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지 잘 받고 헤어졌는데"…이틀 뒤 '강간'이라며 5000만원을 요구해
"마사지 잘 받고 헤어졌는데"…이틀 뒤 '강간'이라며 5000만원을 요구해
스웨디시 마사지 후 '고소 전 합의하자' 연락…'아무 일 없었다'면 절대 돈 주지 말아야

한 남성이 마사지 업소 방문 후 강간 혐의로 고소하겠다는 협박과 함께 5천만 원 합의금을 요구받았다. / AI 생성 이미지
최근 스웨디시 마사지 업소를 방문했던 A씨. 마사지를 받고 난 뒤, 담당 직원과 웃으며 헤어졌다. 그러나 이틀 뒤, A씨는 한 변호사로부터 황당한 연락을 받았다. 담당 직원이 A씨를 강간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며, 고소 전에 5000만원에 합의하자는 내용이었다.
A씨는 아무 일도 없었다고 항변했지만, 구설에 오를까 두려운 마음이 앞섰다. 그렇다고 5000만원이라는 거액을 순순히 건네기도 억울한 상황. 과연 A씨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마사지 이틀 뒤 걸려온 전화…"강간 고소 전 5000만원에 합의하자"
A씨는 지난 8월 19일, 마사지를 받기 위해 스웨디시 업소를 방문했다. A씨에 따르면 여성 직원이 들어와 마사지를 진행했고, 서로 웃는 얼굴로 좋게 헤어졌다.
문제는 이틀 뒤인 8월 21일 발생했다. 갑자기 한 변호사로부터 연락이 온 것이다. 그는 마사지 직원을 대리한다며 “강간을 당했다고 경찰에 고소할 것”이라며, 아직 고소는 하지 않았으니 합의금 5000만원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A씨는 “아무 짓도 안 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지만, 생전 처음 겪는 일에 덜컥 겁이 났다. 구설에 오르는 것이 싫어 조용히 끝내고 싶었지만, 5000만원이라는 금액은 너무 과하다고 느꼈다.
'구설수 피하고 싶다'…섣부른 합의, 오히려 '독'이 되는 이유
변호사들은 A씨처럼 억울하게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받았을 때, 섣불리 돈을 건네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결백하다면 합의가 아니라 법적 대응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률사무소 반석 최이선 변호사는 “성적 행위가 전혀 없었다면 구설을 피하기 위해 섣불리 합의금 요구에 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성급히 돈을 전달할 경우, 수사기관에서 오히려 범행을 인정한 정황으로 오인받을 여지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섣부른 합의는 더 큰 요구로 이어지는 빌미가 될 수도 있다. 법무법인 세잎 김이솔 변호사는 “상대 쪽에서 금액을 줄여 부르더라도 급하게 합의에 응하면 그것을 빌미로 더 큰 요구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로변호사 홍윤석 변호사 역시 “지금 당장 합의에 응하는 것은 범죄 사실을 인정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어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위 고소 협박은 공갈죄"…맞대응 전 '증거 확보'가 먼저
변호사들은 허위 사실을 빌미로 고소하겠다고 위협하며 돈을 요구하는 행위는 공갈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한강 파트너스 장우진 변호사는 “실제로 죄가 없는 상황에서 5천만원이라는 거액을, 아직 고소도 하지 않은 채 요구하는 것은 공갈 내지 공갈미수의 정황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합의금 요구 자체가 무조건 불법인 것은 아니다. 법률사무소 조율 조가연 변호사는 “성범죄 피해를 주장하면서 고소 전 합의금을 요구하는 행위가 그 자체로 공갈이나 협박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대법원도 이 점을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대방 주장이 명백한 허위라는 점이 입증되어야 공갈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취지다.
따라서 섣불리 상대를 공갈죄로 몰기보다, 우선 자신의 무고함을 입증할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변호사들은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한강 고용준 변호사는 “업소 내부·출입구 CCTV가 있다면 삭제되기 전에 확보 가능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외에도 예약·결제 내역, 업소 출입 기록, 상대방 측과 주고받은 통화 녹음·문자메시지 등을 모두 보존해야 한다.
더신사 법무법인 장휘일 변호사는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요구에 즉시 응하거나 단독으로 연락을 이어가기보다, 사실관계와 연락 경위를 객관적으로 보존하는 것”이라며 “억울한 상황이라도 감정적으로 대응하면 이후 수사에서 불리하게 해석될 수 있으므로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