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존 '퍽' 소리에 내렸지만 아이는 없었다… 2주 뒤 뺑소니범 된 운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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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존 '퍽' 소리에 내렸지만 아이는 없었다… 2주 뒤 뺑소니범 된 운전자

2025. 06. 23 15:44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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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들 "사고 인지 후 확인 노력했다면 '도주 고의' 다툴 여지 있어"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차량 주행 중 '퍽' 하는 소리에 즉시 차를 세워 주변을 살폈으나, 2주 뒤 뺑소니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된 운전자 A씨의 사연이 알려졌다. A씨는 피해 아동을 발견하지 못해 현장을 떠났다고 항변했지만, 아이 부모는 합의를 완강히 거부하며 사건은 검찰로 넘어갔다.


사건은 이렇다. A씨는 얼마 전 어린이보호구역 내 불법 주차 차량들 사이를 시속 10~20km로 서행하고 있었다. 그 순간 '퍽' 하는 소리가 들렸고, A씨는 곧바로 차를 세워 소리가 난 곳 주변을 샅샅이 살폈다. 하지만 다친 사람이나 동물, 파손된 물건은 보이지 않았다. 몇 분간 주변을 더 확인했지만 별다른 이상이 없자 A씨는 현장을 떠났다.


평온했던 일상은 2주 뒤 경찰의 연락 한 통으로 무너졌다. 경찰은 "A씨 차량이 아이를 쳤다"며 출석을 요구했다. 조사 결과, 사고 당시 한 아이가 A씨 차량에 부딪혔고, 아이는 "집에 가면 혼날까 봐 무서워서 바로 도망쳤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이는 현재 기억상실증을 이유로 입원 중이며, 다행히 골절 등 심각한 외상은 없는 상태다.


경찰은 "사고 당시를 직접 촬영한 영상은 없지만, A씨 차량 사이드미러 흠집과 아이의 키 높이가 비슷한 점, A씨가 '퍽' 소리를 들었다고 진술한 점, 당시 현장을 지나간 차량이 A씨뿐인 점 등을 토대로 혐의를 특정했다"고 밝혔다.


변호사들 "뺑소니 핵심은 '도주 고의'… 즉시 정차·확인은 유리한 정황"

A씨는 사고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고, 피해자를 발견할 수 없어 구호 조치를 할 수 없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변호사들은 A씨의 주장처럼 '도주의 고의'가 없었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는 "퍽 소리를 듣고 즉시 정차해 주변을 확인했지만 피해자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고의적인 도주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 변호사는 "특히 어린이가 무서워서 숨었다는 진술은 운전자가 피해자를 발견하지 못한 이유를 설명하는 중요한 정황"이라고 짚었다.


법무법인 창세의 장혜원 변호사 역시 "뺑소니는 사고를 인지하고도 피해자 구호 조치 없이 현장을 이탈해야 성립한다"며 "A씨처럼 인지 직후 정차해 확인했으나 피해자를 발견하지 못해 이동했다면, 법원이 뺑소니로 단정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새율의 최성현 변호사는 "충돌음을 듣고 즉시 차량을 정차했다는 점은 고의성이 없음을 보여주는 유리한 사실"이라면서도 "어린이 보호구역 사고는 법원이 엄격하게 판단하는 만큼, 피해자를 발견하지 못했던 구체적인 상황을 명확하게 해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합의 거부 시 '공탁'이 최선?

문제는 피해 아동의 부모가 합의를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경우 운전자가 취할 수 있는 조치는 형사 공탁(피해자와 합의가 어려울 때 법원에 일정 금액을 맡겨 피해 회복 의지를 보이는 제도)이다.


변호사들은 경제적 어려움이 있더라도 공탁을 하는 것이 양형에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장혜원 변호사는 "어린이 보호구역 사고라는 점에서 양형이 엄중할 수 있으므로, 공탁은 반성 의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수단"이라며 "금전적으로 어렵더라도 최소 50만 원에서 100만 원 정도라도 형사공탁을 해두는 것이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태 변호사도 "100만 원 정도라도 공탁하면 최소한의 성의는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는 "검찰 단계에서는 공탁을 할 수 없으며, 기소된 이후 법원 단계에서 가능하다"고 절차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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