남친의 '매장 오픈', 절망 아닌 희망의 증거
전 남자친구가 "돈이 없다"면서도 "매장을 오픈했다"고 말한 대목은 역설적으로 희망의 신호가 될 수 있다. 김경태 변호사는 "상대방이 매장을 운영 중이라는 점은 강제집행(법원의 힘을 빌려 채무자의 재산을 처분하는 절차)의 여지가 있다는 측면에서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민사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받으면, 법원을 통해 해당 매장의 보증금이나 수익, 내부 집기 등을 압류해 빌려준 돈을 받아낼 길이 열린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법률 전문가들은 A씨가 민사소송과 형사고소를 동시에 진행하는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연인 관계였다는 이유로 억울한 빚을 떠안고 주저하기보다, 이체 내역과 대화 기록 등 객관적 증거를 신속히 확보해 법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 피해를 회복할 유일한 길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